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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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소록도 (0) 2019/10/16 PM 09:38

 

 

 

소록도

 

 

정말 성교육은 필요해. 안 그러면 나처럼 이상한 짓 하거든. 이제 막 중학교 들어갔을 때였지. 그땐 찹찹이가 정확히 뭔지도 몰랐어. 그저 인류의 행복을 증진시킬 위대한 발견인 줄로만 알았다고. 정말이야. 이거 빨리 특허내야 할 텐데 이런 생각 했으니까. 푸훗.

 

성교육 제로인 내가 어떤 짓을 했냐면...뒤처리를 안 했어. ! 팬티에 그냥 찍! 맙소사. ...? 이건 성교육 이전에 인간이면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걸 어겼다고? ...그래. 내가 이렇게 무식했습니다. 다행히 밤꽃 냄새는 풍기지 않았어. 아직 씨알은 없었던 때여서 그랬나? 크흠.

 

그 습기 가득한 쿠퍼액 팬티는 결국 일을 냈지. 불알주머니와 허벅지 사이가 활화산이 된 거야. 밤만 되면 가려워서 미쳐버렸어. 벅벅벅! 진물이 흐르는 용암대지 형성! 밤 되면 긁어서 다시 활화산 되고. 부끄러워서 아빠한테 말도 못했어. 끙끙! 으휴. 그러다 결국 들켰는데, ...아빠가 한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나. 이거 매독 아니가! ...아버지!

 

그땐 용암대지가 한 달은 뒤집어져 완전 자갈치 시장 바닥이 된 상태였거든. 딱지가 더덕더덕. 코호호. 식사 전이라면 죄송합니다. 다행히 병원 가니까 그냐 낫더라. 매독도 아니었어. 원인은 터래끼! 솟아나는 털이 뿌직뿌직 찌르다보니 피부가 자극을 받고, 그걸 멋도 모르고 긁어 댄 거지.

 

지금 생각하면 정말 무식하면서도 대단해. 그런데 말야....상처 긁어대는 버릇은 그 후에도 고치지 못했어. 여드름은 짜야 제 맛! 모기 물리고 가만 놔두면 될 건데 굳이 긁어서 오르가즘 느끼고. 호메시! 나만 이런가? 감염의 위험에도 가리가즘을 위해 상처를 벅벅 긁어 대는 특이취향이? 여러분은 어때? ....우리 모든 동지구나.

 

맞아. 인간이면 못 긁어서 안달이지.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도 그렇더라고. 지나가는 개 배 긁어 줘봐. 하루 종일 대자로 뻗어 있을 걸? 그리고 해피카우! 행복한 소를 위한 거대 때밀이기계. 캬하하. 유튜브에서 해피카우 영상만 봐도 마음의 평화가 오지.

 

왜 이렇게 동물들은 긁을까? 인생이 긁어야만 행복해서? 카드도, 복권도....찾아보니 여러 요인이 있대. 상처가 회복되면서 신경을 툭툭 건드리기도 하고, 항스타민 성분이 분출돼서 더 가렵다는 거지. 그런데 여기서 잠깐....왜 생물은 이따위로 진화했지? 아니, 그렇잖아. 세균 버글버글한 손톱으로 뜯고, 또 뜯고. 이게 생존에 무슨 도움이 돼?

 

목숨보다 물광 피부가 더 소중해서? 우둘투둘한 피부로는 이미 종족번식 대업에 참여할 수 없다? . 그럴지도. 안 보이는 귓속마저 못 긁어내서 환장하는데. 의사쌤들은 절대 귀 파지 마라 하지만, 말이 쉽나. 긁적긁적 후벼 파면 짜릿하잖아. 하악하악, 귀 파줄게요, ASMR 듣고. 결혼하면 마나님께 꼭 받을 거야. ....그렇다고.... 희망사항도 못 말하냐!

