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매
그리운 학창시절... 정말? ..그리워, 하루 8번도 분출할 수 있었던 그 시절! 아항. 그러나 오늘 할 이야기는 정반대의 얘기야. 교복 사이로 빵빵 맞은 빠따의 추억! 바로 체벌!
각자 잊히지 않는 기억 있지? 다 말했다간 밤새도 모자랄 테니까 특별히 저만 대표로 하소연하겠습니다. 캬하. 어디보자. 맞은 거로 치면...중학교 2학년 땐가, 안경 낀 여자 도덕쌤한테 출석부 모서리로 머리 맞았을 때, 제일 기분 더러웠어. 아픈 걸로 치자면 중간도 못가지만 그런 거 있잖아. 이 인간이 날 인간으로 안 보네? 열 받네? 인격적 모욕이랄까.
아, 그러고 보니 더 꾸중물 같던 경우도 있었어. 막 중학교 올라와서 들었던 충격적인 말. 잣 플러스 맨. 잣맨. 이건 뭐 한국어와 영어의 대통합이야? 이런 신박한 단어를 누구한테 들었게요? 음악쌤한테. 그것도 애들 앞에서. ..음악감상문을 이따위로 써 와? 이 잣맨아! ...후우...지금 생각하니...더 열 받네!
그래도 나 정도면 양반이더라. 언어폭력 사례 보니 정말 개그맨 많더라고. 배고프다고 투정하는 여학생 보고, 10달 동안 배부르게 해줄까? 호우! 이 분 왜 선생님 하셨대? 개그맨 공채 시험 보시지. 의도야 어떻든 기발함에 10점 만점 드립니다. ..분명 개그였을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크흠. 안타깝습니다. 선 넘으셨네요.
아무튼. 언어폭력도 체벌이지. 그런데 말입니다...2011년 이후로 체벌이 금지됐다는 거 알아? 여기 급식들. 요즘은 안 맞고 다녀? 세상 좋아졌네. 브라보. ...응? 맞는다고? 그렇다면 눈치껏 국가인권위원회에 찌르세요. .아무튼, 그런데 말입니다! ...간접 체벌은 계속 허용하고 있어. 간접 체벌? 이건 뭔 외계어야?
간접체벌. 간접적인 체벌. 쉽게 말해 기합이나 얼차려야. 때리지는 않으나 벌은 줍니다. 호오. 그럴듯하군요. 대충 뭔지 알 거 같아. 뒤에 가서 손들고 있어! ..투명 의자 실시! ..푸쉬업 20회! 이런 것들.
밀대자루로 맞는 것보다야 인간적인 것 같긴 해. ...그런가? 아닌데! 나도 그렇고, 친구들도 그렇고, 엎드려뻗쳐 할 바에 그냥 5대 맞고 말지, 이런 마인드였다고. 5분 손들고 있어봐. 반성단계를 돌파해서 이게 뭔 짓거린가 짜증만 솟구쳐. 여러분은 어때? ....인정!
이 체벌 아닌 체벌 같은 간접체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간접체벌도 모조리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 학생은 사람이다! 사람이 사람대접 받겠다는데, 어! 천부인권에 걸맞은 주장이지. 추진하는 곳도 요오~ 소리 나오는 곳이라고. 대표적으로 UN 아동 권리 위원회.
반대쪽을 볼까. 간접체벌 필요하다. 의외로 학교 선생님들 중에 이 주장 하시는 분들이 많아. 하긴, 현장에서 별의별꼴을 다 볼 테니. 수업시간에 처자고, 처먹고, 처 싸고, 처 씨불이고. 이런데 때리지도 못해, 벌도 못줘 하면 어쩌라는 거야. 오로지 사랑의 힘? 대자대비의 정신으로, 예수님이 원수를 사랑하듯 아이들을 가르치십시오. ..야!
