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파협란 MY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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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비슷한거] (샤니마스) 쥐었다, 폈다 (0) 2021/02/02 AM 12:33

일하다 현실도피 하느라 잠깐 번역해봄

 원본는 픽시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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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듀서는 말이지"

 "응?"

 "실뜨기, 할줄 알아?"

 

 컴퓨터와 마주보고 있자니 토오루가 갑자기 물어와서 나는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가락을 멈췄다.

 그 외에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서 나는 등을 펴고 화면 너머로 토오루를 본다. 

 교복차림인채 사무소의 소파에 깊게 앉아있는 토오루가ㅡ주름진다고 주의를 줬지만 "응" 한마디만 돌아오고 끝났다ㅡ펼친 손 사이에는,

 붉은 실 한줄이 술에 취한 거미가 친 둥지같은 복잡한 궤도를 그리고 있었다.

 

 토오루는 그것을 누구도 풀지 못하고 있는 공식에 도전하는 수학자같은 무심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단한 어른스러운 옆얼굴과 어린이같은 거동의 언밸런스함이 왠지 웃겨서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프로듀서?"

 "ㅡ에?"

 "괜찮아?"

 "아아, 미안. 멍하고 있었어"

 

 계속 화면과 마주보고 있던 탓으로 지쳤는지도 모른다, 라고 눈 사이를 주무르면서 토오루의 말을 떠올린다.

 

 "......에 그러니까, 분명 실뜨기였나?"

 토오루는 끄덕이고는,

 "그래. 실뜨기. 프로듀서는 할줄 아나하고"

 "그렇군......"

 

 내가 어렸을때 놀이라고 하면 공을 던지고 받거나 운동장을 뛰어다니거나 놀이기구를 오르거나, 아웃도어한 쪽이 중심이었다.

 지금같이 스마트폰이라는 편리한 도구가 없고 수업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발산할 장소는 밖에서 밖에 찾을수 없었던거다.

 특히 그 나이대 남자는 대체로 틈만 있으면 움직이려는 태풍같은 것이고 그 대체로에 예외없이 나도 그랬다.

 

 너무 날뛰는 것에 참다못한 교사에게 혼난것도 몇번인가 있고, 드라마도 아닌데 양동이를 들고 복도에 세워진 적도 있다.

 그런거니까 머리에서 발까지 인도어한 놀이인 실뜨기에는 인연은 없었다ㅡ같은 기분이, 든다.

 아무래도 믿을수 없을만큼 옛날 일이고, 정직히 별로 기억이 안단다는게 진짜 이유다.

 

 그래도 기억의 구석 어디에도 붉은 끈에 대한 기억은 없고, 그렇다면 거의 인연이 없었다는건 어쩐지 예상할수 있었다.

 나는 의자에 기대어 깊은 한숨을 쉬면서

 

 ".....아마도지만 못하겠지. 지금도 옛날도 밖에 나다니기만 하고"

 "아아, 알것같아. 듣고보면 그런 얼굴하고 있어"

 "그런 얼굴이라니, 무슨 얼굴인데?"

 "쪼그만 했을때는 개구쟁이 꼬마였겠구나 싶은 얼굴. 에 그러니까, 좋게 말하면 순수"

 ".....나쁘게 말하면?"

 토오루는 시선을 일순 천정에 향하고,

 ".....애같다?"

 

 토오루의 생각도 못한 한마디에 나의 목은 탁한 소리로 막혔다. 침착하게 기침을 하지만 쇼크는 전부 닦아낼수 없다.

 너는 아직도 애같다ㅡ라는 평가를 받고 기뻐하는 성인남성은 그다지 없겠지. 

 이래도 나이 먹을만큼 먹었을 셈인데 역시 아직도 경험이 부족하다는 걸까

 나는 찰싹 찰싹 자기 뺨을 만지며,

 ".....그런가. 아니 가르쳐줘서 고마워. 앞으로 조심해야지"

 "별로 괜찮지 않아? 나는 싫지 않고"

 "그럴수는 없지. 혹시 내가 얕보인 탓에 토오루와 친구들의 일에 지장이 오기라도 하면 분명 후회할테니까"

 "흐응....."

 

 토오루는 알았는지 모르는지 애매한 대답을 한 후, 이쪽을 확 돌아보고는,

 "그럼, 연습할까"

 "뭐를?"

 "실뜨기"

 

 왜?


 

 

 ※

 

 

 "거기를 오른쪽 엄지를 움직여서 그 후에 왼쪽 약지의, 에 그러니까 3번째 실을....그래. 그걸 이렇게, 적당히 잘 빼서...."

 "이, 이렇게?"

 "아ㅡ 조금 달라. 이렇게...."

 

 그리고, 나는 마주보며 토오루에게 실뜨기를 배우고 있다. 진짜 이유를 모르겠지만 현실이니 어쩔수 없다. 

 그건 그렇고 설마 내가 이렇게까지 손재주가 없었다니.

 손가락과 실의 움직이 연동하고 있는 것은 알수 있지만, 막상 움직여서 모양을 만들려고 하면 뇌가 혼란스러워지는 것이다.

 넣거나 접거나 구부리거나 당기거나 걸거나 손가락에 요구되는 작업이 많은데다 평소는 별로 의식하지 않는 부분에까지 집중하지 않으면 안되서 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키보드를 너무 두들긴 탓에 손가락의 관절이 굳은 탓인가ㅡ어쨌든 절망적일 정도로 못하는건 부정할수 없는 현실에 나는 조금 낙심했다.

 

 "응, 그래. 잘하고 있어 잘하고 있어"

 그런 나에게 토오루는 친절하게 말해준다. 토오루의 솜씨는 확실히 대단한 것으로, 빗자루나 도쿄타워같은 복잡한 형태를 순식간에 짜올렸다.