 

여기서 잠깐. 내 더러운 손으로 엉덩이 여드름은 그렇게 십자어택하면서, 왜 남의 상처는 피할까? 이상한데...., 물론 유튜브에 각질, 여드름, 피지낭종, 편도결석, 말파리유충, 무좀, 비듬 제거 영상 보면 시원하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화면으로 봐서 그렇지. 이걸 직접 한다고 하면? 워워. 꺼져 꺼져, 여드름균! 옮기지 마세요!

 

피부에 대한 광적인 집착은 한센병이 최고일 거야. 나병, 문둥병 등으로 불리기도 하지. 여기에 대해선 세계적 권위의 서적, 성경에도 나와요. 하나님의 부정을 받은 자! ..절대신이라는 작자가 속은 더럽게 좁아. 예수님 정도는 되어야 손을 내미시니. 크흠....기독교 까는 거 아닙니다. 하나님 까는 겁니다. 아무튼.

 

왜 그렇게 차별했을까? 전염도 안 된다면서? ...아니. 그건 아니고. 전염이 되긴 해. 그것도 호흡기로. ...워워. 걱정하지 마. 치료받는 분들은 99.99% 전염력 상실! 게다가 건강한 일반인은 저항력 높아서 안 걸려. 100% 장담을 못해서 그렇지....

 

한센병 관련해선 소록도가 떠올라. 소록도 아시려나? 원한다면 봉사활동 갈 수 있어. 대신 여긴 마음 단단히 먹고 가야 해. 14일 이상 섬에 머물러야 하거든. 이 말이 뭡니까? 놀고먹는 대학생, 백수에게 최적화된 봉사활동! 하핫. 취준생도 안심하지 마시라. 요즘 취업하려면 봉사시간 채워 넣어야죠? 자소설에도 첨가해야 되고....이게 나라냐!

 

어쨌든. 나한테 딱인 곳인데! 집구석 식충이로 살고 가기엔 그렇잖아. 남에게 도움 되기도 해야지. 이곳에서 봉사하며 관종병 말기를 떨쳐낼지도 몰라. 거기다 봉사활동하러 여성분들도 많이 오실거고. 후훗. 럭키다제. 그곳에 오신 분들이야 말할 필요도 없어. 이미 마음점수는 100점 만점! 무한한 자애로 뭉친 분들! 백수 찌질이도 구원하실 천사님! ....? 그 분들도 못 한다고? 방구석 찐따는 구제불능이라고? ....너무한데..

 

문제는 내가 B형간염 보균자라는 거야. 감염성 질환자는 신청을 못 해. 피부병도 없어야 하는데, 내 엉덩이 여드름 보고 있자면 심상치 않거든. 벌써 분화구 터진 곳만 4군데. ....그리고 엄마가 허락을 안 할 거 같아. , 가족 동의도 필요해. ..백수 자식이 취직은 안 하고 섬에 간다하면 냉장고 뒤집으시겠지?

 

결정적으로... 안 돼. 안 돼! 이 싸가지 없는 정신 상태로는 안 돼. 봉사가 아닌 자기개발을 위한 여행. 오직 나를 위해 떠나는 여행! 이런 녀석이 어른들 공경하면서 공평하게 대할 수 있겠어? 없어!....그래도 가보라고? ...고민해 볼게. 여기서 고민해 볼게라는 의미는 아시죠? 언제 밥 한 끼 하자, 언제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약속이죠. 크흠. 농담이고. 진짜 고민중이야. 내가 자격이 있나, 용기가 있나, 여유가 있나.....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

 

혹시 여러분 중에 마음속에 끌어 오르는 빛이 있다면 신청해 봐. 대신 진지하게 생각하고. 아참, 군필자들은 적응하는데 편하겠더라. 일과가 완전 군대거든. 새벽 5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칼 같은 일과표. 캬하하.

 

아무튼. 이제 내 몸 긁어대는 건 그만! 다른 사람의 아픈 뾰루지를 쪽쪽 뽑아줘야지.

 

 

 

자원봉사 : www.sorokdo.go.kr/sorokdo/board/sorokdoHtmlView.jsp?menu_cd=02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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