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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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신부수업 (0) 2019/09/30 PM 08:27

 

 

 

신부수업

 

 

울 엄마가 천주교 신자거든. 그러다 보니 난 이력서 쓸 일이 하나 더 있어. 바로 성당 사무직! 결과는 항상 꽝이었지만. 여긴 탈락해도 연락 하나 없어요. 알아서 떨어졌구나, 대충 때려 맞춰야 해. 정말 하느님 사랑과 거리가 먼 곳이지. 하긴 그 분은 가차 없으니까.

 

그래도 이건 양반이야. 예전엔 신부되라 그렇게 졸랐다고. ! ..니 성격에 신부하면 딱이다. 조용하지, 고리타분해서 얼마나 좋노. ..엄마! 엄마가 아들 좋게 보는 건 이해하지만 이건 너무 갔다! 내가 얼마나 저급한 인간인지 몰라서 하는 말이다. ..우선 믿음 자체가 없어. 오히려 하느님 까질 못해서 안달난 놈이지.

 

결정적으로 스님 뺨치는 무욕의 삶! 난 결혼하고 싶다고! 백수 방콕인이 결혼까진 욕심이라 쳐. 그래도 태어나서 붕가는 해 봐야지! ..삶의 목표가 뭔가요? 사랑과 붕가! 이런 인간이 모든 걸 주님께 헌신한 신부가 될 수 있겠어.

 

그런데 말입니다...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냥 엄마 말 들을걸 그랬어. 어차피 모쏠인거! 아무 차이 없는데. 일반인이 이렇게 금욕적인 생활을 하는데 신부라고 못 될쏘냐! 신부 됐으면 적어도 방구석 불효자는 아니었어. 아무리 신부 월급이 적어도, 아빠한테 용돈 타 쓸 정도는 아니잖아. 워호.

 

물론 개인적 해피타임은 막을 수 없지. 이건 장담 못 해. 간혹 가임기의 수녀님, 혹은 김태희 같은 신자님 상상하면서 ..찰싹! 크흠....이 정도는 하느님도 용서하실 거라고. 적어도 애들 건드린다거나, 기쁨조 만들어서 단체 관광은 아니잖아. 정 찔리면 고해성사 하면 되고. ..신부님, 오늘은 또 어떤 망상을 하셨나요? 성당 뒤뜰에 마리아님 조각상이, 아이 뭐, 말로 표현할 수가. 미친놈아! 그만해!

 

지금까지 우스갯소리였습니다. 이 망상충! 아이 걱정마. 내 주제에 신학교 과정 못 버텨. 군대 16개월도 끔찍했는데 어떻게 7년을 버티겠어. 신부 되는 과정 봤어? 그야말로 정신과 시간의 방. 아침 일찍 일어나 기도만 하고 오지요. 지금까지 뵌 신부님들마다 한 성깔 하셨거든. 그 과정을 버틴 인간들인데 당연한 이야기였어. 이미 인간의 영역을 초월한 거야. 코호호.

 

그런데 신부 수업(?) 과정 중에 딱 하나 이해 안 가는 것이 있어. 신학교 3학년 때부터 독방생활을 해. 이전까진 여러 명 생활하다 혼자 있으니 외롭다나 봐. 이게 말이야 소야. 오히려 좋은 거 아닌가? 병원도 6인실보다 독실이 더 비싸요. 허허. 독방에서 이제 마음껏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데? !....? 왜 그런 눈으로 봐. 주님과 나만의 시간! 혹은...현자타임!

 

아무튼. 지나간 일을 회상하며 조금 현자타임에 잠겼어. ...그런데 말입니다. 나랑 비슷한 경우가 여러분 중에도 있더라고. 누구? 바로 민머리 맨머리 빡빡빡 대머리. 미녹시딜 먹어봤자 안 생기는데 왜 잡고 있는 거죠? 머리 있어도 안 생겨요. 그 돈으로 차라리 텐가를....어오, 유리는 던지지 마세요. 죄송합니다. 아이, 멍멍이 소리했습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살려주세요!

 

크흠. 좋아!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서 이 이야기는 내일! 진지하게 나눠 봅시다. 검찰개혁보다 더 중요한 문제. 대머리, 그 밋밋함에 대하여.

 

커밍 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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