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포함입니다. 알아서 피해주세요.
이제 개봉하기 시작한 헤븐즈 필은 원판과 같은 스토리로 갈 것인가? 사쿠라 엔딩인가? 이리야 엔딩인가?
아니면 내용이 수정될 것인가? 그렇게 되면 원작은 불완전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 아닌가?
이런 궁금점들에 대해서 생각하는 와중에 좀더 다른 의문점이 생각났습니다.
그것은 바로 토오사카 린이 소환하는 '첫번째 아처'는 누구인가?
원작에 나오는 아처는 시로가 성배전쟁을 거쳐서 정의의 사도가 되겠다며 계약에 의해 영령(맞나?)이 되어 소환된 아처이죠.
그러므로 시로가 처음 겪는 성배전쟁에서 린이 소환한 아처라는 공석이 남게 됩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디에서도 언급이 없는 것으로 압니다.
가설1
시간과 상관없이 첫번째 아처는 시로이며, 해당 성배전쟁에 린에 의해서 소환되는 아처는 시로 뿐이다.
가설2
첫번째에 다른 아처가 존재하며, 해당 성배전쟁을 통해 시로가 아처가 되어 대신 린에게 소환되기 시작한다.
가설1은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트웰브 몽키즈에 비슷한 상황이 나옵니다.
역사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 보내지지만, 이미 자신이 어렸을 때 미래에서 과거로 온 자신이 저격에 실패하는 장면을 봤던 것이죠. 그러므로 역사를 바꿀 수 없는 겁니다.
가설1이 성립하려면 시로는 아처가 되어 소환되지만, 이미 미래의 자신이 아처로 소환된 상황에서 시로가 정의의 사도를 추구하는 결과에 도달하여 아처가 되었으므로, 아처가 개입하려고 해도 그 결과는 자신의 과거와 마찬가지인 상황이 됩니다.
마치 시로의 시간선이 한바퀴 돌아왔을 뿐, 시로가 나아가는 방향이 바뀌진 않는다는 것이죠.
이러면 시로는 정의의 사도의 길을 걷게 되므로 성배전쟁에서 생존하게 되며(죽는 엔딩은 모조리 부정됨), 나중에 아처가 되므로 아처가 겪었던 과거의 사건 이외의 사건은 발생하지 않게되죠.
이 조건에는 페이트 루트가 가장 적합합니다. 아처의 개입이 제한되고, 결국 아처는 시로를 도와준 후 사라지고 시로의 방향성에 영향을 주지 않죠.
다만 여기에서 한가지 걸리는 점은, 아처는 린을 좋아했다는 것인데. 페이트 루트의 시로는 세이버를 좋아하니 이부분이 맞지 않습니다.
ubw루트는 자신이 질게 분명한 싸움(vs 시로)을 한다는 점이 이상하고, 이미 경험을 한 싸움을 진다는 것 또한 이상합니다. 다만 아처가 일부러 자신의 과거에 봤던 아처와 같은 행동을 하게 됐다거나, 처음과 생각이 바뀌어 정의의 사도가 되는 걸 방해할 생각이 없어져서 연기를 한거라면 그것도 그럴 듯 한 거 같네요.
ubw 엔딩의 시로라면 정의의 사도가 되도 이상하지 않고, 린과 아처의 연결성도 유지되는군요.
가설2는 반복되는 시간여행으로 미래가 계속 바뀐다는 점에서 마마마의 호무라의 시간여행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로 가서 다른 미래를 만든다 라는 것이죠. 다른점은 호무라는 반복해서 과거로 가고, 아처는 한번만 운명을 바꾸면 다시 과거로 가지 않는다는 점이겠네요.
이러면 시로가 아처가 되는 결과 이후에, 아처의 개입으로 시로의 미래가 바뀌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죠.
이렇게 되면 위에서 말했듯이 시로가 아처가 되는 시점의 원래의 아처가 필요하게 됩니다. 아처가 시로일 적에 기억하는 아처가 존재해야한다는 것이죠.
지금까지 타입문이 관련 언급을 전혀 하지 않는 걸로 봐서는 '첫번째 아처'에 대해서는 좀 부정적입니다. 그런거 원래 없고 처음부터 시로아처인데? 라는듯한 입장으로 느껴지거든요.
하지만 '첫번째 아처'의 정체에 대해서는 뒤로 미뤄두고 보자면, 아처가 과거로 와서 자신을 죽이고 미래를 바꾸겠다는 생각이 일리가 있고(가설1은 미래를 바꾸는 게 불가능. 물론 자신은 가능하다고 착각할 수는 있지만), 시로가 선택에 의해 운명을 바꿔가는 원작 게임의 취지에도 부합하며, 자신이 아처로 등장한 시간선의 주인공 시로는 린 이외의 연애 가능성이 열리게 됩니다. 앞서 말했듯이 아처는 린을 좋아했기 때문에 1차 시로는 린과 이어지는 운명이죠.
