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은 대국적으로
즐거운 주말 맞을 준비는 되셨습니까? 카하하.
요즘 이상하게 군대 때 생각이 나. 내가 맡은 보직이 인간 잡병이었거든. 시키면 뭐든 한다. 누가? 주임원사님이. 크흑. 정말 버라이어티 했어. 식당 가 봐라. 예이. 그 날은 하루 종일 설거지 하는 날이야. ..경계 인원 부족하단다. 들어가 봐라. 예이. 하루 4번 근무 들어갔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근무는 2시간 동안 먼 산 바라보는 일이야. 총 들고 서서! 그걸 하루에 4번 하면 어떻게 될까요? 시간과 정신의 방이 현세에 도래합니다.
뒷산에서 칡 캐고, 해바라기 심어서 물주고, 컴퓨터 고치고, 창고 정리하고, 감사 오면 행정반 도와서 문서정리하고. 어휴. ...유머스탑! 이러다 하소연장 될라. 여하튼. 그래도 괜찮았어. 주임원사님 참 좋은 분이셨지. 짬에서 느껴지는 연륜!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고.
그런데 딱 한 가지. 대대장님과의 사이는 이게 묘했단 말야. ...응? 워워. 여기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계급 정리 들어갑니다. 대대장은 어...가족으로 치자면 가장이야. 우리 가족을 대내외적으로 책임지는 사람. 주임원사는 그 집에 사는 6년차 고양이지. 짬타이거! 겉으로 보기엔 바닥 생활이지만 실질적으론 권력에 정점에 선 동물!
내 일과 중에 30분 정도는 주임원사님 인생격정 듣는 일이었어. ..대대장 왜 이리 답답하게 일하노. 팍팍 좀 밀어 붙이지. 저래갖고 부대가 굴러가겠나! ..예이, 예이. 여기서 잠깐. 대대장님과 주임원사님은 극과 극이었어. 대대장님은 이미지가 딱 문대통령이야. 병사들 말 다 듣고, 신중하고, 말 수 적고, 민주적이고. 군인인데 민주적이고? 핫. ,.주임원사님은 말 그대로 경상도 사나이.
갑자기 재미없는 군대이야기를 한 이유는....내가 바로 주임원사님 심정이라 그래! 답답해 죽겠네! 뭐가? 검찰개혁! 조국 법무부장관! 지금 장관 된지가 한 달이 지났는데 지금까지 한 일이 대체 뭐야! 끄아아악!
법무부장관 되기 전부터 한 달, 되고 나서 지금까지 한 달. 무려 2달을 언론에서 떠들어. 진저머리 난다고. 그러던 와중에 이번 주 월요일이었지. 조국 장관이 직접 검찰개혁안을 발표합니다. 오오! 드디어! 했는데...했는데! 검사장 전용 차량 폐지? 관용차? ...검사장들은 국가에서 차도 내줬어? 이런 수박! 잘했네. 잘했는데! ..명색이 검찰개혁방안 제 1호로는 너무 볼품없잖아! 아오!
특수부 대폭 축소, 검찰 파견 제한은 이미 검찰 스스로 내놓은 개혁안이야. 신선한 맛이 1도 없어. 지금 특수부 박살내서 공수처로 옮기네 마네 소리가 나와야 할 판국에! .,특수부? 이름처럼 특이한 곳이야. 주로 높으신 분들 잡아 족치는 곳이 여기거든. 한편으론 뒷돈 받아서 모른 척 하는 곳도 여기지. 검찰 권력의 상징!
검찰 파견도 그래. 파견이 뭡니까? 회사로 치자면 출장. 검사가 출장뷔페마냥 정부 오만 곳에 다 투입돼 있어. 기획재정부, 법무부, 국방부, 감사원, 금감원, 헌법재판소, 부산광역시, 심지어 예전엔 청와대까지. 그리고 이 모든 결정권은 검찰총장이 갖고 있고. 듣기만 해도 검찰뽕이 차오르지 않아? 모든 부처에 자기 사람 투입할 수 있는데. 이렇게 막강하니 장관 정도야 자기 밑으로 보지.
이런 검찰을 상대로 너무 고지식해 보여. 너무 순진무구한 것 같다고! 인사권으로 칼 한번 거하게 휘두르기도 바쁜데, 언론사 조지기도 바쁜데! 어! 빠워! ...아무리 원칙을 지키며 나간다 하지만 이 느림보 속도는 설명이 안 돼. 혹시 조국이 무능한가? 이런 생각마저 든다고!
후우. 이번엔 할 수 있을 줄 알았어. 검찰개혁! 그런데 이게 뭐야. 1달 내내 변한 건 없고, 언론은 계속 궁시렁 대는데 짜증이 안 날려야 안날 수가 없어. 이젠 윤석열 총장도 별장에서 붕가 파티 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니 그야말로 혼파망. 시끄러워서라도 싫어. 싫다고!
이 사단의 원인은 무엇인가. ...이 모든 게 문재인 때문이다! 검찰하고 법무부가 권력다툼이 있으면 대빵인 대통령이 정리를 해 줘야 할 거 아냐! 한명은 쳐 내야지! ..두 명이서 짝짜꿍하면 어떻게 됩니까? 역사가 말해주지 않습니까! 차지철, 김재규...정치를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각하! 탕탕절. 박근혜는 기억할 것입니다. 응?
내가 대통령이었으면 60일 전에 게임 끝냈어. 중앙일보에서 조국의 조자만 꺼내도 재용이형 발끝까지 털었을 거라고. 어디 구치소 밥은 맛있던가요? 평생 먹여줄까요? ..조선일보에서 조국의 국자만 꺼내도 방상훈 사장 감방에 처넣었어. 장자연 씨의 아픔을 100분의 1이라도 느껴보세요. 형님들한테 뒷문 개통 당하면서. ..한겨레, 경향? 오늘부로 정부기관 광고 다 끊습니다. 이 적자 신문사들아! ....언론탄압이다! 진짜 언론 탄압 해줄게. 당장 언론이란 언론은 전부 세금 조사해! 탈탈탈.
개혁은 이렇게 화끈하게 해야지. 안 그래요? 아주 좋아~ ...어라. 근데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상황인데. 독재자와의 콜라보레이션? 나도 탕탕절? 정치를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탕탕!
핫핫. 내가 목마른 건 카타르시스야. 천하의 검찰이 깡그리 박살나는 모습! 중요한건 메시지....여기서 쪼커 감성이! ...조금 더 지켜보겠어. 참으면 참을수록 폭발의 희열은 배가 되지. 와이 쏘 씨리어스. 켈켈켈. ..그만해 미친놈아! 찰싹!
아무튼. 그래. 아참, 군대 얘길 마무리하자면, 1년 정도 지났을까, 주임원사님이 그러더라. 처음엔 대대장 저거 느려 터졌다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괜찮다고. 느리지만 차근차근 근본부터 바꿔가는 모습이 배울 만 하다고. ..그쵸?
대대장님과 주임원사님을 생각하며. 치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