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모바일 게임을 아이패드1이 나오고 부터 해봤는데 그때는 게임들이 완성된 패키지 형식으로 5천원 이하에 파는 게임이 많았습니다. 장르도 90년대 후반 PC 게임에서 주로 봤던 장르의 게임도 많이 있었구요.
요즘에는 그런 모바일 게임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더군요. 게이머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갔습니다. 저는 온라인 게임의 시대가 오기 전의 PC 게이머이기 때문에 제 또래 친구들보다 구시대적이라서 그런 면도 있기는 하지만.. 게임과 관계없어 보이는 별들의 전쟁, 연예인 광고들은 너무 심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게임을 한 사람의 철학이 들어간 수공예품이 아니라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는 기업의 공산품 입장에서 봤더니 슬슬 이해가 가더군요. 삼천원 오천원에 팔아서는 그 수많은 회사의 사람을 절대 못먹여 살리죠. 뽑기를 만들어서 한달에 무심코 몇십만원씩 쓰는 사람이 있어야 그 큰 기업의 사람들에게 봉급을 줄 수 있겠구나 하고 느겼습니다. 게임 장르가 고착화 된 것이 아니라 수익 모델이 고착화되서 게임의 방식은 틀을 벗어날 수 없게 되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게임이 영화와 같을 수는 없는가? 하고 고민을 해 봅니다. 물론 저는 영화같이 이야기와 보는 것 듣는것이 주인 게임을 원하는게 아닙니다. 사실 저는 코지마 히데오씨의 게임과 같은것은 취향적으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게임에서 내러티브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요소의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영화에서 부러워 하는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 영화는 한 때 싸구려 조폭영화만 잔뜩 나오고 최근까지 '엽기적인 그녀2'와 같이 시장만 생각하고 철학은 없이 만들었다가 쫄딱 망한 영화도 있었지만 감독의 철학을 반골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밀고 나가서 성공을 한 작품도 있습니다. 비록 많은 사람의 만드는 작품이지만 영화 중에는 누군가의 철학이 들어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거창하게 철학이라고 했지만 게임에 대입해서 생각해보면 플레이 방식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기본적으로 게임은 플레이 해서 재미를 느끼기 위한 거니깐..
저는 공대에 입학했지만 순수학문이 좋아서 다른 전공을 기웃거리다 이도저도 아니게 된 그런 잉여인입니다. 가뜩이나 현실보다는 이상적이고 엄밀한 세계를 좋아하는데 실제 영화 산업과 게임 산업의 역사적 사회적 경제적 측면을 탐구하고서 게임계가 영화계와 같이 발전할 수 있을지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직관적으로 봐서는 게임과 영화는 왠지 다른 길로 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적어도 세계적으로는 게임 감독들이 몇몇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아직 한국에는 마이클 베이 스타일 이상은 찾을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