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구이
흥미로운 거북이 사진이 있기에 관련 다큐멘터리를 찾아봤어. 코스라는 마을인데 본 사람? 아무튼, 제일 흥미로운 부분은 거북이를 잡아먹는 장면이었지. 그 불쌍한 거북이 눈망울이 아직도 생각난다고. 섬사람들이 거북이를 원래 먹었던 건 아니래. 이전엔 신처럼 모셨다나. 그러다가 기독교가 이 쬐끄만 섬에까지 들어오면서부터 먹은 거지. 거북신이 어떻게 하나님을 이기겠어. 한 순간 신에서 먹을거리가 된 거지.
거북이 입장에선 정말 황당하지 않았겠어. 자기를 받들던 인간들이 갑자기 퀭한 눈으로 자기를 잡더니 죽여 버려. 그리고 냠냠 잡수는 거지. 참고로 거북이는 닭고기 맛이래. 그러니 우리까지 잡아먹을 필요는 없을 거 같아.
종교가 우리 먹는 것 까지 간섭하는 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너무 하단 생각이 든단 말이야. 힌두교를 믿는 인도 사람들은 소를 먹지 않는다잖아. 정말 궁금했어. 소를 먹지 않으면 그 많은 소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검색해봤더니 다 방법이 있더라고. 굶겨서 죽이거나, 양고기라고 속여서 수출하는 거지. 역시 인간은 똑똑하다니까.
굶겨서 죽인다라, 이럴 거면 차라리 잡아먹는 게 낫지 않겠어? 그런데 또 그건 아닌 거 같아. 생각해 봐. 어느 날 갑자기 힌두교 인들이 비슈느의 음성을 들으사, 오늘부턴 소를 마음껏 먹으라. 그러면 어떻게 되겠어? 인도 인구가 8억이라며. 맙소사. 소가 남아나겠어? 양고기로 둔갑한 소고기 수출도 막힐 테고, 호주산 소고기는 죄다 인도로 갈 텐데. 그럼 한우는 비싸서 사먹지도 못하는 우리가 먹을 소는 누가 키울 건데.
이슬람에선 돼지고기를 안 먹지. 돼지고기를 안 먹는다라. 내가 이슬람을 믿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워. 모두가 그렇지? 이슬람 신도들이 참 불쌍하기까지 하단 말이야. 근데 이것도 우리에겐 다행인 일이더라고. 알라, 돼지고기도 먹을 줄 알라. 그 순간 어떻게 되겠어? 우리의 친구 덴마크산, 독일산, 멕시코산 냉동 삼겹, 목살은 죄다 석유국으로 갈 거란 말이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잖아.
이렇게 보면 종교는 신기하다니까. 지금 당장 알라께, 비슈느께 감사기도를 드리자고. 오늘도 유용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멘. 아멘! 에이맨!
이거 보면 왠지 기독교와 불교 쪽에서도 하나씩 맡아야 하지 않을까. 불교야 뭐 살생을 금지한다니 넘어가기로 하고. 기독교도 한 몫 해야 할 것 같잖아. 뭐가 좋을까. 어서, 여기 기독교 신자들 없어. 우리 이런 걸로 지면 안 되잖아.
아! 방금 생각났어. 그래 개고기. 기독교는 개고기를 금지한다고 하는 거지. 얼마나 좋은 이유야. 개고기는 왜 안 되나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안 된다 지쟈스 슈퍼스타. 개고기를 먹어? 이 사탄의 종자야! 심판의 때가 왔다. 어떤 논리적 근거도 상대할 수 없는 절대적 파워를 얻는 다고.
그리곤 우리가 못 먹는 개고기는 거북이고기라고 속여서 저 남쪽 섬 코스라에 파는 거지. 거북이도 구하고, 섬사람들도 행복하게 해 주고. 얼마나 좋아.
적어도 닭은 지켜냈잖아. 치킨에게 영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