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와 칭기즈칸
어릴 때 농담 삼아 세계정복이 꿈이라고 한 적이 있어. 여기도 나랑 똑같은 생각 한 사람 있겠지. 그래, 세계정복. 로망이 있잖아.
역사에 나오는 몇 명은 이걸 진짜 실현하려고 노력했지. 알렉산더, 칭기즈칸. 동양에서 서양까지 정복에 정복을 거듭했잖아. 인류가 살아있다면 영원히 기억될 업적이지.
근데 한 가지 의문이 들더라고. 걔들이랑 히틀러랑 무슨 차이가 있는 거지? 아니 그렇잖아. 히틀러도 세계정복을 위해 전쟁했지. 도중에 유대인도 학살했지만 히틀러만 했던 건 아니잖아. 영국산놈들, 일본놈들도 했고. 칭기즈칸도 잘은 모르지만 자기한테 개기는 놈들한텐 쇳물을 먹였다고 하는데.
국민들을 선동했다는 거? 글쎄, 전쟁에 안 미치고서야 세계정복을 어떻게 하겠어. 전리품에 눈이 돌아가야 하지. 다들 찬성했을 거라고.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보고 이번에는 노예를 얼마나 데려올까 손꼽아 기다리지 않았겠어?
히틀러가 유일하게 잘못한 건 전쟁에 진거 아닐까? 그래, 자기를 물어뜯을 만한 교수, 역사가들을 숙청하지 못했지. 아니면, 너무 자세히 기록 되서 그런 것일 수도 있어. 칭기즈칸이 대륙을 점령 했다는 게 실감이 잘 나지 않지만 히틀러가 한 짓은 영상으로도 볼 수 있으니까, 얼마나 개새끼인지 확 아는 거지. 칭기즈칸이 시체를 투석기를 성안으로 날리는 걸 눈으로 보게 되면 그 인간이 얼마나 정신 나간 놈인지 필이 바로 오잖아.
뭔가 일관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히틀러, 이토 히로부미가 쌍놈의 새키라면 우리의 자랑스러운 광개토대왕님도 거시기 하잖아. 생각해봐. 어느날 갑자기 잘 살고 있는 나라에 철기마병을 몰고 와서 쑥대밭을 만든 왕이라고. 잘못한 건 잘못했잖아.
그러니 평가를 바꾸자고. 칭기즈칸이나 히틀러나 광개토대왕이나. 당시 양민을 전쟁터로 만든 희대의 살인마들이나 전쟁능력만큼은 대단한 사람이다. 이렇게 말이야.
우린 전쟁터에서 죽어간 수많은 사람을 기억해야 해. 그들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 자기 욕심에 다른 인간 목숨은 장난감처럼 생각한 녀석들이 아닌. 그래.
이 세상 모든 정복자를 향해 훡유 먹어. 두 번 먹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