여기서 어쨌든 아처는 과거의 자신이 정의의 사도가 되는 미래를 바꾸고 싶어하는데, 어쨌든 소환된 아처는 정의의 사도의 길을 걸었으므로 소환된 시점은 최소 2회차, 아니면 여러번의 시도가 미래를 바꾸지 못해서 해당 회차 시로가 다시 아처가 되고 다시 소환이 되고 미래를 바꾸지 못하는 걸 반복하고 있었을 수도 있네요. 하지만 아처에게서 과거의 아처(시로)에 대한 언급이나 회상 장면이 없는 것으로 보아 본편은 2회차에 처음 소환된 아처라고 보는 게 타당하겠습니다.
이러면 본편 시점에서는 어떤 결과가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므로,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을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이렇게 되면, 2회차 아처가 2회차 시로의 미래를 바꾸게 되도, 2회차 아처는 1회차 시로로 부터 이어지는 것이므로 2회차 시로의 운명과는 아무 관계 없게 됩니다. 2회차 시로의 운명이 바뀌어도 2회차 아처가 사라진다거나 다른 운명으로 바뀌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그런데 본편에서 아처가 자신이 시로를 막는다고 해도 현재의 자신(2회차 아처)에게 아무런 변화가 없을지도 모른다 라는 언급이 직접 나옵니다. 이런 가능성에 대해 설명해주는 대사가 나온 것이므로 이 가설이 맞을 가능성을 뒷받침 해주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가설2가 더 유력해 보입니다.
1회차 아처는 누구였는가 라는 문제가 남지만, 원작의 방향성에 부합하는 부분이 여럿 조재하니까요.
아처가 1회차의 아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아처가 시로를 막는데 실패하고 시로는 아처가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본편의 아처는 과거에 자신이 아처가된 모습만 봤을 가능성 또한 존재하겠죠. 1회차 아처(시로아님)는 2회차 아처(1회차의 시로)만이 기억할테고 이후에는 시로가 아처가된 아처만 보고 기억하게 될테니까요.
그렇게 시로의 미래를 바꾸지 못하는 루트가 페이트와 ubw 루트라고 볼 수 있을 것이고.
아처가 개입에 성공하여 미래를 바꾸는 루트가 헤븐즈 필(사쿠라, 이리야 루트)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미래를 바꾸긴 했지만 그 결과는 자신의 과거보다 더 좋지 못하다? 라는 식이 되려나요. 이런 내용은 영화 나비효과에서 나옵니다. 순간적으로 과거에 개입하여 미래를 바꿀 수 있는데 그게 계속 좋은듯 하면서 더 안좋은 결과가 되는 내용이죠.
그런 식으로 정의의 사도의 길을 후회하여 자신의 과거에 개입한 아처의 말로는 불행하다 라는 것이 제작사가 헤븐즈 필의 사쿠라 엔딩으로 말하고자 했던 게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헤븐즈 필의 진 루트가 과연 사쿠라 엔딩인가? 라는 점도 의문입니다.
위키에 적힌 내용으로는 원래는 페이트-ubw-이리야-사쿠라 루트였다고 하는데, 정작 본편의 트루 엔드는 이리야 엔딩으로 나왔죠. 그래서 저 내용이 맞는 건가? 라는 의구심이 들더군요.
헤븐즈 필의 시나리오 완성도에 대해서는 말이 많고, 이번에 극장판 3부작으로 그것이 어떻게 진행되고 정리될 것인가 하는 것도 팬들의 큰 관심사일 겁니다.
이리야 루트를 진엔딩으로 본다면, 아처는 험난했지만 시로의 미래를 바꾸는 데 성공한 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이리야 루트를 지나간 아처팔을 이식받은 시로도 다시 정의의 사도가 되서 역사가 반복 된다거나....
이런식으로 보면 시로의 운명이 바뀌는 것이 확정되는 것은 사쿠라 루트 뿐이군요... 죽는거...
1회차 아처(시로 아님)가 있을 때는 페이트 루트였고, 2회차에서 아처로 소환되서 2회차 시로를 막으려다가 실패해서 시로는 또 아처가 되고, 다시 3회차 아처는 상황이 안좋아져서 중간에 탈락, 하지만 3회차 시로가 이리야 덕분에 살아나서 다시 아처가되고 4회차에서 또 탈락. 결국 4회차 시로가 죽으면서 루프 종료......?
아무튼 본편이 있음에도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의 엔딩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궁금합니다.
본편하고 똑같이 사쿠라 반, 이리야 반일 경우 논란이 뜨거울 거 같군요. 게다가 엔딩은 반반으로 나누지도 못하니 사쿠라 VS 이리야 파의 대립이 심할 듯...
공유하듯이 쓸 수 있는 것이라고 들은 것 같습니다만, 자세하게는 모르겠네요...
이번 헤븐즈 필에서 이리야 루트가 나온다면 보러 가고 싶군요.
애초부터 엉성하게 붙은 티가 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