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통풍 있는 사람? 나는 병원과 인연이 전혀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게 나한테 왔네? 집에서 빈둥거리기만 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오른쪽 발가락이 접질린 듯 아픈 거야. 병원을 안 가고는 참을 수가 없었어. 돈이 얼마나 깨질까 걱정하며 진단을 받았지. 통풍입니다. 평생 약 드셔야 할 듯. 커헉.
약을 먹고 나서부터는 아프지 않아. 뭐 생선이나 내장류를 피하기도 했고. 다 좋아졌지. 근데 딱 하나 문제가 생겼어. 내 아랫도리가 이상신호를 보내오는 거야. 약 먹기 전에는 직화구이 햄 같은 단단함이 있었지. 하늘을 향해 160도로 치켜 올라왔다고. 진짜야! 근데 지금은 부침개용 소시지가 되었지. 하, 왜 이럴까? 약 때문일까? 나이 때문에? 액량은 똑같은데...
당장 약 설명서를 찬찬히 읽어봤어. 그 중에서도 부작용에 대해 자세히 읽었지. 발기부전! 있더라고! 근데 이놈의 부작용은 뭐 이리 많은 거야. 당장 의사샘이랑 상담하고 싶은데 아직까지 쪽팔려서 말을 못 했어. 통풍은 류마티스 내과에서 진료 받거든. 여자샘이야. 잘 말하면 팔팔정이라도 받을 수 있을까? 아냐 아냐, 나는 약 따위에 의존하고 싶진 않다고. 진짜 원인을 찾아서 내 용솟음치는 소중이를 되찾고 싶을 뿐.
정말 고민이야. 단단한 거시기를 위해 통풍 약을 먹지 않을 것인가. 추락하는 고추를 보고 있자니 다리의 아픔 따위야 견딜 수 있을 거 같기도 해. 근데 웃긴 건 모태솔로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거지. 만나봐야 오른손양, 왼손양이라고. 다행인건 그분들은 내 고추가 물컹이라도 애정으로 다 받아준다는 거지.
뷰티플마인드 영화 알지? 미친 천재 수학자가 나오는 영화. 주인공이 부부관계 때문에 정신과약을 먹지 않는 장면이 나와. 어릴 땐 그 남자를 이해하지 못 했지. 뭔 붕가 때문에 정신과약을 안 먹어! 역시 제정신이 아니네. 근데....이젠 이해해. 완벽히. 아내 없는 나도 고민하는데 하물며 사랑하는 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참지 못 하지.
대머리약도 정력과 관계있다며? 아닌가? 아주 드물게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구나. 에휴. 힘내라고. 모발인이 대머리에게 무슨 위로를 하겠냐마는. 일단 결혼하면 대머리가 되도 괜찮지 않아? 헛소리 말라고. 알았어. 입 다물고 있을게. 자라나라 모발모발.
발기부전이라고 해서 딴나라 이야기라고 듣지 말라고요 여성분들! 이건 당신의 남자친구, 남편 문제일수도 있다고. 우리가 왜 이렇게 단단함에 미쳐있겠어. 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고! 그러니 사랑으로 보살펴 줘.
여성에게 발기부전이란 무엇일까? 폐경기? 넘쳐흐르던 옹달샘은 말라버린다고 하지. 마음속 자신감도 없어질 거 같고. 난 여기서 선서하겠어! 폐경 이후 여성이라도 힘차게 붕가 할 것을 다짐합니다! 우리에겐 러브젤이 있으니까. 내 거시기는 뭐 팔팔정이 있잖아! 아차, 폐경이라도 가끔 난자가 나온데. 그러니 막 했다간 노후가 파란만장해질지도 몰라.
크리스마스 이브, 쪼그라진 소중이를 보며 주저린 말이야. 오늘 저녁 많은 커플들이 사랑을 나누겠지. 그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나의 아픔과 질투를 담아.
허허허허, 메리 발기부전.
약으로 감소된 만큼 하체 운동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