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진흥법
난 강렬한 인상을 받은 사이트는 즐겨찾기를 해 둬. 여러분들도 그럴 거야. 그래서 말인데, 내 머리에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풍요롭고 다양한 야동이 존재하는 사이트도 저장해 놨단 말이야. 어느 날 그 사이트가 정말 보고 싶어지더라고. 눌렀지. 그런데 안 뜨는 거야. WARNING. 이 사이트는 음란 정보가 제공되어 있어 차단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한숨이 절로 나온다고. 내가 야동을 못 봐서 화가 난 것도 있지만 뭐랄까. 더 화가 나는 게 있어.
방통위의 꼴을 보아하니 마치 자신이 수호자처럼 말하는데 정말 그런 거야? 지들이 천주교 신부님이라도 되는 거 마냥. 신부님처럼 살 수 있는 인간은 정말 소수라고. 그걸 모두에게 적용시키지 말라고. 내가 왜 신부가 안 됐겠어? 아무리 생각해도 생명력 넘치는 거시기를 영혼에서까지 구속할 자신이 없었거든. 목사라면 모를까. 아 미안해. 일부 목사님. 아니 그래도 목사님은 신부처럼 남자애를 추행했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으니까. 내 취향이야.
또 하나 의심되는 건 VPN 회사들이야. VPN이 뭔 뜻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어. 가상사설망이라는데 중국같이 인터넷 통제하는데서 페북이나 유튜브 보려고 할 때 사용하는 거지. 근데 우리나라 사람도 이걸 써야 한단 말이야. 나라님께서 야동을 통제하니까.
WARNING이 뜨고 나서 내가 뭘 했겠어. 이걸 어떻게 뚫는지 구글에 검색하는 거였지. VPN을 쓰면 된다는 글이 수도 없이 보이더군. 쨔잔. 시원하게 뚫어줬어. 근데 문제가 뭔지 알아? 광고가 옆에 보이는 거야. 광고 없이 더 빠른 속도로 보려면 돈을 내라 하더라고. 흠. 여기서 우리는 충분히 의심할 수 있어. 이놈의 회사가 정부한테 돈을 매겨서 규제를 만들었구나. 그리고 긁어모으는 거지. 야동을 보려면 돈을 내세요. 나 같은 백수는 야동도 못 보는 거야? 이제야 VPN의 뜻을 알겠어. VIP only PorN.
일부 페미니스트라 가장하는 사람들의 입김도 들어갔지 않았을까. 그들의 입장은 이해해. 내가 받을 액도 부족한데 모니터 화면 보고 헐떡대는 배우자의 꼴이 보기 싫겠지. 근데 말이야, 야동이 진짜 필요한 건 결혼 못한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남편, 아내 관리 조금 쉽게 하자고 이렇게 행패를 부려도 되는 거야? 해도 너무 하잖아.
마지막으로 청소년을 위해서 규제한다는 말. 거기에 대해선 나도 동감한다고. 근데 지금처럼 엉성하고 독단적인 방식은 찬성할 수가 없어! 왜 어른까지 못 보게 하냐고. 야동의 폐해를 설명하는 철학적인 강의를 들어봐도 상관없어. 난 봐야겠다고! 아이들을 위해서 내가 참아야 하나? 그런 거라면 분하지만 참을지도.
근데 애들은 야동을 봐. 우리 팔팔하던 10대를 떠올려 보자고. 어떤 역경에도 기어코 보고 말았지. 우리 아이들이라고 다르지 않아. 어떻게든 볼 거야. 환경호르몬이 흘러넘쳤다 하더라도 인간이 가장 역동적인 10대는 그것마저 극복하지. 그게 자연스러울 거야. 그러니 이왕 볼 거면 제대로 된 걸 봐야 하지 않겠어? 숨기는 것이 아니라. 찌릿찌릿한 걸로. 국내산이면 더 좋고.
야동은 엄청난 수요가 있다고. 게임강국, 문화진흥, 한류를 외치면서 왜 야동엔 쇄국정책인데? 우리나라가 손 놓고 있는 동안 이미 일본과 서양이 다 점령해버렸다고. 완전 일제강점기잖아. 이런데도 야동진흥책은 쓰지 않을망정 규제나 하고 있으니 뭐가 되겠어. 아무리 막아도 야동은 국경을 초월한다고. 언어의 장벽 따윈 부숴버린단 말이야.
지금도 늦지 않았어. 세계에 한국인의 매운 야동을 보여주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