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과
유튜브는 정말 최고야! 세상은 아직 살만하구나 느낄 수 있지. 애들 유튜브 중독된다 걱정하는 분도 있지만, 난 괜찮다고 봐. 하루에 12시간씩 보면 새로운 영역을 개척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거든. 처음엔 어그로, 가짜뉴스, 인기영상만 보다가 슬슬 지식탐구를 하지. 이를테면 동물다큐, 우주, 물리, 철학, 역사, 세상의 모든 지식, 피아노, TED, EUV공정과 삼성의 미래, 알지도 못하는 프로그래밍 언어까지. 와우.
지식의 보고! 오늘도 유튜브를 통해 지식을 쌓습니다. 핫. 걔 중에는 살짝 위험한 것도 있어. 가령 미국 유학 가서 이런 친구랑 절대 놀지 마세요! 올리버쌤이 올린 영상인데, 이게 뭐랄까, 새로운 약물의 세계에 눈을 뜨게 해 줬단 말야.
아아, 영상은 미국 가서 약하는 인간 가까이 하지 말라는 내용이지만, 코호. 그러기 위해선 누가 약쟁인지 알아야 되잖아. 그럼 약쟁이 특징을 알아야 하고, 평소에 뭘 빠는지 배워야 하고. 그러다 보면 너와 나 모두 약쟁이가 되고. ....응? 이게 아닌데.
처음부터 신세계야. 매직마커! 화이트보드에 칠하는 매직! 키야, 가끔 냄새 맡았을 때 오묘한 향이 난다는 건 알았지만, 이게 그런 용도로도 쓸 수 있을 줄이야! 무슨 용도? 돌고래가 죽을 위험 무릅쓰고 복어 잡아 흔드는 행위!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뇌세포 살살 녹는다. 에헤헤헤.
분명 매직마커 코에 쑤시는 놈들 조심하라는 뜻이지만, 벌써부터 집에 매직 없나 살펴보고 있어! 이거 유성매직도 가능한 거야? 킁킁.....찰싹! 이 미친 놈! 크흠. 넥스트! 감기약으로 마약 만드는 건 많이 들었지? 사실 내가 문과라서 그렇지, 화학과였다면? 아마, 부산에서 마약상하고 있을지도 몰라. 그나저나 화학과 학생들 정말 도덕적이군. 입학할 때 선언이라도 하는 거야? 마약은 절대 만들지 않겠습니다, 브라보! 화학도 분들께 박수!
마지막으로 휘핑크림! 이건 우리나라에서 기사 떴지? 아아, 기사 뜨기 전에 한번 해봤어야 했는데. 는 이 정신 나간 놈! 찰싹! ....크흠. 휘핑크림이 위험한 건 아니고, 그 뿜뿜 해주는 가스가 뿅가는 원인이야. 유식하게는 아산화질소! 지금부터 아산화질소 들어간 스프레이를 찾는다! ....이 마약에 환장한 놈! 찰싹!
내가 한다는 게 아니라, 여러분 궁금증 해결하기 위해 찾아봤어. 아산화질소 들어간 제품을 살 수 있는지. 어떨까요? ...살 수 있습니다! 아잇, 유통경로는 알아서 찾아보세요. 아무튼, 이제 입에 흰 거품 물고 헬렐레 하는 사람을 봤다면 2가지 가정을 해야 할 거야. 재빠른 기도확보와 119 호출해야 될 상황. 또 다른 하나는 생크림 스프레이 빨고 무방비인 인간. 등짝을 보....아니 지갑을 보자! ....오늘 마약에 절도까지, 대환장 파티로군. 호메시!
이왕 이렇게 된 거 자물쇠 따기 까지 가즈아! 이것도 유튜브에서 배운 생활의 지혜! 절대 범죄에 쓰라고 배운 거 아닙니다. 자물쇠를 쉽게 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옆으로 비틀고, 망치로 내리치고, 실톱으로 자르고. 여러 방법이 있지. 그러나 그 중에 최고는 펜치 2개로 비트는 거야. 이때 주의할 점, 양옆으로 비트는 게 아니라, 위 아래로 뽑듯이 하는 것! 아항. 옆 노노, 위 아래로.
생각해 보면 당연해. 자물쇠에서 제일 약한 부위가 어딜까? 딸깍 걸리는 부분. 그 부분만 작살내면 따는 거지. 그런데 영상 보기 전에는 몰랐어. 그저 잡아 찢을 생각만 했지. 역시 지식은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그래서....오늘 말한 걸 정리하면, 매직마커 콧구멍에 끼운 뒤에, 휘핑크림 한 사발하고 나서, 자물쇠를 효과적으로 따는 법을 가르쳐 드렸군요. 대단합니다.....끄아악!
모르겠어. 모르는 게 약인가? 아는 것이 힘인가! 잠깐....우리 쇼 연령제한 있었나? ...없네. 맙소사. 머리 큰 어른이 정신 줄 놓는 거야 그러려니 할 수 있어. 그러나 꼬꼬마들은 아니지. 너희들은 우리의 미래란다. 훌륭한 사람 돼서 국민연금 꼬박꼬박 내주렴. 응?
이건 마치....유튜브 같아. 어떤 사람은 중독되고, 저떤 사람은 광고수익을 얻고 있지. 그 차이가 뭘까? ..더 깊이 있는 생각? 글쎄..... 아잇, 유튜브도 너무 추상적이야. 다른 가정을 해보자고. 가령, 내가 모쏠에 결혼도 못할 팔자지만, 만약 애가 있다면? 애가 폰을 사딸라 한다면?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핵무장 수준의 다기능 카메라 겸 게임기 겸 야동재생기를 손에 쥐어 줄지. 아니면 대학 들어갈 때까지 흥선대원군 마냥 피처폰으로 쇄국정책할지. 와우. 머리 터지겠네! ....는 정했어! 아는 것이 힘이다! 단, 선생님이 있어야 돼. 중도인 척 하면서 한쪽으로 편향된 선생님.
마약은 우릴 기분 좋게 해요. 선생님 들고 있는 마커만 맡아도 마법의 세계로 갈 수 있답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절대 맡지 않아요. 제대로, 오래 살고 싶거든요. 사랑하는 사람과 바른 정신으로 포옹하고 싶답니다. 자, 마약을 할지, 자신의 의지대로 살지, 선택은 수현이 몫이에요. 뭘 선택할건가요? ...마약요! 이러면 반쯤 죽여 놓는 선생님. 너에겐 선택권이 없어!
야동은 내가 가르칠 수 있을 거 같은데? 아빠, 하루 종일 야동만 보고 싶어요. 아들아, 현실과 야동은 다르단다. 거긴 천상계 메시가 뛰어노는 곳이야. 넌 뛰어봤자 최대 12분이라고. ..야동에 나온 플레이는 다 하고 싶어요! 아들아, 꿈을 크게 갖는 건 좋지만, 현실은 냉혹하단다. 돈 없으면 침대로 갈 수 조차 없어요. 플레이는커녕 운동장 대여도 안 된다고! ..여자는 나쁜 남자를 좋아하나요? 아니, 너 얼굴을 보아하니 바로 성추행 구속이야. ..아빠, 뒤로 하는 건 어떤 기분이에요? 그건... 쉽단다. 홍콩행 게이바에 가보렴. 요오!
이 중도 같은 중도 같지 않는 지식전달에 아이는 바르게 크겠지. 그야말로 지식뿐만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으로! 우리 미래와, 연금과, 휘핑크림을 위하여.
늘어나는 지식 속에 자라나라 지혜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