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돔과 베네수엘라
난 기독교를 믿지 않지만 성경은 대충 훑어봤어. 신약은 비슷한 내용이라 썩 흥미가 생기진 않는다고. 마태, 마가, 루카, 요한 맞나? 서로 비슷비슷하거든. 예수님이 화끈하게 예루살렘을 뒤집어엎으시다 안타까운 최후를 맞이하시는 스토리지. 그러나 부활하셨으니 어딘가에서 잘 사시지 않았을까? 물론 중세유럽 꼴을 보면 유럽 쪽은 아니야.
구약은 너무 길지만 창세기 정도는 재미있다고. 옛날 사람들의 과장과 상상력과 무지함이 모조리 나오거든.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재밌게 본 부분은 소돔과 고모라 부분이지. 소돔 들어봤지? 타락의 도시.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참지 못하셨는지 파멸시키러 천사를 파견하지. 그런데 다 죽이기엔 켕기셨나 봐. 자기에게 자식까지 산제물로 바치려고 했던 아브라함의 동생 롯은 열외 시키려고 하신거야. 정말 인맥이 최고라니까.
아무튼 롯의 집에 방문한 천사에게 소돔의 사내들은 접근하지. 방금 들어간 미남과 재미 좀 봐야겠으니 문을 열라고. 그러자 롯은 자신의 두 딸을 들며 손님은 건들지 말고 얘들이랑 놀라고 해. 호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를 알 수 있어. 소돔은 적어도 동성애자가 핍박받는 곳은 아니라는 거. 대놓고 남자가 남자를 찾았으니 말이야. 그리고 다른 하나. 하나님은 정말 알 수 없는 분이시란 말이야. 자식을 산제물로 바치든 천사의 엉덩이를 위해 두 딸을 보내든 그건 신경 안 쓰시지. 아니 단순한 분이신가? 그래,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으면 다 괜찮은 거야.
자신의 엉덩이를 노리는 남정네들을 천사님은 받아들이지 못하셨어. 눈을 멀게 한 후 본격적으로 학살을 시작하셨지. 물론 롯과 그 가족들은 빼고. 그런데 이 방법이 정말 악마 저리가라 하거든. 하늘에서 유황불을 퍼부었대. 이게 천사야 아니면 지옥의 군대야? 게다가 그 장면을 바라보기만 해도 소금덩어리로 만들었지. 롯의 아내는 뒤돌아봤다는 이유로 그 꼴이 돼버렸어.
정말 하나님은 종잡을 수가 없어. 살벌하시다고. 오, 그렇지만 오해는 하지 말아 줘. 난 하나님을 비난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선 게 아니야. 오히려 그 분의 화끈함에 매료되기 까지 했다고. 물론 너무 화끈한 게 좀 걸리지만.
소돔이 타락의 도시라 하지만 성경 구절에는 동성애, 주님에 대한 원성 빼고는 딱히 찾을 수 없었다고. 그 정도가 정말 타락의 도시일까? 오늘날 세계를 봐. 베네수엘라 같은 곳. 거긴 도시 차원이 아니라 나라가 막장이 되었잖아. 여자들은 강간당하고 경찰들은 살해 당해. 스무 살도 안 된 꼬맹이가 구역싸움을 하느라 총질을 해대지. 돈을 위해서 납치는 서슴지 않고 죄의식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니까. 이것들에 비하면 소돔은 양반이지.
그런데 아무런 대책이 없어. 하나님같이 유황불을 떨구든 소금구이로 만들든 케루빔을 쏘든 어떻게 하는 분들이 없다고.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스테이크 먹으러 외국에 가 있지 않나. 이게 무슨 꼴이야. 몇 명의 욕심 때문에 이 꼴이 나버렸어. 이럴 바엔 차라리 하나님께 정치도 맡기자고. 그게 나아. 그 분은 몇 명이 죽든 자기 마음대로에 독재자처럼 보이지만 상식과 양심과 일처리 능력이 있거든.
그래도 아직 유황불이 거길 덮치지 않는 걸 보면 양심 있는 분들이 많이 있어서 일거야. 그래, 양심에 따라 정치하는 사람, 하루를 평안히 생활하는 사람, 그리고 존재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아이들이 거기 있기 때문일 거라고.
그 아름다움이 전파되어 모두 마음을 잡았으면 좋겠어. 우리 모두 기도하자고.
하나님, 전 세계 자기 배만 불리는 지도자들에게 유황불 한 덩어리만.
"소금의 번역이 잘못되었다. 해당 히브리어는 증기 로도 번역이 되니
롯의 아내가 소금 기둥이 된게 아니라 증기 기둥이 되었다.
즉 유황불 심판은 핵폭발이고 롯의 아내는 이에 노출되어 죽었다."
라고 당당히 써갈겨놨던게 불현듯 이 글을 읽고 떠올랐습니다.
넵 주제와는 상관없는 헛소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