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자 가라사대
벌써 3월이 성큼이네. 3월의 시작은 3.1절. 벌써부터 이런저런 행사 준비가 한창이던데. 이번은 100주년이라 더 신경 쓰나 봐. 탁현민 행정관도 다시 잡아왔으니 잘 하겠지.
사실 독립운동에 관해선 조심스러워. 잘못 말했다간 매국노가 되니까. 병이나 돌 같은 거 가진 사람 없지? 확인. 솔직히 말할게. 난 독립운동이 아쉬워. 변질되었다고나 할까. 만주벌판에서 그리 투쟁한 결과치고는 너무 억울하잖아. 조선 백성 등골을 빼먹는 일제에 항거하면 했지 왜 거기서 이념이나 권력이다 결국 분단까지 된 거야! 아오. 김일성 강아지! 이승만 똥강아지!
그러나 3.1운동만큼은 이런 실망감이 쥐똥만큼도 없어. 조선 민중이 스스로 일어난 운동! 욕망과 권력 덩어리, 제국주의에 항거한 정신. 그렇기에 헌법에도 적어 논 거겠지.
3.1운동 투옥자 중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한 342명을 찾았대. 투옥자 현황을 보니 10대 20대 뿐만 아니라 60대 이상인 분도 27명이나 되더라고. 학생, 교사, 농민, 노동자, 의사, 회사원. 불의에 저항하는 데엔 직업은 아무것도 아니구나.
근데 기사에 달린 댓글이 정말 미쳐버리겠다고! 5.18 폭동 분자들은 빼고 이 분들이나 빨리 유공자로 지정하라! 이 분들은 이름까지 다 까는데 왜 5.18 놈들은 명단 공개 안 하나! 빽빽!
5.18이 폭동인지 아닌지는 유튜브에서 관련 다큐를 보거나 중고등학교 국사교과서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을 거야. 초등학교 수준만 봐도 되려나? 명단 공개는 법부터 바꿔야 해. 사생활침해 우려로 막아놨거든. 근데 왜 독립유공자는 되냐고? 독립유공자는 예외조항이 있네? 공익적 목적이나 후손에게 아무런 불이익이 없을 경우엔 공개할 수 있다고.
이러쿵저러쿵 할 바엔 확 공개하는 거 대찬성이야. 사생활침해 되면 어때. 좋은 일 한 건데 밝힐수록 좋지. 누군 지원금 타먹고 누군 못 타먹고 다 밝히자고. 유공자 당사자들이 뭐라 하건 알게 뭐야. 유공자 아닌 사람들이 이리 난린데. 가산점, 취업지원, 의료비지원, 지원금 등 받아먹으려면 이 정도 각오는 해야지. 에헴!
진짜 뒷골 땡기는 댓글이 뭔지 알아? 바로 공산당이 싫어요! 빨갱이들에게 유공자라니 말도 안 된다! 모르겠어. 이 골 깊은 이념정신은 어디서 왔는지. 전쟁의 상흔은 이리 지독한 것일까? 아무튼, 이 분류는 모두를 까. 5.18이건 독립유동자건 다 빨갱이 새끼란 거지. 아니 선생님!
약산 김원봉 선생까지 독립유공자 지정에 반대해. 북한에 넘어갔다는 이유로. 김원봉 선생하면 뭐야. 그 영화 암살에서 조승우가 연기한 코리안 제임스 본드! 드라마 같은 독립 운동을 하셨지. 독립 후에는 여운형 선생과 좌우합작 운동도 하셨고. 근데 이런 분이 노덕술! 천하의 십새키! 이승만 꼬봉! 악질 친일 경찰에게 고문당하다 결국 북으로 쫓겨났어. 북한에 넘어간 순간 그의 업적은 다 지워지고 빨갱이새끼가 되지. 얼마나 억울한 일이야!
독립운동에서 느꼈던 실망감을 똑같이 받아. 명예로워야 할 유공자에게서! 이게 대체 뭐야. 넌 좌빨갱이! 넌 수구꼴통! 그렇게 당하고도 이 짓을 계속 해야 돼? 정치인들은 고작 수다거리로 써 먹고. 빽!
이걸 어떻게 해결하지? 공명정대한 인공지능? 아직 부족해. 아! 그래! 방심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무엇이 옳고 그른지 확실히 구분하잖아. 국민이 뭘 보면 안 되는지 정해주시는 분들인데 유공자 선정이야 누워서 침 뱉기지. 위원님들! 이 사람은 본받을 사람입니까? 아니면 차단 먹어야 할 사람입니까? 에라이!
유공자이던 아니던 내 마음 속에 김원봉 선생은 기릴 분이야. 폼 나잖아! 그런 인생 살 자신이 없어. 부럽다고. 휴. 그 모든 사라져간 생명들. 권력에 항거한 분들. 고마운 분들. 이왕이면 유공자라도 되셔서 현실 보답을 받으면 좋겠네.
너무 많이들 죽었어요. 잊혀지겠죠?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