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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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꿈꾸기 딱 좋은 나인데 (0) 2019/05/05 PM 10:35

  

 

 

 

꿈꾸기 딱 좋은 나인데

 

 

55일은 어린이날! 언제나 그렇듯 청와대에 애들을 초대했어. 대통령 되고 싶은 사람? 호오. 집무실 의자에도 앉아보고 말야. 아마 그 애들은 모르겠지. 거기 쉽게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닌데. 운 억세게 좋은 녀석들!

 

어린이. 국어사전을 보니 4~5세에서 초등학생까지의 아이를 이르는 말이래. . 이걸 좀 더 파볼까. 일단 신체적으로. 어린이의 시작은 장난감을 받고 좋아할 때부터겠지. 주세요!를 터득한 때. 대책 없는 욕망을 표출하기 시작해.

 

다음은 몇 살까지인가 인데, 초등학생을 다 넣기엔 너무 두루뭉술해. 초등 3학년만 되도 이미 완숙미? 원숙미가 느껴지는 애들도 있으니까. 이건 성호르몬 배출 시기로 하자고. 여자는 월경하고, 남자는 투명 쿠퍼액에서 허연물이 됐을 때. 미묘한 남녀관계를 깨달았을 때라 할까. , 왜 하필 쿠퍼액과 정액을 비교했냐면......내 첫 사정은 맑디맑은 투명액체였거든. 정액인지도 몰랐어. 그대로 팬티에 묻히고 다녔지. 호우!

 

왜 하필 성이냐? 사람을 가리기 시작하잖아. 남자와 여자 사이에 뭔가 벽이 생긴 느낌이야. 어찌 보면 퇴행인 느낌도 들어. 중성? 아니 양성에서 어느 한쪽 성으로 구분되니까. 대체로 여자가 남자보다 빠르지? 어릴 때 동네에서 매일 놀던 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나랑 놀아주지 않아. 나보다 1살 동생이었는데. 난 아직 어린애였지만 별이는 어른이 됐던 거야.

 

신체적 구분은 이 정도로 하고, 보이지 않는 부분을 볼까. 바로 꿈! 어릴 적 생각하면 정말 되고 싶은 것이 많았어. 세계정복? 그 꿈은 꾸지 않았네. 지금 기억나는 건 기술자! 가스레인지에 불 들어오는 게 신기해서 그 날로 기술자가 되고 싶었지.

 

! 만화영화에 나오는 로봇! 근데 내가 로봇 되고 싶다고 말하니까 애들이 놀리는 거야. 사람이 어떻게 로봇이 되노? 바보가? 유치원 쌤은 우리 훈이 로봇 조종사가 되고 싶은 거예요 라고 애들을 진정시켰지. 선생님! 아니에요. 난 진짜 로봇 자체가 되고 싶었어! 그 매끈한 금색 바디, 악당들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슈퍼로봇! 파이날 퓨전!

 

요새 애들이 아무리 각박한 환경에서 큰다 해도 꿈을 물어보면 이 전통이 남아있어. 꿈들이 무궁무진해. 내가 잠깐 초등학교에서 일했잖아, 친한 애들은 슬쩍 자기 꿈을 말해줘. 한 친구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대. 2도 아니고 스타1. 어른이 말했다면 한물간 게임이라 뜯어말렸겠지만 어린이니까! 뭐든 될 수 있지. 용이 내가 된다! 게임에 나오는 닌자가 되고 싶다는 녀석도 있었고. 류승룡 기모찌!

 

그래, 마음껏 꿈을 꿀 수 있을 때. 뭐든 되고 싶을 때. 허무맹랑하지도, 조건 따져서 재지 않을 때가 어린이겠지. 그러고 보니 학교도 그렇다. 누구나 어릴 땐 다 하버드 갈 거라 생각하지 않았어? 최소 서울대. 난 블록회사 이름이 좋아서 옥스퍼드가 꿈이었어. 맙소사. 그러다 학년이 올라가면 갈수록 점점 작아지고, 작아지다 못해 없어지는 지경까지 이르잖아. 꿈이 뭡니까? 평범하게 사는 겁니다. 인정? 어 동의.

 

순수함은 어떨까? 아이의 순진무구함.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닌 거 같아. 애들이 순수해? 워호. 거짓말탐지기도 무력화 시키는 구라 실력, 아이스크림 하나 쟁취하기 위해 울어 제끼는 녀석들을? 이정도면 양반이지. 피부색 다르다고 왕따시키고, 말투 좀 어눌하다고 바보취급하고. 인간본성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게 순수함이라면 그럴 수도 있어. 근데 이건 일부 어른들도 다 하잖아. 마약해서 뿅가고, 별장에서 흔들고, 못난 사람 개돼지 취급하고, 인종차별하고, 자기 좀 편하자고 남들 죽이기까지 하고.

 

예수님도 그래. 천국에 어린이가 들어온다고는 말하지 않으셨어. 어린이 같이 하나님의 나라를 받아들이는 자가 들어온다고 했지. 순수성보다 그 스폰지 같은 흡수성을 말하신 거겠지?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누구에게나 다가갈 수 있는. 마치 어린애가 누나들 앞에서 고추 까도 당당한 것처럼. 애라도 싸가지 없으면 어른만도 못 할 거야.

 

아무튼, 즐거운 어린이 날. 앞으론 애어른의 날이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어. 어린애가 있어야 말이지. 17년 통계를 보니 5~9세 어린이가 230만이더라고. 앞으로 더 준대. 이 추세로 가다간 백수연합에게도 밀릴 거야. 어쩌지. 법정공휴일에서 밀리면 안 되는데. 오늘만이라도 우리 모두 어린이가 돼보는 건 어떨까.

 

로봇 되고 싶다 했잖아. 건담 하나 질러? 크흠. 이건 너무 속 보이니 취소하고. 남은 건 남녀구분 없는 중성이 되는 건데. , 어차피 나 여자를 모르잖아. 모태솔로! , 이 자리에서 당당히 고추 까면 믿어주시겠습니까! 부끄럼 없던 어린이로 돌아가자고요!

 

초인합체 바바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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