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BOIM
오늘 정치권에서 어느 한 사람 때문에 시끌벅적하던데.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 공수처 법안 패스트트랙을 놓고 반대표 던지다 했거든. 여기서 잠시 체크! 공수처 모르시는 분 손! 패스트트랙 모르시는 분 발!
공수처는 고위 공직자 범죄 수사처. 높으신 분들만 족치는 007같은 기구야. 지금도 검찰과 경찰이 있지만, 빽 좀 있는 분들에겐 한없이 공손모드로 돼서 이거 안 되겠다! 하고 만들려 게 바로 공수처지.
패스트트랙은 말 그대로 빠른 길이지? 정치권에서 쓸 때는 신속 처리 안건이라는 뜻이래. 법은 당장 필요한데 국회가 지지고 복고 있으니 속 터지잖아. 이 때 쓸 수 있는 방법이야. 패스트트랙으로 정한 법안은 도중에 태클을 걸든, 배째라를 하든 어떻게든 진행하게 돼 있어. 대신 이런 강력한 주문일수록 발동하는데 고생하는 법이지. 180명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 되거든.
전체 국회의원 300명 중에 60%를 얻어야 하니 쉽지 않아. 특히 지금처럼 여당이 비실비실할 땐 말야. 유치원법 바꿀 때도 그렇게 설득해가며 겨우 통과됐으니까. 이젠 공수처 법인데 아무래도 유치원 때보다 눈치가 보이나 봐. 이걸로 증명됐네. 한국 유치원 총연합 보단 검찰이 세다.
왜 이렇게 재미없는 용어설명을 늘어놨냐면, 오늘 기사를 보는데 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거든. 단어 하나 때문에! 문제의 단어는 바로 사보임! 사보임이라고 들어봤어? 난 처음 들어봐. 대체 이건 어디서 튀어나온 말이야?
사보임? 내가 알고 있는 사보라곤 원피스 만화영화에 나오는 캐릭터가 전부라고. 그래도 명색이 행정학 전공에 신문기사도 대충 훑어보긴 하는데. 모르겠어. 기사에선 너무나 당연하듯이, 모르면 간첩 수준처럼 자연스럽게 쓰고 있더라니까. 아주 쌍으로. 사보임. 사보임. 계속 사보임!
내 상식이 딸리는 거야? 사보임 알았던 사람? 봐! 없잖....이 때는 알아도 모른 척 하는 게 예의라고. 으흥. 모르니 구글선생님을 찾을 수밖에. 사보임. 사임과 보임을 합친 말. 사임은 그만두는 거고. 보임은 뭐지? 보충하여 임명함이라. 알고 보니 뭐 그렇게 복잡한 말은 아니구나.
그럼 남은 건 어디서 사임하고 보임하냐는 건데, 국회에선 상임위원회를 뜻한대. 국방위원회다 교육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같은 것들이지. 회사로 치면 영업팀, 재무팀, 인사팀 정도 되겠지.
사람 옮기는 거 같고 뭐가 문제냐 들여다보니 여기도 미묘한 알력이 있더라고. 마치 이건....인사팀에서 어깨 힘주고 다니던 이대리가, 어느 날 부장님한테 찍혀서 갑자기 영업3팀으로 쫓겨난 꼴이랑 비슷해. 여기서 제대로 찍힌 이대리는 반대표 낼 거라 한 오신환의원이고, 빡친 부장은 손학규, 김관영 대표고.
아무튼, 이번에도 중간에서 불난 집 똥꼬 쑤시는 옆당 나경원 누나가 참 대단해 보여. 아주 무썅을 찍고 있어. 태클은 걸더라도 일은 해야 할 거 아냐! 아오. 국회 마비되면 월급이고 지원금이고 다 끊어버려야 돼. 아니다. 아예 벌금을 매겨야지! 한 달 놀 때마다 전 재산의 10%씩! 하이패스로 처리 할 걸! 아주 신속히.
오늘 국회 깔려고 한 게 아닌데. 왜 이렇게 됐지. 엄 그러니까...진짜 까고 싶은 건 인터넷 기사야. 사보임! 먹는 거임? 그런 거임! 이 생소한 단어를 어떻게 받아들이라는 거야. 기자님들! 좀 쉽게 씁시다! 용어 설명 하느라 기사를 따로 낼 정도면 처음부터 아예 쉬운 말로 쓰는 게 낫지 않을까요? 사보임 대신 이를테면, 전보, 교체나. 이것도 어려우면 더 쉽게. 저리 꺼져 있어, 너 해고! 나.
혹시 내 말도 어려워? .....어험. 당신이 무식해서 그런 겁니다. 가 아니라 반성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