 게다가 의외였던건 가르치는 걸 잘하는 것이었다. 말만이 아니라 행동이 더해져서 그런걸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미경험인 내가

 

 "......어때!"

 하고 어떻게든 사다리를 만들수 있게 될 정도로는, 토오루의 지도는 훌륭했다.

 

 "해냈잖아. 소질있는거 아니야?"

 "대부분 토오루 덕이잖아. 나 혼자서 여기까지 할수 있을 것같은 생각은 역시 들지 않는데"

 "나도 배울때까지는 비슷했고, 분명 잘하게 될거야. 모르지만"

 "모르는 건가...."

 

 얽혀있던 실을 풀고 둔한 통증을 내는 손가락을 푼다. 손이 빈 토오루는 자기 몫의 실을 조작해서 순식간에 사다리를 만들어 보인다.

 나의 볼품없는 것과는 달리 형태는 갖추어져 있고 단수도 많다.

 

 ".....그러고보면 배웠다고 했는데, 누구에게 배웠어?"

 "히나나"

 "히나나?"

 "응. 나보다 훨씬 잘해. 무지. 엄청 빠르고, 예쁘고 끝장나. 뭘 하는지 가끔 알수가 없게 돼"

 "아니 뭐....실뜨기잖아"

 "그도 그런가"

 

 말로 들어도 잘 전해오진 않지만 내가 봐도 충분히 잘하는 토오루가 이렇게까지 칭찬한다는건, 분명 엄청나게 잘하는 거겠지 생각했다.

 명랑한 웃는 얼굴을 한채 손 사이의 실을 종횡무진 움직이는 히나나의 모습은 신기하게도 쉽게 상상할수 있었다.

 나중에 보여달라고 할까라고 내가 생각하고있자니 찌르는 듯한 시선을 느끼고 정면을 보자 토오루가 살짝 볼을 부풀리고 이쪽을 보고 있었다.

 

 "지금, 히나나 생각했지"

 "에? 아아, 뭐"

 ".....정직하구나"

 "아, 안되나.....?"

 내가 조심조심 말하자, 토오루는 으응하고 고개를 흔든다. 

 그래도 어딘가 불만스러운 듯한 얼굴은 그대로였지만, 갑자기 먹이를 찾은 고양이같이 눈을 뜨고는,

 

 "히나나에게 배운 가르치는 법, 해줄까?"

 바라마지 않던 제안이었다. 나는 곧바로 끄덕이고,

 "괜찮아? 그럼 고맙"

 게.

 라고 말을 다하기전에 토오루가 내 손을 감쌌다.

 

 "토오루....!?"

 "움직이면 안돼"

 느닷없는 폭거에 아연해 굳은 내 손가락을 토오루의 손가락이 마치 자기 것처럼 솜씨좋게 정중하게 움직여간다.

 토오루는 대단히 즐거운 듯이

 "후후. 프로듀서의 손, 크네" 

 "ㅡ....."

 

 방금과는 다르게 보고 있는 사이에 부정형에서 변화하는 실의 모습이 시야 한쪽에 보였지만, 

그것보다도 소녀의 손의 부드러움이나 가느다란 것에 내 의식이 빼앗겼다.

 "ㅡ이제 조금만 더"

 내 손 사이에 있는 것이 만들어져 가는 것에 따라 토오루와 나의 체온의 경계가 희미해진다. 그리고 앞으로 조금이면 완성된다ㅡ했을 그때였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프로듀서씨? 조금 일이 있어.....서....."

 

 하즈키씨가 들어왔다. 옆에서 보면 손과 손을 뜨겁게 마주잡고 있는 것처럼 밖에 보이지 않는 나와 토오루를 보고 굳고는, 한마디

 "ㅡ방해해서 죄송합니다~"

 하고 속삭이고는 표본으로 남겨두고 싶을만큼 정말 훌륭한 배려하는 웃음을 남긴채 하즈키씨는 문을 닫았다.

 

 "잠깐! 하즈키씨.....!"

 틀림없이 엄청난 오해를 받았다는 확신이 있었다. 나는 쫒아가려고 했지만 자신과 토오루의 손가락이 아직 실에 붙어 있는걸 알아차리고 급히 멈췄다.

 어쩌나 망설이고 있으니 손가락에 느끼고 있던 감촉이 녹아내리는 듯이 사라졌다.

 보니, 내 손에 얽혀있던 실은 사라지고, 어느 사이엔가 토오루가 모두 가져갔었다.

 

 "일, 있는거지?"

 ".....미안. 끝까지 같이 해주지 못해서"

 "괜ㅡ찮아. 방금걸로 충분히 재미있었으니까"

 

 토오루가 붉은 실이 엉망진창으로 뒤엉킨 손을 흔들며 말한다. 

 나는 찜찜함을 느끼면서도 사무소에서 나갔다.

 하지만 나오면서도 아직, 손 표면에 토오루의 체온이 남은걸 살짝 느낄수 있었다.

 괜히 쑥쓰러워서 그런 점이 어린애같다는 이유겠지하고 생각하며, 나는 기합을 넣기 위해 자기 뺨을 때린다.

 놀랄만큼 뜨거웠다.



 ※



 "안녕하세요ㅡ....."

 "안녕. 히구치."

 ".....아사쿠라뿐?"

 "응"

 ".....그 사람은?"

 "프로듀서라면 하즈키씨가 불러서 어디갔어"

 "아, 그래. ......왜 창문가에 서있어?"

 "아니. 그냥, 더우니까"

 "추운데. .....창문, 닫아도 돼?"

 "안돼. 아직 더워"

 "......완전 창백한데" 

 "손"

 "하?"

 "손, 뜨거우니까.....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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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좋아, 즐겁게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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