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의폭풍 법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오버워치법이란 걸 내놨어. 뭔 법인지 감도 안 오더라고. 원 제목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 휴, 이것도 어렵긴 마찬가지지만 적어도 성폭력범죄에 관한 법이구나는 알 수 있네.
법의 내용은 단순해. 정보통신망을 통해 성희롱을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정보통신망의 대표사례로 오버워치를 든거지. 흠. 다른 게임 하는 사람이라면 섭섭하지 않을까? 롤이나 배틀그라운드나 많잖아. 아무튼.
소위 사람끼리 하는 게임을 하다보면 얼마나 협동플레이가 엿 같은지 알 수 있지. 분노의 질주를 넘어선 패드립의 교환. 적군 보다 아군이 더 무서운 기현상! 지금까진 모욕죄나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고 해. 여기에 성희롱까지 추가되는 거지.
근데 이 세 가지가 구분이 돼? 일단 모욕죄랑 명예훼손은 구체적 사실을 말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진다는데 그래도 모르겠어. 가령 실력은 밑바닥인데 입은 잘도 터네! 라고 하면 이건 명예훼손인가? 실력 운운 했으니까. 그냥 병신아! 이러면 모욕죄고?
이 2개도 헷갈리는데 성희롱까지 첨가되니 더 복잡한 거 같아. 고자새끼야! 이건 모욕죄야 성희롱이야? 헷갈린다고. 게다가 성희롱이라는 게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확 달라지잖아. 가령 게임하다 우연히 여성유저를 만났다고 처. 게다가 음성채팅까지 들어왔네. 얼씨구나 방구석 동정남의 한을 풀어보자고, 하악하악 누나 좋아요! 이랬을 때, 어떤 누나는 좋아할 수도 있고, 어떤 누나는 응 너 고소할 수도 있고. 하늘의 뜻에 맡겨야 하나?
나도 반성할 일들이 참 많아.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궁금해서 내뱉었던 말인데 성희롱으로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았네. 다이어트를 하면 미드부터 빠진다는 게 사실입니까? 이거 불쾌할 수 있겠다. 또 뭐 누나 겨드랑이 빨고 싶어요 하악하악. 이런 것들. 근데 겨드랑이건은 스트리머가 대놓고 겨드랑이를 보여주고 있었고, 오히려 좋게 받아줬어. 어느 플랫폼인지는 묻지 말고. 크흠. 그래도 위험한 발언이었으니. 앞으론 조심해야지.
이렇게 랜선 뒤에 있다고 함부로 까부는 녀석들 응징할 법은 다 갖췄는데, 뭔가 아쉬워. 당장이라도 게임 들어가면 고소 먹일 녀석들을 찾을 수 있을 거야. 근데 정말 빡치진 않고선 안하잖아. 왜지? 이미 웬만한 패드립에 길들여져서 무감각해졌나? 그런 것도 있지만 고소하기 귀찮잖아. 경찰서 가고, 시간 뺏기고, 이러쿵저러쿵 하다보면 내가 더 손해 본 느낌이지.
그러니 보완해야 해. 감히 내가 발의해 보지. 시공의 폭풍법! 게임이나 인터넷방송 하다 불쾌하신가요? 이제 걱정하지 마세요! 신고버튼만 누르면 회사가 알아서 고소를 진행해 드립니다! 신고 즉시 지급되는 5000다이아는 덤!
얼마나 좋아. 유저는 버튼 하나로 캐쉬템 보상 받고, 고소다 뭐다 시간 뺏기지도 않지. 즐거운 인터넷 생활을 계속 할 수 있는 거야. 회사입장에선 고소를 통한 수익창출을 기대할 수 있지. 피도 눈물도 없을 거라고. 고소 전문가! 나는 오늘도 고소장을 들고 출근한다. 순순히 합의금을 넘기면 고소미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채팅금지나 신고 시스템도 금방 만들 수 있을 거야. 중소기업 양산겜이라고 해도 광고판은 다 있잖아. 지금 상변태님이 10성 비키니갑옷을 획득하셨습니다! 이게 되는데 왜 신고시스템은 못 만들겠어. 지금 상변태님이 성희롱 고소를 당하셨습니다! 2주 후에 뵙시다.
회사에게 부담이 된다면 일정 규모 이상부터 적용하면 어떨까? 가령 동접자 1만 명 이상 통신매체는 고소미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이렇게. 어라....동접자 1만 명 이상이면 시공의 폭풍은 해당 안 되는데. 크흑.
그런 것인가! 고소가 아닌 이해와 사랑으로 나아가야 함을!
시공의 폭풍은 정말 최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