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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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이 멀티탭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0) 2019/06/01 PM 10:51

 

멀티탭 관련 내용 - 04:00

 

 

 

이 멀티탭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 유월. 아직까진 북태평양의 열기가 닥치지 않은 평화로운 때. 큰 맘 먹고 지른 선풍기를 보고 있으면 내심 든든해. 더위 말고 준비할게 하나 더 있지. 바로 모기! 대비라 해봤자 별 것 없어. 제우스 신이여! 한 손에 전기모기채 들고.

 

문제는 여태껏 3개월을 넘긴 모기채가 없었다는 거지. 여름 전에 한 두 개 사는데, 가을 되면 다 부서져 있어. 내리치다 목 나가거나, 테두리 플라스틱 부서지거나. 바닥에 있는 거 그냥 깔고 앉는 건 말도 못 하게 많고.

 

아이, 보호망이라는데 왜 이렇게 약한 거야? 이렇게 픽픽 휘어지는 보호망은 듣도 보도 못했어. 뭔 주석 덩어리 실 마냥 흐물흐물. 몇 년 전 정부에서 전자모기채에 대한 안전성 강화를 한다고 했을 때 기대했거든. 이제는 보호망이 전기 안 통하는 플라스틱으로 바뀌나? 고급품에는 빤딱빤딱한 스테인리스?

 

현실은, 스위치 2개를 눌러야 합니다! 호우. 1개보다야 2개 누르는 게 안전하겠지. 천진난만한 애들이 사고치는 건 막아줄 거야. 그래도 좀 섭섭한데. 이게 최선인가? 철없는 어른은 어떻게 하라고? . , 내가 모르는 어른들의 사정이 있겠지.

 

그나저나 전자모기채가 KC인증 대상이 된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스위치 1개짜리도 많이 보이지? 불법....은 아니고 제도가 만들어 지기 전, 그러니까 2017년 여름 전에 수입한 제품은 이 기준 적용을 받지 않는데. 그러니 1개짜리는 뭐다? 문재인 정권과 시작을 같이한 아이다. 혹은 KC인증 좃타~하고 팔아먹는 노양심 제품이거나.

 

어쩌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왔지? . 아무튼. 작년에 산 건 그래도 오래 버텼어. 보호망이 쭈글쭈글 해졌어도 기능에는 문제없었지. 드디어 여름을 버티나 했건만, 처참하게 산산이 분해됐어. 내려쳐서 부서진 것도 아니고, 깔아뭉갠 것도 아닌데.

 

시작은 정말 단순했지. 이 있으나 마나한 보호망, 접혀서 보기도 싫은 보호망. 떼버리자! 니퍼도 필요 없었어. 맨손으로 잡아당기니 뚜두둑 떨어지더군. 좀 위험해지면 어때. 난 이미 어른인걸. 오히려 걸리적거리는 망이 없으니 모기를 더 잘 잡을 줄 알았어. 기대하는 마음으로 스위치 온!

 

? 모기를 향해 내려쳤건만 잡히질 않아. 약이 다 됐나 싶어서 건전지를 바꿔도 똑같아. 손바닥으로 잡은 모기시체를 올려놔도 아무 반응이 없어. 마지막엔 마음 졸이며 손가락까지 댔지. 무반응. 웟더.

 

원인은 구글신의 도움을 받은 후에야 알았어. 전자모기채의 안전망은 그저 안전망이 아냐. 가운데 망에 플러스 전기가 흐르고, 안전망에는 마이너스가 흐르다 중간에 모기가 끼면 음양합일에 의해 파바박! 이걸 떼버렸으니 안 되는 게 당연하지. 흐익. 왜 안전망이 후줄근한 쇠로 만들어지는지 그때서야 알았어.

 

내 무식함을 탓하고 싶지만, 억울해. 광고에선 이런 말 없었잖아. 3중구조라 안전합니다! 두 안전망 사이에 전류망이 위치! 이보시오, 판매자 양반! 안전망에도 전류 흐르잖아요! 아잇, 그것도 모르고 뜯어냈는데. 아흑, 내가 고자라니!

 

문과라서 그런가? 이과는 다 알았어? 문송합니다. 하긴 모기채 뿐만 아냐. 멀티탭! 빛이 나면 전기를 쓴다는 간단한 사실도 망각했어. 멀티탭 중에서도 개별스위치 달리고 좀 비싸게 팔리는 것들 있잖아. 대기전력을 아끼기 위해선 개별 스위치 멀티탭을 사용해야 합니다! 오오. 그렇구나. 쭈세요! 판매자, 언론, 심지어 에너지 관리공단 관계자까지 이렇게 말하니 얼마나 찰떡같이 믿었겠어.

 

나는야 에너지 절약가, 친환경론자! 뽕맛에 취했지. 정작 큼직한 메인 스위치와 개별 스위치 4개가 1365일 누런 빛을 뿜고 있었는데! 여름에는 뜨끈하기까지 하잖아. 오갓. 왜 저에게 이런 멍청함을 주셨나이까. 빛과 열이 있음에 전력소모도 있더라. 이 당연한 걸 지나쳤다니! 대기전력 아끼자고 멀티탭 램프는 하루 종일 켜놓는 아이러니.

 

휴우. 멀티탭 스위치 하나당 약 0.2W를 소모한데. 0.2 곱하기 5개 하면 1W. 1W 곱하기 24시간 하면 24W. 곱하기 365일 하면 8760W. , 1년이면 670W 벽걸이 에어컨 13시간 돌릴 에너지야. 그걸 고작 멀티탭 전등 켜는데 쓰고 있었어. 지구야, 미안하다!

 

이젠 분리해서 사용해. 하루 종일 쓰는 건 스위치 없는 깔끔한 멀티탭에! 15시간 켰다 끄는 컴퓨터는 메인스위치 하나만 달린 멀티탭에. 오호, 나만 몰랐던 건 아니구나. 몰랐죠? 문과에요? ....지질환경과학과. 이과잖아!

 

그래요. 문과, 이과가 무슨 구분이 있겠습니까. 위아더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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