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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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사람전도 (0) 2019/03/30 PM 09:43

사람전도

 

 

 

오늘 엄마가 전화로 대판 싸우고 있더라고. 성당에서 쌀을 나눠주는데 누구 주냐로 옥신각신이었지. 신부님이 어쩌고저쩌고, 수녀님이 어쩌고저쩌고. 기초수급자는 왜 포함되냐 에서부터.

 

20KG 때문에 이 꼴이 난다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어. 그래도 성당인데. 평화와 사랑이 가득한. 현실은 정치권 뺨치는 뒷담화가 들락날락하는 곳이었지. 이런데도 엄마는 제발 성당가자라고 해. 이런 모습을 보고도 내가 가고 싶게 생겼어? 전혀! 차라리 안 가는 게 일요일 안식을 지킬 수 있을 거야.

 

어쩌다 엄마 욕이 됐네. 불효자는 웁니다! 크흠. 엄마가 10년간 줄기차게 애원했어도 내 마음은 3cm도 움직이지 않았어. 가장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권유하니 안 됐던 거야. 교리야 불교나 기독교나 천주교나 그게 그거잖아. 착하게 살자. 남을 사랑하자! 그럼 남은 건 사람이네. 사람이 문제다! 사람전도에서 실패해선 아무것도 안 되지.

 

돌이켜보면 종교를 가졌을 땐 하나같이 사람 때문이었어. 초등학교 땐 교회에 갔지. 친한 친구들이 교회에 갔거든. 어처구니없지만 단지 그 이유였어. 부산 서부교회라고 큼직한 곳이 있는데 완전 놀이터였지. 그러다 이사를 가면서 교회랑은 영원한 작별을 했어. 친구가 없는 교회엔 갈 필요 없잖아.

 

무교로 쭉 지내다 군대 때 절에 갔지. 좋아했던 선임이 불교신자였거든. 인간 본성을 다 볼 수 있는 군에서 조차 착한, 그것도 선임은 아주 드물지. 정말 본받을 사람이었어. 배려가 몸에 밴 사람! 행시 준비했는데 지금쯤 합격 했으려나. 용형 보고 있어? 아무튼, 그런 극한의 자비를 보고 절에 갔지. 저 사람이 믿는 거면 한번 가 볼만 하겠다하고 말야. 반야심경 한 줄 모르지만 어때.

 

그 선임이 전역하고 나선 성당에 갔어. 드디어! 엄마 등쌀도 있었고, 역시나 사람이 좋더라고. 털털한 신부님에게 진심어린 충고도 듣고, 장래 신부님을 꿈꾸며 정진하는 학사님도 참 보기 좋았어. 나보고 그냥 고맙데. 흔들리지 않게 기도해 달라는 거야. 신앙심이라곤 제로에 가까운 나에게! , 그 땐 예수님께 꾹 빌었어. 우리 학사님 신부되게 해주세요! 거기다 공교롭게 당시 좋아했던 가수도 천주교였어. 여기 윤하 덕후들 있나? 윤아 아니고 윤하, ! 흡성대법으로 벨트 터뜨린 진정한 가수. 아항.

 

심지어 조금 위험한 종교조차 사람이 먼저라니까. 평소에는 눈치 보며 지나칠 테지만 간혹 아리따운 여성분이 접근했을 땐 상황이 다르지. 귀가 참 크시네요, 잠시 관상 봐 드릴까요? ! 좋아요!....1분 뒤 난입한 아주머니 때문에 꿈은 박살나지만. 이럴 거면 처음부터 두 명 같이 있던가!

 

아무튼 물티슈, 사탕, 무료커피, 지하철 스피커보다는 사람전도가 나은 거 같지? 그래, 돈 써가며 시간 투자하며 나갈 필요 없어. 그저 사람다운 신자만 있으면 되지. 먹사, 페도신부, 땡중같은 분들은 빨리 솎아내고. 그리곤 본격적으로 전도에 들어가는 거지.

 

어디보자 교회오빠에는 빅뱅 태양이 있구만! 여윽시 태양이십니다! 성당에는 김태희누나가 있지만 임자가 있는 몸이니 누가 좋을까, 김민정씨가 성당 다니는 구나! 갓연아도 괜찮고. 어라, 바다, 보아, 자우림 김윤아, 그리고 코윤하까지. 목소리 잘 내는 여가수들이 성당계열이 많네. 마지막으로 절엔 레전드들이 많네. 장동건, 이병헌, 김혜수. 어어? 강호동? 유재석?!

 

...이게 아닌데. 왜 갑자기 연예인 대전이 됐지. 너무 내가 먹사, 페도신부, 땡중의 입장에서 생각했나 봐. 어떻게든 신도들만 늘리려는 수작! 에잇, 종교가 무슨 상관이람. 사람이 먼저지!

 

날 구원해줄 여성분 어디 없나. 종교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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