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사실이라 못하고
유튜버 유정호 알아? 난 게시판에서 언뜻 지나가다 보기만 했지 잘은 몰라. 근데 이번에 기사를 보고 정호씨에 대해서 제대로 살펴봤어. 무슨 일 때문인지 정확하게 나오진 않았는데 징역 2년 구형을 받았대. 무릎 꿇고 울상이 된 썸네일 영상도 보이고. 영상은 삭제돼서 볼 수 없었어. 신문사 추측으론 작년 5월 자신을 따시키고 실내화로 팬 초등학교 선생을 찾아가서 그랬다고 하는데 정확한건 모르지.
만약 이게 사실이면 정말 열 받는 일이지. 선생 같지도 않은 선생 찾아가서 따진 게 무슨 죄야? 말 해 봐요, 저한테 왜 그랬어요?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아니 그거 말구. 진짜 이유를 말해 봐요. 어어...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더라.
18년 5월 기사를 보니 당시에는 당당한 정호씨가 보였어. 오히려 선생이 자길 고소해 주길 바랐다고 말했더군. 흠, 아마 정호씨는 이 일을 계기로 그 싸가지 없는 인간이 학교를 떠나길 바란 건 아닐까? 더 크게는 이 땅에 모든 선생 같지 않은 인간들을 학교에서 쫓아내려고 했는지도.
씁쓸해. 그렇게 세상 두려움 없이 나가던 사람이 고소 한방에 쭈글이가 된 게. 나랑 똑같아 보여서 싫다고! 이리저리 깝치지만 높으신 분이 엣헴이라도 하면 겁쟁이가 돼 숨어버리지. 정호씨는 나랑 다를 줄 알았는데. 왜 볼품없는 나랑 똑같아 진 거야.
그래 가족이 있으니까. 정말 부러운 아리따운 아내분과 딸도 있더군. 가족을 위해서라면 숙여야 지. 하.... 잠깐! 난 아내도 자식도 없는데? 정호씨만큼 당당해도 아무 문제없나? 에잇!
나도 초등학교 6학년 때 십샤쿠같은 선생을 봤어. 6학년 첫 수업시간이었지. 사부작거린 애를 앞에 부르더니 명치빵을 하더라고! 당시에 내가 한 모범 친 선생적 인간이었거든. 근데도 저 선생 미쳤나 생각했다니까! 명치 맞은 애는 숨도 못 쉬고 배를 움켜쥐는데 머리를 또 때리는 거야. 그리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너 가죽 잠바는 까리하네, 들어가. 이러는 거야.
학기 초 기선 제압용이었나? 아이 그게 문제야! 인간도 아닌 것이 선생탈을 썼잖아. 소름 돋는 건 그런 폭력적 인간이 동요 작사가였단 거지. 돌아버리겠다고. 난 초등학교에 여성만 가득해도 상관없어. 적어도 뺨을 갈길지언정 배빵은 안할 거잖아. 앗, 미안. 이거 취소할게. 성차별적 발언이었나. 아무튼. 진정하고.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 사태에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했어. 청와대 청원도 올리고 그랬다네. 지금은 정호씨와 아내분이 말려서 그만했지만. 근데 이게 좀 복잡하더라고. 청원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야. 아마 그 선생은 정호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겠지. 정호씨가 거짓말을 안 했다면 사실을 기반으로 한 명예훼손. 사실적시 명예훼손.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대해선 전부터 말이 많았더라고. 일단 3년 전 쯤에 UN 자유권 위원회에서 우리나라보고 이 조항을 없애달라고 했어. 아차, 우리나란 사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이라고 처벌받을 수 있어. 참 웃기지? 아니 사실을 말했는데 왜 처벌을 한다는 거야? 딱 예외가 있는데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표현이라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해. 오로지 공공의 이익? 말 자체부터가 헷갈려 죽겠는데 이걸로 뭘 한다는 거야!
만약 그네누나가 나에게 팔팔정을 먹이고 하루 종일 붕가만 한다고 쳐. 내 소중이가 버티질 못해. 꽈리고추가 될 지경이야. 어쩌겠어. 광화문 앞에 가서 피켓 들고 시민들에게 외치는 거지. 그네 누나는 떡만 치느라 나라 일을 돌보지 않습니다! 난 사실을 말했지. 그네누나는 쪽팔리지. 고소 들어오지. 이게 공공의 이익인지는 법원 마음 대로인데 판사 나리께서 하필 그네 누나 밑에 있는, 어, 그 누구야, 그래, 양승태 밑에 있는 꼬봉이네? 너 징역 2년에 벌금 500!
폭행 당해도, 성폭행 당해도, 내부고발을 해도, 너 사실을 말해서 내 명예를 훼손해? 고소! 이건 좀 아니잖아! 왜 이딴 법이 다 있어. 근데 이게 좀, 하, 이 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측 입장도 나름 설득력이 있거든. 이거 없어지면 완전 고소와 폭로의 세상이 될 거란 거지.
이 새끼가 날 음탕한 눈으로 봤어요! 아랫도리 꼴려서 간수도 못 하는 놈! 근데 하필 이 말을 한 사람이 90만 구독자의 유튜버네. 상대방은 그냥 하루아침에 저 세상으로 가는 거지. 유서에는 이렇게 쓸 거야. 당시 그의 뒤에 있던 리트리버의 하트 엉덩이가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그의 엉덩이를 바라본 것이 절대 아닙니다. 이 사단이 났어도 아님 말고! 퉁 치면 그만이지. 미투, 유투, 위아더월드.
몰라, 그래도 난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없애면 좋겠는데. 우리가 세계적인 거 좋아하잖아. UN에서도 권고했다는데 좀 고치지. 사실대로 말했는데 처벌을 받으면 누가 높으신 분들을 까겠어. 시진핑 독재자! 푸틴 살인마! 어이어이 너 사실을 말했네, 홍차 먹은 인체전시전. 무서워서 뭔 말도 못할 거라고. 사장님 나빠요! 삼바 분식 후루룩 짭짭! 응, 너도 고소미. 평생 백수권을 획득하셨습니다.
아무튼, 정호씨는 파이팅 하고. 가족도 있는 분이 너무 그, 에이. 적당히 하세요!
에휴, 가족 없는 모쏠이 이렇게 좋습니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