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절
SK 하이닉스! D램 감산! 2분기 영업이익 89% 감소! 이천 시민 여러분 평안하십니까? 후우. 일본이 수출규제라는 헷가닥한 수작을 부리고 있는 때에 안 좋은 소식이네. 경제가 무너지고, 나라가 무너지고, 문재앙이 판치는 이러한 시국 속에~. 크흠.
정말 큰일이야. 큰일.......정말? 워호. 난 모르겠어. D램 매출 떨어진다, 수익률이 감소한다, 우리나라 기업들 위기다. 신문에선 떠들지만 이상하게 그 때문에 나한텐 좋은 일만 일어났거든. 아니, D램을 사는 모든 사람들은 이득을 보고 있지.
작년에 DDR4 8GB 하나가 얼마였는지 기억나는 사람? 오홍. 8만원 정도였거든. 보통 램은 쌍으로 꼽으니까 컴퓨터 한 대 맞추면 램 값만 16만원이야. 램이 이렇게 비싼데 PC를 어떻게 지를 수 있겠어. PC? 응? 퍼스널 컴퓨터.
그렇게 날뛰던 램이 2019년 7월 말일 기준으로 4만원. 크흑! 반 토막! 체감부터가 다르잖아. 예전엔 덜덜 떨며 낙동강 오리알처럼 눈팅만 해야 했다면, 이젠 과감히 지를 수 있지. 사실 일본이 수출 주작질만 하지 않았어도 3만원 아래까지 찍었을 거야. 물론 이 꿈같은 가격폭락은 서울 한복판 드래곤마운틴 용사들께서 막으셨지만. 어째 이분들은 국제정세를 두 수나 앞서가. 어? 일본이 수출 규제하네? 램값 오르겠네? 존버하고 안 팔아야지. 아오!
아무튼. SK 하이닉스가 감산한다는 거지 삼성이 하는 건 아니거든. 우리가 어떤 나라입니까. 삼성만 괜찮으면 대충은 괜찮은 나라 아닙니까. 글쎄...오히려 이 모든 일은 삼성 때문 아닐까? 워워. 과거 치킨게임을 보신 분이라면 알 거야. 삼성이 어떻게 박살내고 박살내서 이 자리에 왔는지.
2012년 일본 엘피다 파산! 제아무리 날고 기는 일본 전자회사라도 째용신의 삼성엔 버틸 수가 없다! 파사삭. 엘피다 뿐인가. 저기 대만에 난야도 파사삭. 마이크론도 치킨 똥이 돼야 하는 거 미국회사라 겨우 살아남고.
이번에도 비슷한 거 같지 않아? 중국산 D램 굴기를 쥐어박아야 하는 삼성이 허이짜 하니 다 뒤집어진 거지. 하하하! 다 죽어라! 다 죽고 나만 살자! 도시바, 너 따위가 감히 상장을 하려 해? 뭐? 기옥시아로 이름 변경? 상관없고 치킨 킥!
결국 도시바, 아니 기옥시아는 밟혔어. 주식 상장 연기! 장하다, 삼성. 중국과 일본을 휘저으렴. 근데 이 앞뒤 가리지 않는 광역뎀이 하이닉스라고 비켜가겠어? 같은 대한민국 아닙니까! 같이 가즈아! 는 응, 안 돼.
정말 승자가 모든 걸 차지하기 딱 좋은 시장. 메모리 시장! 나노를 달리는 기술력, 찍어내는 생산력, 그리고 죽을 때까지 버틸 자본력. 이 삼박자를 갖춘 삼성 아니겠어? 지금은 아프더라도 승리의 날을 기대하고 있겠지. 대단지 아파트 속 유일한 치킨집 되는 꿈을!
게다가 하이닉스가 생각보다 너무 컸어. 2018년 4분기 D램시장 점유율을 보면 삼성이 41.3%, 하이닉스가 31.2%. 와우! 하이닉스가 언제 이렇게 큰 거야? 자, 삼성입장에서 생각해 보자고. 이걸 그냥 두고 볼 수 있어? 안 돼지. 암. 같은 코리아라도 이건 두고 볼 수 없지.
삼성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분배는 2012년 치킨 배틀이 끝난 후 모습일 거야. 그때 점유율이 어땠냐면, 삼성이 50%! 키야. 깔끔하게 절반 뚝딱!하이닉스는 23%로 삼성의 반이야. 바로 이 상황! 2등이 어디서 나랑 비슷하게 먹으려고 해? 내 절반만 먹어!
실제로 올해 1분기에 들어선 삼성만 점유율을 높였어. 하이닉스, 마이크론은 떨어졌지. 이 경향은 이어질 거야. 삼성은 계속 찍어내지만 하이닉스는 그러지 못하니까.내 대뇌망상이라면 하이닉스는 일본 수출규제를 반길지도 몰라. 어차피 나는 못할 거, 삼성도 못 해라! 그래서 재용이형이 일본으로 바로 출동했던 걸지도. 크흠.
여기까지 뇌피셜! 지금까지 했던 말은 다 무시해도 돼. 그러나 이 말만은 믿어 줘. 램은 삼성, 하이닉스가 어려울 때 사자! 우린 짝짜꿍 응원하며 저렴한 램을 즐기면 돼. 이 끝나지 않을 거 같은 치킨절도 언젠가 막을 내릴거야. 끝나면 살벌한 시기가 돌아가지. 마치 5천원 통 큰 치킨이, 2만원 고추 바사삭이 되는 것처럼.
치킨절이여 영원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