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를 위한 예방주사
오늘은 10월 26일. 갈비탕 먹기 딱 좋은 날이군. 탕수육은 부찍먹. 탕탕탕! 코호호~ 찰싹! ...사람 목숨 갖고 농담 하지 않기로 해 놓고선.....그렇습니다. 오늘이죠. 그 분 돌아가신 날. 아주 잘 죽었어. 진작 총 맞아 뒤졌어야 했는데. ....응? 지금 누굴 상상하신 거죠? 이토 히로부미를 말하는 겁니다만. 안중근 의사 만세!
어느덧 10월도 다 가네. 올해만큼 가을 같지 않은 10월은 처음이야. 물론 내년이면 이 보다 더한 짜파게티 같은 가을이 올 것 같지만. 지구온난화는 계속 됩니다! 쭈욱~ 그래도 슬슬 싸늘한 기운이 도는 것이 반가워. 난 겨울이 좋다고.
그런데 애 키우는 분들한텐 마냥 이 서늘함이 반갑지 않은가 봐. 요즘 유독 많이 보이는 팸플릿! 독감 예방 접종 하세요! ...여기 독감 접종 하신 분? ....와우. 저기 손드신 분, 월수입이 얼마나...? 크흠. 장난입니다. 결혼하셨죠? ...그럴 줄 알았습니다. 여기서도 결혼한 인생과 그렇지 못한 인간은 극명한 차가 나네! ..저요? 10살 이후론 접종이란 걸 해 본 적 없습니다. 기억 한편을 아무리 뒤져도 없어!
하소연은 여기까지. 아무튼, 뉴스기사를 보니 이거 무슨 공짜로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적어놨더라고. 공짜? 예아! 공짜라면 바이러스 덩어리도 맞는 것이 인지상정. 이런 좋은 기회를 지나칠 수 없지. 그런데 말입니다....공짜는 개뿔! 멀쩡한 성인은 돈 내고 맞아야 돼! 12세 이하 어린이, 65세 이상 어른, 임신부, 장애 3급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국가유공자는 무료!
여기서 잠깐. 아무리 무료대상자라 하더라도 다 공짜가 아냐. 예방접종도 2종류가 있걸랑. 3가랑 4가. 바이러스 종류야. 3가는 3종류 넣은 거, 4가는 4개 넣은 거. 이 중에서 하나라도 덜 넣은 3가가 무료! ....참....3가라도 공짜가 어디야. 줘서 좋긴 한데 뭔가....찝찝한데! 똥 덜 닦은 기분! 줄 거면 그냥 다 주지 뭔 3가, 4가 나눠서 적은걸 주냐!
정부에선 그럴듯한 이유를 드는데, 우선 3가만 맞아도 충분하다. ....정말? 인터넷 찾아보니 3가보다 4가 맞으라던데? 3가만 맞았다가 B형 독감 바로 걸렸다는 글도 있고. 이건 어떻게 해명하실 겁니까! 선동과 날조냐! ...또 다른 이유는 3가에 비해 4가를 하게 되면 돈이 엄청 깨진다는 거지. 호오...돈 문제라. 이제 이해가 되는군요. 돈은 중대 사항이다.
만약 내 자식이라면, 여친도 없는 놈이지만, 3가를 맞히겠어. 전 알뜰한 아버지니까요! 그러다 마나님한테 등짝 스매쉬 맞은 후에 4가 맞히겠지. 여기 아빠들 어때요? ....그쵸? 그럼 이제 중요한 문제를 풀 차례네. 4가 독감예방접종 비용!
이게 좀....거시기 해. 전국 공통일줄 알았건만 가격이 천차만별이야. 어디는 2만원, 저기는 3만 7천원. 맙소사. 맘카페에서 사전조사 안 했으면 호구 될 뻔 했어. 아니, 예방접종이면 전국통일 권장사양으로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왜 이렇게 들쑥날쑥해! 이럴 바에 제일 믿음직하고 저렴한 보건소로 갑시다!
했는데....보건소는 예방접종을 안 하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요 의사양반! 예방접종 그렇게 강조하면서 보건소에 약이 없다고요? 이게 나라냐! ...후우...보건소에선 아까 말한 무료대상자들에게만 해준대. 그것도 보건소마다 대상과 날짜가 달라서 확인하고 가야 하지. ....끄익! 성인도 보건소에서 전국 최저가로 예방접종 맞게 해 달라!....여하튼.
자, 그럼 실전에 들어가 보자고. 자식한명 가진 성공한 가족은 예방접종 하는데 얼마가 필요할까요? 우선 자식 맞히러 가면 분명 의사쌤이 그럴 거야. 애만 맞히면 효과가 없습니다. 엄마, 아빠가 독감 걸려 보세요. 온 집안에 다 퍼집니다. 그러니 다 맞으세욧! ...이러면 투철한 가족사랑 정신에 자동으로 예이 예이 할 수 밖에. 3명 전부 4가 접종으로 탕탕!
3 곱하기 3만원하면 9만원. 핫. 이게 끝이 아니지. 가족이 모처럼 밖에 나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 있어? 적어도 고오급 레스토랑에서 밥 한끼 해야지. 쨍그랑! 묻고 떠블로 가! 오늘 지갑에서 18만원이 사라졌습니다. ....하하...18만원. 백수에겐 1년 용돈이야. 예방접종 맞고 싶어도 못 맞겠네. ...아니지. 이건 성공한 3인 가족을 가정한 거지! 애 가진 분들이여! 접종 맞고, 소비생활 하시고, 국가경제에 보탬 되십시오!
농담처럼 말했는데 진짜 예방접종 맞고 나서 든든한 거 먹어줘야 돼. 백신이 뭡니까? 반 죽여 놓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아무리 안전하다 하더라도 사람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 걔 중에 한 마리라도 팔딱대고 있을지 누가 알아. 그러니 뜨끈한 국밥 한 그릇으로 몸보신 하면서 예방력을 길러야지.
....잠깐.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논린데. .....안아키!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 백신, 예방접종, 심지어 수혈까지 반대하는 무서운 분들! ....아냐, 내가 아무리 대자연을 사랑한다지만 예방접종만큼은 인간 주사기를 갈망하는 사람이라고! 사람이 먼저다! 주사기 무서우면 지는 거!
아무튼 예방접종. 그런데 .,.난 가족도 없는 모쏠이건만 못 맞아. 혼자 맞고 오면 되는데, 3만원이면 끝나는데.....아니! 3만원이면 치킨이 2마리다! 어차피 난 필요 없어. 방구석 백수만큼 독감과 떨어진 사람이 있을까! 내 방은 그야말로 청정구역이야. 세균이고 바이러스고 외부에서 들어올 기회가 없지. 밖에 나가질 않으니! 보기엔 좀 더러워도 이미 내 몸과 동화된 먼지, 개기름, 각질뿐이야. 크하하하! 은둔형 외톨이가 이렇게 좋습니다!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건강한 내일을 여는 예방접종의 가치. 지금 맞으세요. 서로 체액 교환하는 커플! 소중한 아이 딸린 부부는 당장!
나?....앗! 혹시 간호사 누나가 엉덩이에 놔 줘? ....그냥 팔에 놓는다고? 그럼....괜찮아.
살아나 보면. 알아서 독감예방주사 찾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