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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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광복 (0) 2019/08/15 PM 10:08

 

 

 

광복

 

 

광복! 광복? ....처음부터 막히네. 아무 생각 없이 말하긴 했는데 정확한 뜻도 모르고 썼던 거야. 빛 광자에 회복할 복. 빛을 회복하다. 키야. 알고 나니 더 멋지네. 멋져!.....그런데 말야, 우리나라는 빛을 찾았다 치고, 그럼 난 언제 한줄기 희망을 볼까?

 

빛을 찾는 의미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거야. 행정, 사법, 입법, 외교와 같이 딱딱한 말부터 시작해서 독립, 자주, 자유, 평등, 행복, 평화와 같은 가슴 뜨거워지는 말까지. 이 중에서 내가 바라는 건 별거 없어. 자유, 행복, 평화만 있어도 웃으며 살겠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지만 난 자유인이 아닌 거 같아. 어디 세상일이 자기 뜻대로 된 적 있어? 없어. 매일 출근해야 하고, 몇 시까지 일해야 하고, 상사의 부름에 못해가는 술자릴 버티고 있노라면 좌절감마저 들어. 일해라 어서. 노예들아!

 

그런데 집에서 먹고 자는 백수도 똑같은 감정을 느끼거든. 매일 가족 눈치 보며 공부하는 척~. 이 길이 아닌 것 같지만 돌아갈 수도 없으니 그 자리에서 망연자실. 호우! 돌이켜 보면 선택권 자체가 없었던 느낌이야. 그저 세상에 휘말려서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떠내려 온 난파선! 죄송합니다. 노오력이 부족했습니다.

 

이렇게 선택권 부족을 한탄하고 있을 즘, 마침 유튜브 추천영상에 선택과 관련된 영상이 올라왔어. 이름하야 더 패러독스 오브 초이스, 선택의 역설! 웟더. TED 외국 강의인데 다행히 한글자막이 있더군. 그럼 어디 한번 보실까!

 

4줄 요약 갑니다. 현대 산업사회는 선택과잉 사회다. 고민해서 선택해봤자 돈만 낭비하고 만족도가 높지 않다. 선택과정에서 우리의 기대치가 한없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선택권 별로 없는 아름다운 사회로 가자. 흐음. 내 요약이 선동과 날조일 수도 있으니, 직접 확인할 사람은 20분 풀로 보길 권해.

 

설득력이...,. 있어! 선택권이 없으면 고민할 필요도 없지. 그런데 이상하게 뒷골이 싸한 거야. 선택권이 적으면 삶의 질이 올라간다고? 워호. 이 분, 이 분, 선택권 없는 백수생활을 해 봐야 아, 선택권이 있어야 행복하구나 느낄 건데.

 

베스킨라빈스 31 중에 무슨 맛을 먹을까 고민하는 거야 귀찮지. 심혈을 기울여서 민트초코를 골랐건만 맛이 민트해. 에이 수박바! 고민하느라 들어간 포도당이며 시간을 생각하니 얼척이 없어. 변기에 던져버리고 싶을 정도야. 그런데 말입니다. 이 정도 좌절감이야 강제된 선택에서 오는 현자타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당장 부동산 거래가만 봐도 속박된 고통을 느낄 수 있어. 도심 한복판 매매도 있고, 전세도 있고, 월세도 있지만 어찌 감히 그런 선택을 할 수 있겠어. 매매가 20. 커헉, 이 생애선 이룰 수 없는 꿈. 현실은 달동네 월세! 도시가스 들어오면 감지덕지지.

 

너무 거창하게 갔나? 전자제품은 어떨까. TV. 누가 LG 좋은 거 몰라서 안 사나? 비싸서 못 사지! 컴퓨터는 당장이라도 리싸쑤님의 라이젠을 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돈 없으니까! 이 선택권 좌절에서 오는 자괴감은 어떻게 할 거야.

 

자본주의 사회에서 선택의 문제는 생각보다 쉬워. 비싸면 좋은 거거든. 이것저것 고르느라 귀찮다고요? 그냥 제일 비싼 거 사세요! 정말 간단하지. 그럼 선호의 문제는 어떻게 할까? 강연자가 말한 옷 같은 거. 편리한 가격태그로는 그 진가를 모두 알 수 없는 것들 말야.

 

그런데 이것도 생각해 보면 간단하지 않아? 나이키 살지 아디다스 살지 고민이시라고요? 그럼 둘 다 사세요! 슬림핏, 클래식핏 헷갈리신다고요? 이것도 둘 다 사세요! 기분 따라 장소 따라 골라 가는 거죠.

 

그래. 진짜 문제는 통장 잔고! 선택권을 줄이냐 넓히냐는 그 다음 문제라고. 내 인생 제일 젓갈 같은 날이 언제였는지 알아? 할머니 장례식이었어.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었지. 장례식장도 제일 싼 걸로, 관도 제일 싼 걸로, 대접음식도 제일 싼 걸로, 다 제일 싼 걸로....

 

아무리 째용이 형이 부자라도 부럽지 않아. 삼성에 갇혀서 온 정신을 거기에 쏟아야 하잖아. 그러나 그때만큼은 부러웠어. 건희쨩 돌아가시면 자기 선택 이상으로 정성껏 보내드릴 텐데. ....? 갑자기 분위기 장례식 됐네. .....아잇!

 

내가 진짜 부러운 사람은 빌형이야.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고, 또 하니까! 차세대 에너지, 질병 퇴치, 식량난 해결, 지구온난화, 식수문제, 화장실 해결 등 그 많은 걸 하고 있어. 최근엔 바비큐 치킨 만드는 법도 배우시더만. 그 많은 선택들. 과연 빌형이 괴로울까? 아닌 거 같은데!

 

선택 과잉의 사회는커녕 선택 희박의 사회야. 학생은 공부하느라 못 해, 백수는 돈 없어서 못 해, 직장인은 일하느라 못 해, 재용이형은 왕위를 계승하느라 못 해. 현대판 중세야. 차이점이라면 예전엔 구라 예수님이었고, 지금은 돈신님이랄까.

 

그러나 걔 중에는 자기가 선택하고 나가는 사람들이 있잖아. 이 세상에서 탈출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정말 부럽다~는 개뿔. 갑자기 대장과 맹장이 비비 꼬이네. 하핫. 이 속 좁은 녀석! 찰싹!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어. 그 분들 대다수는 금수저 일걸! 빵빵한 지갑 속에 선택할 용기도, 실패할 책임도 들어있지.

 

정말 나란 인간, 못난 인간. 이래서 빛을 회복 못하나 봐. 크하하하. 그래도 포기하지 않을 거야. 어둠 속의 다크템플러라도 되지 뭐. 선택할 수 없다면 즐겨라! 인생의 좋은 경험이다 생각해야지 방법이 없습니다.

 

이 땅에 모든 이가 광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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