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인 듯 구분 아닌 구분 같은 구분
오늘이 동학 농민 혁명 기념일이라네? 내심 동학에 대해 말하고 싶었어. 그런데 도저히 대본이 안 써지는 거야. 망할 놈의 USB 충전 케이블! 요즘 없는 집이 없지? 무선충전? 호우. 무선충전 중에도 드러누워서 유튜브 볼 수 있나? 그게 안 된다면 난 쓸 일이 없을 거야. 아무튼.
너무 복잡해. 환장하겠다고. USB 2,0, 3.0, 3.1, 3.2. 타입 C, 마이크로 5핀. 숫자는 높을수록 좋은 건가? 3.1 젠2는 뭐야? 3.1 젠2가 3.2야? 아이 질문하는 내가 더 헷갈리네.
그래서 찾아봤지. 번역기 돌려가며 영문 위키를. 근데 알면 알수록 내 빡침이 증가하더라고. USB3.0은 USB3.1 젠1이랑 똑같아. 다시 USB3.1 젠1은 USB3.2젠 1 곱하기 1과 똑같고. 미친 소리 같지만 진짜야.
여기서 보충수업. USB 3.1 젠2는 USB 3.2 젠2 곱하기 1과 같고, 다시 USB3.2 젠2 곱하기 1은 USB3.2 젠1곱2랑 속도가 똑같아. 다시 말해 줄까? 안 돼. 다 까먹었어. 그냥 최고의 속도를 즐기고 싶다면 USB3.2 젠2 곱하기 2를 골라야 돼.
여기까지가 데이터 속도를 놓고 한 구분이었고. 후. 정작 충전케이블 진짜 기능, 전기를 얼마나 빵빵하게 넣어주냐는 완전 다른 문제였어! 5볼트 1.5암페어냐 2암페어냐 3암페어냐. 12볼트 1.5암페어냐 3암페어냐 5암페어냐. 20볼트 3암페어냐 5암페어냐. 왈왈왈! 난 모르겠고 제일 빵빵한 놈을 고르고 싶으면 5암페어 100W 지원하는 걸로 사.
자, 자. 근데 고속충전은 충전기, 충전케이블, 폰의 삼위일체가 이루어져야 비로소 가능해. 이 엿같은 기준을 3개다 만족해야 된다고. 폰에 와선 또 부르는 말이 다르지. 퀄컴 퀵차지 얼마 얼마, USB PD 버전 얼마 얼마. 야! 그냥 숫자 높은 거 고를래.
후우. 폰에 연식이 좀 있다, 그럼 아무리 고속충전기, 케이블 질러도 소용이 없어. 폰에서 받아들이질 못하니까. 반대인 경우도 많지. 폰은 퀵차지 4까지 지원하면서 충전기는 퀵차지 2.0을 주거든. 원가절감을 위한 뼈저린 노력이겠지. 대륙의 기상 샤오미야 괜찮아. 싸니까. 근데 LG는? 왜 LG는 비싼데도? 어?
전자제품 리뷰하는 곳도 아닌데 이야기가 많이 샜네. 그래서 요점은요! USB 규격이며, 충전 규격이며, 젠더 호환까지 짬뽕으로 만든 사람. 그렇게 뒤섞어 놔야 속이 후련했냐! 이걸 보고 뭘 고르라는 거야! 아주 죽빵 멸치를.
진정하고. 뭐, 그래. 최신을 달린다는 테크 제품들이니 어려울 수도 있지. 근데 일상생활과 밀접한 제품? 아니 먹거리도 이 환장할 난장판을 겪어야 해. 계란! 달걀! 고를 때마다 다시 보고 또 보고!
특란, 왕란, 대란. 어쩌라고! 이게 구분이 가? 자, 이 중에서 제일 큰 게 뭘까요? 모르잖아. 특별히 크다, 왕가슴이다, 대빵 크다. 다 커. 환장하겠네. 왜 대, 중, 소로 구분을 안 했을까? 중란, 소란은 볼품 없을까봐? 에이, 계란은 작을수록 영계가 낳은 알인데 무슨 소리. 뭐니 해도 영계지. 어험. 어....아무튼.
대중소로 구분을 안 한 게 아니더라고. 이미 중란, 소란이 있어. 단지 우리가 마트에서 볼 수 없을 뿐. 그럼 아까 퀴즈의 정답을 알아볼까. 제일 큰 건 왕란! 왜 왕이 특이나 대보다 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왕란. 그 다음이 특란. 제일 작은 게 대란이야.
이 구분 안 가는 구분법을 계속 써야 할까? 마치 싸인, 코싸인, 탄젠트를 보는 고통이라고. 다르지만 뭐가 다른지 모르지. 그 복잡한 USB도 숫자는 있잖아. 계란, 이건 뭐. 완전 33% 찍기 문제야. 호우.
어디 공부하지 않아도 바로 구분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 흑형, 백형, 국산? 크흠. 찰싹! 내가 무슨 말을 했담. 기분 나쁘신 분들에게 사과드립니다. 수학을 싫어하지만 숫자로 구분하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 대란은 52, 특란은 60, 왕란은 68 이렇게. 아, 옷 구분법을 그대로 쓸까? 2특대, 특대, 대. 흠.....이거 생각보다 어렵잖아! 남침, 북침, 똥침 급이야!
농림축산식품부는 달걀 크기 구분법을 마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