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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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펭수, 부사장 만나다 (0) 2019/10/03 PM 10:04

 

 

 

펭수, 부사장 만나다

 

 

오늘은 개천절. 하늘이 열린 날이라는데, 현실은 갑갑해. 최근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게 보여서. 대본을 아무리 써 봐도 재밌지가 않아. 뻔해. 아니면 억지거나. 그런데도 봐주러 오다니, 여러분은 천사야.

 

관객 수 많으면 좋지. 그런데 숫자가 다는 아냐. 1명을 위해 쇼를 한다 해도, 용솟음치는 개그가 느껴지면 만족한다고. 이 재밌는 걸 단 1명만 본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1? 아마 내 친구일 거야. 카하. 보고 있니 친구! ... 그런데 내 자신에 만족을 못하잖아? 그럼 다 소요 없어. 자괴감에 빠져버리지.

 

이렇게 저기압일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자이언트 펭 TV를 보면 됩니다! 구독! 좋아요! 알람설정까지! 하핫. 요즘 가장 핫한 캐릭터. EBS에서 준비한 어른이용 거대 펭귄, 펭수! 아직 모른다면 오늘 당장 펭TV 정주행 하자.

 

구독자 1만을 기념한 것이 불과 3개월 전. 그러던 것이 아육대 영상 한방으로 빵 떴어. 역시 인생이나 유튜브나 한방! 지금은 구독자 13만을 자랑하는 대기업야. 아육대 영상 보신 분?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잠깐 설명하자면 인간사 조직생활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대회야. 여기서 나온 명언만 지켜도 이미 당신은 승진가도!

 

어떤 말이 나왔는지 볼까. ..반칙도 기술이다. 저녁은 지옥에서 먹자. 키야! 내세 따위야 상관하지 않는 현실주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결과중심주의! 만약 이렇게 했는데도 결과가 안 좋다? 좌절하지 말고 당당히 따질 수 있어야 돼. ..이건 기울어진 운동장입니다! 제대로 합시다. 크흑! 그러면서도 줄은 잘 타야지. ..선배님은 무조건 옳아. 높으신 분들을 향한 무한 사랑. 90도 인사는 기본이야. 그러다 결정적 순간이 오면? ...나만 이기게 해주세요, 나만!

 

아무튼 펭수. 펭수가 아무리 어른용이라지만 출신이 EBS거든. 교육방송! 아이들에게 나쁜 건 절대 보여줄 수가 없어. 욕설, 섹드립, 정치풍자는 절대 금물. 그런데 재밌단 말야. 중간중간 섞인 꼰대스러움과 대담함. 카타르시스! 이참에 나도 꼰대 개그 개발해야겠어. 크흠.

 

이런 펭수가 EBS에 절대적으로 기여한 것이 있으니, 바로 사장님 이름 알리기! EBS 사장은 누굴까요? ... TV 봤으면 이 석자를 잊어버릴 수 없지. 구독자 만 명에게 선물 준비할 인물, 비싼 참치회를 사다줄 인물, 인형 탈 정규직과 친구 먹는 인물. 김명중!

 

그런데 말입니다....김명중 사장님 이름이 다른 곳에서 이미 언급된 적이 있어. 올해 5월부터 시작된 EBS 사장, 부사장 퇴진 서명운동에서! 호오. 이거 의왼데. EBS노조는 사장, 부사장 물러나라 투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펭수는 사장과 친구 먹어? 역시...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편안한지 아는 펭귄입니다.

 

그럼 왜 EBS노조는 펭수와 다른 길을 걷고 있을까? 월급 안 줘서? 그건 아니고, 부사장이라는 박치형, 이 분이 문제야. 이 분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창 잘 만들고 있던 다큐멘터리 하나를 작살냈거든. 무슨 다큐멘터리? 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 반민족 특별 조사 위원회와 관련된 프로그램이었지. 대신 박근혜 홍보 동영상을 찍었어. ~...

 

흐음....갑자기 열 받네. 지금 시국이 어느 땐데! 민족 독립에 관한 다큐를 말아먹어? 부사장 당장 나오라 그래! 김명중 사장은 이 사람 안 자르고 뭐하는 겁니까! 한통속이에요? ....이렇게 해서 사장, 부사장 쌍으로 욕을 먹고 있는 상황이야. 특히 부사장이.

 

왜 제작 중단 시켰을까? 정확한 이유야 모르지만. 합리적 의심은 할 수 있지. 제작 박살내고, 담당 PD를 엉뚱한 곳에 보낸 때가 2013년이거든. 13년이면......그 분이 대통령 하고 있을 때지. 그 년이라 해야 하나? 아무튼, 그 분 아버지가 친일인명사전에 등록까지 된 상황이니 거시기 하잖아. 주변에도 일본과 친한 분들만 바글바글하고. 김기춘, 우병우, 나경원, 곽상도, 엄용수, 이종구 등 셀 수도 없어.

 

이런데 공영방송 EBS에서 반민특위를 다룬다니, 가만 놔둘 수 있어? 윗분들 불편하지 않게 알아서 정리하는 것이 인지상정. 컷컷컷! 다 잘라내 버렸어. 딸랑이 흔든 대가로 차기 사장자리 약속받았나? 그럴지도. 부사장으로 존버 타다가 정권 바뀔 날만 기다리면 될 거야. 일본 좋아라 하는 분들 중에 대통령 나올 때까지.

 

EBS 사정을 알고 나니 펭수가 다르게 보여. 정작 본진은 터지기 직전인데 혼자 잘 나가고 있는 거야. 펭수 말고 다른 쪽은 심각해. 방귀대장 뿡뿡이는 재방으로 돌려막기 중이라고. 이러니 방귀만 뀌던 그 순진한 녀석이 선배님은 항상 옳아이런 소릴 하고 있지!

 

EBS를 지키기 위해 이젠 펭수가 나설 차례야. 사장과 친구 먹은 녀석 아니면 누가 나서겠어? ..자이언트펭 TV 다음편! 펭수, 사장님 만나다. 여기는 EBS 사장실. 김명중 사장님. 지금 EBS의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이게 문제입니다, 이게. 박치형 부사장 자르세욧! 거기서 밥상 뒤집기로 포인트 주면 딱 이겠네. 아참, 애들 보는데 폭력은 안 되지. 신사적으로 가자고 친구. .매니저~! 물 한잔 주세요. 부사장 면상을 향해 촤악!

 

이 프로그램은 ebs.co.kr과 모바일앱을 통해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제작지원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발전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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