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아들이 엄마를 죽인다? 소설이나 신화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간혹 뉴스에도 보이지. 중국에서 12살 먹은 아들이 엄마를 죽였어. 엄마한테 담배 피다 걸려서 맞았나 봐. 그래서 칼로 찔러 죽였어.
이상한 건 중국경찰이 이 애를 9일 만에 석방한 거지. 중국 법상 만 16세를 넘어야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해. 혼란하네. 여기가 공자님 태어나신 나라 맞아?
많은 분들이 열 받을 거야. 나이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어떻게 사람을 죽여도 멀쩡하다니! 이런 썩을 놈의 세상! 싹수가 노란 놈은 어릴 때부터 밟아야지! 살아갈 가치도 없는 놈! 싸이코패스!
분노하는 게 당연해. 동감한다고. 근데 뭔가 속에 걸리는 게 있단 말이지. 우연찮은 기회로 초등학교에서 애들과 같이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 그 때 많은 걸 느꼈지. 그 중에 하나. 애들이 이상하면 주변에 누군가가 이상하기 때문이다. 담배 같이 피자는 아빠, 귀를 닫는 아이 앞에서 뺨을 때리며 부부 싸움하는 부모, 그리고 부족한 선생님... 나를 포함해서.
태글 걸어도 괜찮아. 그저 경험으로 체득한 고정관념이라면 고정관념이지. 엄마를 죽였다? 담배 피운다 뭐라 해서? 이 싸가지 없는 놈의 새끼! 그러나 애의 잘못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혹시 엄마에게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가족들은 뭐했지? 선생은?
이번 방모씨 가족상황을 보며 내 생각은 굳어졌어. 자기 엄마를 패고, 고문해서 자살까지 하게 한 자식들. 왜 이런 미친 일이 벌어졌을까? 고작 50억 때문에 그렇게 뒤틀렸다곤 생각하지 않아. 우리나라 최대 신문사 가문에 호텔까지 소유한 분이. 그거보다 아내를 노예취급 하는 인간 말종 행태가 전염된 거겠지. 어릴 때부터. 차근차근.
그래서 어린 놈년들은 사고 쳐도 되냐? 그건 아냐. 따끔한 맛을 봐야지. 다만 환경과 기회만 주어진다면 소년은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이걸 굳이 무참히 밟아야겠어? 통쾌하고 손쉬우니까? 아니잖아!
애들이 사고 칠 때마다 소년법 문제가 나오지. 우리나라에서 만 14세 이하는 형사 처벌 대상이 아냐. 우리가 많이 딴지 거는 소년법은 만 14세 이상부터 만 19세 미만을 다룬다고 할까. 살짝 다르지? 아무튼 처벌보단 갱생시키세 정신.
제일 많이 거론 되는 게 나이일거야. 몇 살 까지를 소년이라 봐야 하나? 정말 혼돈의 쓰나미라고. 한쪽에선 요즘 애들 영악하고 알거 다 안다. 한 살이라도 줄여야 한다하고. 다른 한쪽에선 아동의 권리를 보호해야 하므로 유지해라 하고.
왜 나이에 집착하지? 생각해 봐. 우리가 나이 먹어서 철들었어? 70이 넘어도 철 안 드신 분들이 수두룩한데? 나만 해도 그래. 초등학교 6학년이면 다 큰 줄 알았지. 근데 중학교 되니 초딩들이 우스워 보여. 고딩 때는? 중이병 걸린 중딩놈들. 대학교 가니 세상모르고 살던 고딩 때가 그립네? 언제 철들지 아직도 모르겠다니까!
그러니 나이로 나누는 건 그만하자고. 나누려면 뭔가 확실한 분기점이 필요하지. 사람으로서 받아야 하는 교육들 말이야. 서로 배려하며 사는 법, 열 받아도 통제하는 법, 사랑, 자유, 평등, 건강, 조화 이런 것들 있잖아.
그러니 감히 제안하겠어. 모두가 윈윈하게, 그래 만 13세부터 시작하자! 만 13이면 중1인가? 중1부터 2년간은 내가 말한 교육만 하는 거야. 국영수는 나중에 하고. 오직 사람 되는 교육만! 자기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는 거야. 뭘 좋아하는지,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족과 함께! 싸그리!
이런 교육을 받았는데도 사고 친다? 사형 때리라고. 능지처참을 하든. 상관 안 할게. 알거 다 알면서도 따돌리고, 패고, 죽였으니까. 오늘따라 왜 이리 흥분했지. 찰싹!
아무튼, 난 아직 성인교육을 받지 않았어. 그럼 아직 소년인가? 여러분도? 지져스! 우리 모두 창창한 소년이구나! 어....근데, 왜 소년이지. 성인지감수성에 어긋나는 단어선택이군요. 그렇다면!
우린 소녀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