제가 인상 깊은 건, '관점' 또는 '경험'을 저 글에서는 '상처'라고 표현했다는 점입니다.
사람은 아픔을 겪으면서 세상으로 나아가고 또 세상을 파악합니다. 바꿔 말하면, 나와 상관 없는 바깥의 일들이, 아픔을 통해 나의 사건이 됩니다. "그때 새로워진 풍경은 상처의 현존을 가열하게 확인시"킵니다. 즉, 이 과정을 거치며 우리의 상처는 더욱 또렷해집니다. 나아가 이 과정 자체가 아플 뿐만 아니라, 그렇게 받아들인 나의 세계도 또한 아프죠.
여기까지가 저자의 생각인 것 같아요. 저는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꼭 상처만이 풍경으로 건너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인가요? 라고 말이죠.
내가 따로 있고 세상이 따로 있지만,
그 세상을 보는 주체는 결국 일인칭 나라서
결국 내 시선과 감정으로 세상을 보고 또 파악할 뿐이라는 거.
내 딴엔 세상과 내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한다 생각하지만
그럴수록 세상을 더욱 내 시점으로만 보게 된다는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