어려워. 둘 다 맞는 말이라. 그런데 말야, 선생님과 학생 관계까지 법률을 들먹이는 게 맞는 건가? 좀 거시기한데.. 선생님이 어떤 존재입니까? 군사부모일체! 임금과 스승과 엄마, 아빠는 하나다. 또 하나의 가족이잖아. 뭐 가족 간에도 지지고 볶고 싸우긴 하지만.
체벌은 마치 성추행과 비슷해., 사람에 따라 다르단 말야. 찌찌뽕한 상대 얼굴이 원빈이면 용서.....가 아니라, 평소 관계에 따라 달라져. 사랑하고 존경하는 쌤이 매를 들었으면 진짜 반성하잖아. 이 분이 매를 들 정도면 내가 미친 짓 한 게 맞다. 이 못난 놈! 쌤의 마음을 아프게 하다니! 난 맞아 죽어도 싸! ...반대로 존경 1도 없는 남남이라면? ..어? 쳤어? 고소미나 먹으세요. 당신은 오늘부로 내 선생이 아닙니다. ..아오! 진짜.
갑자기 내 자랑하자면, 쌤들한텐 정말 잘했어. 이해는 못 해도 수업시간에 또랑또랑 쌤만을 바라봤지. 남자쌤에겐 존경을, 여자쌤들은 사랑을! 이럴 땐 내 성적 취향이 도움 된다니까. 카하! ...잠깐, 아이들한테 선생님물을 보여준다면? 학생 선생 대통합 실현? 내 첫 경험은 선...찰싹! ...죄송합니다. 뭔 말 하려 했더라? 크흠.
심할 땐 쌤한테 맞고 싶은 경우도 있었어. 고1 문학시간. 막 사범대학 졸업해서 오신 문학쌤! 작은 체구에 맞지 않게 이따만한 딱딱봉을 들고 다니셨지. 딱딱봉? 중간에 텅 비어서 소리만 큰 작대기 있잖아. 졸거나 틀리면 손바닥 맞았는데, 오우야, 짜릿짜릿 합니다! ...아잇, SM취향 아냐! ...응? 밀프? 야! 그 쌤은 유부녀 아니었다고!
아무튼. 웃으면서 때리셔서? 가끔 콧소리로 앙탈도 부리셔서? 야아~ 손 똑바로 대라~. 하악하악. 합당한 이유를 대셔서? 이유야 여러 가지 있겠지만 딱 하나 꼽으라면 사랑이야. 사랑! 존경! 잘 지내시죠, 정** 쌤!
어쩌다 보니 체벌 찬성론자가 됐네? 어...사랑의 매는 찬성합니다. 그런데 뭐가 사랑의 매인지 구분하기 어렵잖아. 문학쌤과 내 관계를 일반화 시킬 순 없다고. 그래서 결론은요! 서로 존중하면서 인간답게 때리자. ...미안해. 더 기발한 상상이 떠오르지 않았어.
이를테면 학생인권조례 확장판을 가르치는 거지. 난 이게 있는지도 몰랐어. 그럴 수밖에. 부산은 만들려다 반대가 심해서 못했대. 서울, 경기도는 있다니 파이팅! 아무튼, 여기 있는 내용이 다 좋은 말이야. 학생은 어떤 이유에서든 차별받지 않는다.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개성을 실현할 권리가 있다, 양심의 자유가 있다 등등. 다 좋아요. 그런데 권리만 강조한 느낌이란 말야. 책임이 없어. 책임 없는 권리는 뭐다? 고삐 풀린 양치질이다.
나도 사람이고, 친구도 사람이고, 선생님도 사람이고, 모두의 인권이야. 선생님의 순정을 밟는 순간 그 땐 선생님도 깡패가 되는 거야! 서로 친하게 지내야지. 싸우고 그라믄 안돼. 어버버. 드립 치려다 또 횡설수설하네. 찰싹!
이래도 안 되면? 그럼 중국처럼 할 수 밖에. 전 교실에 CCTV와 뇌파 탐지기를. 그 전에 리스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