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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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요람에서 붕가까지 (2) 2019/03/24 PM 10:36

 

 

 

요람에서 붕가까지

 

 

저출산, 저출산! 몰랐어. 정부가 이 문제를 이렇게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을 줄은. 지난 10년간 120조를 썼다는 거야! 120? . KBS와 조선일보에서 말했으니 믿어볼게. 근데 왜 하나도 체감이 안 될까.

 

아무튼. 저출산. 문제지.......문젠가? 정말?

 

노동력이 없어진다, 국력이 약해진다, 고령화가 심해진다. 여기서 나랑 관계있는 게 뭐가 있어? 부려먹을 인간 없어지는 거야 사장님들이 걱정할 문제고, 국력이야 정치인이 걱정할 문제고. ! 고령화가 그나마 걸리는데 이것도 애 낳는다고 해결될 문젠가? 국가차원에선 그럴 수 있지. 근데 개인 입장에선 자식 많다고 노인대접 받는 건 아니거든. 키우느라 뼈만 삭지.

 

오히려 잘 된 일일지도. 누가 알아? 30년 후 말이 완전히 바뀔지. 인공지능께서 다 해주시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발맞추어 저출산 이룩한 대한민국! 세계 모두가 우리나랄 본받고 있습니다! 이럴지도.

 

진짜 문제는 따로 있어. 행복이 사라지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애 낳는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것. 내 유전자 반쪽이 자라고, 애먹이고, 일어서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 이게 더 심각하지 않아?

 

여기 모인 싱글들. 우리가 결혼이 싫어서 안 합니까? 돈이 없어서 못 하지. 그리고 몇몇 커플들. 일단 시기와 질투 눈초리 잠시 받으시고. 커플들도 똑같잖아. 결혼식이야 혼인신고로 퉁친다 하더라도 애 갖기엔 무섭지. 두렵고. 나 하나 살기도 빠듯한데.

 

근데 저출산 지원대상을 보면 살짝 갸우뚱 하단 말이지. 육아휴직이다, 출산장려금이다, 신혼부부 행복주택이다, 다 번듯한 직장 가진 부부들 위주잖아. 아이 좋지. 그 분들도 지원해 줘야 지. 아 근데 진짜 저출산의 끝자락에 있는! 불쌍하디 불쌍한 밑바닥 솔로는 어떻게 하라고! 그것도 나 같은 모쏠은!

 

삶의 질? 성평등 향상? 다 공허해. 새로운 정책들을 쏟아내지만 싱글족을 위한 건 찾아보려도 찾아볼 수가 없어. 기초생활수급자다 쌀나눔이다 제일 못 사는 사람부터 주는 거 아냐? 저출산 정책도 그래야 하잖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모쏠을 위한 저출산정책을 만들어 보자고. 뭐가 좋을까. 일단 남녀가 만나야겠지. 여기서부터 난관이네. 집 밖은 위험해! 방구석에서 나가지 않는다고. 그러니 화상채팅으로 일단 간을 봐야겠지. 이것만 해도 엄청난 거야. 얼굴 까는 것도 모쏠에겐 모험이거든.

 

이젠 서로 대화를 나눠야 하는데, , 사회자가 필요해. 강호동, 유재석 급으로. 어색한 침묵을 깨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정 안 되면 인공지능 센세에게 부탁해도 되고. 띵동. 남자에게 묻습니다. 가슴과 엉덩이 중 택한다면? ...둘 다요? 띵동. 여성에게 묻습니다. 길이. 굵기. 당신의 선택은? 빳빳함은 왜 없어요? 띵동.

 

그러다 호감 생기면 직접 만나는 거고. 이 단계까지 오면 출산지원센터에서 교통비, 비즈니스호텔 숙박권, 그리고 작은 알약 하나를 주는 거야. 알약은 알지? 팔팔, 구구, 비아그라. 누리그라! 영화관이다 카페다 갈 필요 없지. 오붓하게 걷다가 그냥 바로 가는 거야! 바로! ! 사전에 성병진단서는 받아놔야겠다.

 

속궁합까지 통과되고 애도 생기면 이젠 혼인신고 하는 거지. 엄마에겐 1억상당의 출산용품과 주택을, 아빠에게도 1억상당의 창업지원금을 주는 거야. 도합 2! 연간 최대 6만쌍을 구제할 수 있겠군.

 

한 해 25만만명이 결혼하니까 거진 50%가 이 혜택을 볼 수 있어. 농담이 아냐. 10년 동안 120조라고. 연간 12! 12조면 이런 일을 할 수 있다고! 사랑의 작대기도 모자라서 애 낳으면 2억 준다는 데 안 낳을 사람 있어?

 

대신 1명만 낳자 기조는 계속 될 거야. 2억이라도 애 둘은 장담 못하거든. 정부가 바라는 출산율 증가엔 꽝일 수도 있지. 그러나 수많은 행복이 늘어났잖아. 애도 못 낳고 죽는 인생에서 이 얼마나 기적적인 일이야. 아 행복하다.

 

요람에서 붕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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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명화    친구신청

진지하게 읽다보니... 어쩌면 정부 정책은 적자생존을 노리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함 이 극한환경에서 살아남은 자만이 유전자를 남길 자격이 있다 나머지는 냉혹한 정글의 법칙에 따라 사라져라 이런거...

동글뱅이    친구신청

모두가 행복한 세상따윈 없다고 생각합니다. 살아남는 자가 강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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