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화병
일본이랑 외교문제가 어떻고, 지소미아가 저떻고, 조국 딸이 어쩌네 저쩌네. 많은 국내 가십거리가 있지만 그저 그래. 무덤덤. 그런데 지구 반대편 일은 도무지 떨쳐버릴 수가 없단 말야. 무슨 일? 아마존 화재. 그 해외 직구 하는 아마존 말고 저기 남미 아마존 밀림 숲에 불난 거! 벌써 3주째야. 분당 축구장 1개 반이 사라지고 있어! 이 미친!
처음엔 이해가 안 갔어. 그 습하고 축축한 밀림에, 영어로는 레인 포레스트. 말 그대로 비. 숲. 이잖아. 이런 곳에 불이 난다고요? 하늘에서 휘발유라도 내렸나? 그래서 외신을 찾아보니. 카하. 역시가 역시였어. 인간! 인간이 문제다!
기후변화로 비가 안 와. 그렇게 불 붙기 좋은 조건인데 일부러 불을 붙였네? 농장 짓고, 공장 짓는데 숲이 방해가 된다면, 뽜이아! 태워버리세요. 이런 수박바! 브라질 정부가 오히려 이걸 부추기고 있어. 보우소나로! 대통령. 야! 그러고도 네가 대통령이냐!....는 지구자연파인 내 입장만 너무 떠든 거고. 이유가 있지. 그 사람이 대통령인 이유가.
숲을 보호하자, 아마존을 지키자. 말은 좋지만 과연 그곳에 사는 브라질 국민에게도 달가운 일일까? 전혀! 앞길 막는 나무 조각일 뿐. 후우. 자연보호 한다고 개발 막으면 누가 좋아하겠어? 멀리 갈 것 없이 자기 땅이 개발제한구역이다, 상수원보호구역이다 묶이면 참을 수 있어? 다 죽자!
이러니 막무가내로 아마존을 지켜야 합니다! 라고 말하기가 뭐한 거야. 마치 사이비 비건이 된 느낌이거든. 앞뒤 안 가리고 육식은 전부 죄인 취급하는 그 모습....숲은 소중해요!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라고요! 산소 생산의 20%를 담당하는 곳! 이런 곳에 불을 놓다니 용서할 수 없다! ...뭐? 그곳 주민들? 내가 신경 쓸 바가 아닙니다. 난 옳고, 당신은 틀렸어요! 당신네들이 불편한 거지 내가 불편한 게 아냐. 뭘 봐, 이 자연파괴자들아!
어려워. 세계는 아마존이 필요하고. 브라질은 불을 내서라도 개발하고 싶고. 딴에는 아마존 세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있더라고. G7이든 UN이든 좀 산다는 나라들이 브라질에 돈 붙여주자는 거지. 호오. 이미 여러 나라에서 브라질에 지원을 하고 있더라고.
그런데 이것도 파고들면 복잡해. 아마존 소중한 거 다 알지. 그런데 막상 돈 내려면 아깝거든. 어느 누구도 앞장서질 않아. 미국? 거긴 트럼프 된 후로 환경 문제는 맛이 갔어. 개발하고 개발하라! 파리기후협정 잣 까! 지구온난화는 모두 주작입니다. 중국의 주작이라고요! ....이래서 내가 트럼프보단 시진핑을 좋아해. 진핑이 형, 미세먼지랑 핵발전소는 막아줄 거지? ..아니!
브라질 대통령, ....볼보소나타. 가 아니라 보우소나로.도 내정간섭 하지 말라며 튕기고 있어. 저 상간나 성진국 새끼들! 지들은 해먹을 거 다 해먹었으면서, 우린 왜 못하게 해! 뭐? 지원금을 안주겠다고요? 계속 파이어다!
후우. 지구님, 제발 비를 퍼부어 주세요. 기후변화 때문에 뒤틀렸다 하지만, 이번엔 도와주세요. 인간 놈이 싫더라도 거기 사는 카피바라, 재규어, 악어, 아나콘다, 나무늘보, 타란툴라, 앵무새, 치코 멘데스, 버락 오바마는 살려야 하지 않습니까. ...잠깐, 버락 오바마? 누가 새 이름을 이 따위로 지었어! 트럼프가 알면 아마존을 몽땅 태워버릴 거라고!
...아무튼. 세계인은 내가 미 대통령이 아니란 걸 다행인 줄 알아야 돼. 내가 아메키칸 프레지던트였다? 이미 브라질은 잉카시대로 돌아갔어. 부시가 석유 찾아 이라크 폭격한 거 마냥, 나는 산소 찾아 브라질을 작살내겠지. 명분도 그럴 듯 하잖아. 세계의 허파를 보호하기 위해! 브라질을 아작 내겠습니다. ....어라, 몇몇 분은 좋아할 거 같은데. 크흠.
그러면서 부통령과는 즐거운 계산을 하고 있을 거야. 이번 침략으로 확보한 산소가 얼마나 되지? 20년 치 입니다. 좋아. 아주 좋아. 그런데 각하, 그쪽에 살던 주민이랑 애들은 어떻게 할까요? ..흠. 내전 일으켜서 서로 죽여 버려. 마약도 좀 타고. 아니면 우민화해서 노예로 부려먹는 것도 괜찮겠네. 똘똘한 놈들로 해서 자리 꼽아 놔......와우. 나란 놈은 대체. 전생에 이토 히로부미였는지도 몰라. ...응?
에잇! 지구 반대편으로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가까운 우리나라 산불부터 막자고. 4월 강원에서 큰 산불이 났지. 전국에 소방차가 총집결할 정도로 큰 화재. 다행히 불은 잡았다 하지만 이후 상황을 보니 안타까워.
연기에 건강을 잃은 아이, 집이 타버린 이재민, 죽어버린 상권. 아.....가깝다고 해서 쉬운 게 아니구나. 벌써부터 숨이 막혀. 이 분들 어떻게 하지? 끄아악. 뇌가 불타고 있어! 침착....어려울 땐 돈신을 찾으세요. 돈이면 해결됩니다. 그래! 돈 드려! 복구 할 때까지! 문대통령 파이팅.
산불을 초장에 잡으려면 크게 3가지가 중요하대. 조기경보! 공중진화! 임도정비! 조기경보는 빨리 119 출동하는 거고, 공중진화야 헬기로 물 퍼 나르는 건데. 임도정비? 한자로 풀어 쓰면 수풀임에 길도. 숲길!
숲길 정비하는 거랑 산불이 무슨 상관? 상관이 있어! 여기서 말하는 임도란 등산로 정도가 아냐. 적어도 차 한 대는 지나갈 정도의 폭이지. 이런 흙만 가득한 선이 있으면 불이 못 넘어가겠지? 브라보! 당장 전국에 임도 팍팍 뚫자!
라고 하기엔 반대도 만만치 않네? 숲을 보호하기 위해 숲을 뻥뻥 뚫는다? 크흠. 살짝 이상하긴 해. 거기다 길이 난 곳엔 사람이 가고, 어, 그 중에는 개념 상실해서 길빵하는 위인들 있을 거고, 그러다 보면 산불이 더 많이 일어난다는 논리. 흐음.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 하지 않을게. 오늘 왜 이렇게 어렵냐. 미안해. 창의력 결여된 제국주의적 사고관의 한계야..... 그래도 한 가지는 알았어. 산불도 인간 문제구나.
도와줘요 아쿠아맨!....앗, 바닷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