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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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충치유발지수 (0) 2019/08/02 PM 10:28

 

 

 

충치유발지수

 

 

어릴 땐 왜 그렇게 치과에 들락날락했는지 몰라. 그 꼬꼬마가 신경치료라는 단어를 외울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 그런데 영구치가 나고 나선 치과를 가 본 적이 없어. 뭐지? 갑자기 아테나 여신님의 축복이라도 내렸나? 내가 치카치카를 잘 해서? 모르겠어. 이 극적인 변화가 어디서 왔는지.

 

그래서 찾아봤지. 충치 유발자! 여기서 퀴즈! 어떤 위험한 음식물이 가장 치아를 썩게 만들까요? 사탕? 쵸콜릿? 비슷하긴 하지만 예상외 다크호스가 있더라고. 바로 젤리. 아항. 곰돌이 모양 그 있잖아, 하라보!. 지렁이, 뱀도 있고.

 

정작 초콜릿은 순위가 생각보다 낮아. 젤리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 대충 순위를 보니까 젤 리가 독보적인 1위고, 그 다음이 캐러멜, 비스킷, 도넛, 인절미?, 건포도 순이더군. 먹으면 이 삭는다는 탄산음료는 저쪽 아래에서 놀고 있어. 라면이랑 동급이야! 호오.

 

상식이 무너진 순간이었어. 달수록 이에 안 좋다는 소문 말야. 반은 맞고, 반은 넘겨짚은 이야기였지. 달수록 잘 썩긴 해. 인간도 단 걸 좋아하는데 충치균이라고 다르겠어? 더 단 것을 입에 털어 넣어 주세요! 그러나 달달함보다 더 중요한 것! 바로 얼마나 입에 들러붙어서 안 떨어지느냐.

 

그래서 젤리였어. 쫀득쫀득 입에 착착 달라붙지. , 찐득함이라면 엿이 최강인 줄 알았는데, 젤리보다는 못하더라고. 서양 것에 지다니 자존심 상하는 걸! ? 아무튼. 내심 기뻐. 여러분도 기쁘지 않아? 젤리만 안 먹으면 되잖아. 지금 초콜릿이 중요하지 젤리가 중요하냐! 아이스크림, 탄산이 살아남았는데 고작 젤리쯤이야. ! 젤리성애자분들에겐 심심한 위로를.

 

그런데 여기서 잠깐! 이 충치유발지수란 거 말야. 이 수치를 곧이곧대로 믿는 것도 문제가 된대. 초콜릿 안심하고 처먹다간 드릴로 이 가는 소릴 듣게 될 거란 거야. 초콜릿도 다 같은 초콜릿이 아니잖아. 입에서 사르륵 녹는 녀석부터, 야동에서 쓰는 찐득한 녀석까지. 혓바닥으로 츄릅했을 때 떨어지지 않는다면 젤리랑 다를 게 뭐야?

 

사탕도 그래. 나같이 성미 급한 분들은 그냥 씹어 먹잖아. 아그작 아그작. 어금니 주름 사이로 당분이 절묘하게 눌어붙지. 지금 이 순간 젤리가 되어~ 거기다 사탕이 좀 딱딱해. 빠삭하면 빠삭할수록 입안 에나맬층은 박살나고 있어. 에나멜? 페인트는 아니고 우리 이를 충치로부터 보호하는 광택막의 에나맬.

 

충치에 대해 이리저리 떠들었는데, 마음이 한편이 무거워. 예전에 꼬꼬마 아이들이랑 같이 지냈던 적이 있거든. 내 주제에 수업은 아니고, 그냥 같이 노는 거였지. 어어? 노는 것도 장난 아냐. 여러분이 초등학교 1, 2학년의 공포를 몰라서 그래. 사랑스럽지만 정신 놓는 순간 어디로 튈지 모르지. 차분한 수업 시간? 머리 찬 대학생들도 못하는 걸 애들한테 바라지 말라고.

 

이 즐거운 공포?30초라도 잠재우기 위해선 금단의 힘을 써야 했어. 그래. 마이쮸! 없는 월급에 사탕은 사야 했다니까. 얼마나 순진했으면 교장쌤한테 사탕구입비를 의뢰했어. 호메시! 지금 보니 완전 미친놈이었잖아! 앞뒤 안 보고 그냥 지른 거야. 교장쌤 답변은? 애들 이 다 썩게 할 일 있습니까? 식중독이라도 걸리면 어쩌려구요! ....죄송합니다! 그 뒤로 교장쌤 모르게 썼어. 크흠.

 

너무 미안해. 아이들한테. 사탕주면서 충치유발지수도 몰랐던 거야. 크흑. 마이쮸가 아니라 자일리톨 사탕 줄 걸! 아니면 하다못해 입에서 녹아버리는 버터사탕이나. 하필 골라도 마이쮸라니. 젤리 뺨치게 찐득한 놈을. 아아. 미안하다! .....고해성사는 여기까지 하고.

 

지금부턴 모쏠이 커플들에게 할 이야기야. 커플들이여, 사랑하는 사람에겐 찐득이가 아닌 살살 녹는 초콜릿을 주자! 발렌타인데이고, 화이트데이고, 결혼기념일이고 질척거리지 않는 걸로. 이건 본인 입 속을 위해서도 중요해. 선물만 주고받을 거 아니잖아. 침도 주고받고, ! 취향에 따라선 배변기관 핥다가 다시 혓바닥 충돌할건데.

 

에이즈와 달리 충치균은 침으로도 옮겨진대. 갑자기 키스하기 싫어지지? 걱정 마. 10초에 8천만마리밖에 안 옮겨. 와우. 충치균 뿐인가? 칸디다! 헤르페스! 이 와칸다 포에버스러운 끔찍한 녀석도 옮겨 갈 거야. 그 입안에 구멍 뚫리듯 허옇게 일어나는 거 있잖아. 알보칠 안 바르면 며칠 고생하는 그거. 입이 그 따위 상태인데 애인 구멍 핥았다? 이제 알보칠을 조개에 발라야 하지. 출산 때면 사태가 더 심각해. 애한테 옮길 수 있으니까.

 

크흠. 오늘도 모쏠은 승리합니다. 라고 하려 했건만 이거 너무 심각해졌네....사랑하는 사인데 충치균 몇 천만마리 주고받는 거야 별거 아니잖아. 양치질 하면 별 거 아니라고. 문제는 아구창인데...아잇! 자기가 보빨을 받고 싶다, 그럼 애인 관리 잘 해! 자기 몸은 자기가 챙겨야지. . 남한테 맡기면 어떤 사단이 날지 몰라. 하기 전에 입 속 검사 하고. 가글도 시키고! ~~~해서 냄새도 맡고. 통과!

 

충치이야기하다 왜 오랄 이야기로 왔지. ....아무튼. 오늘도 모쏠은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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