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가 내가 된다
정약용 선생이 그런 말을 하셨더군. 인생 살면서 애들은 한번 가르쳐볼만 하다고. 핫. 99.98% 동의하는 바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있다 보면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돼. 어른들에게선 배울 수 없는 것을 경험할 수 있지. ....순수함? 그건...아니고.
여러 가지 있겠지만 오늘은 그 중에서도 놀이에 대해 얘기해 볼까. 애들 처음 만났을 때, 바로 그 날! 마인크래프트의 파괴력을 느낄 수 있었어. 네모난 캐릭터가 네모난 산을 깎으며, 광공업을 핑계 삼아 세계를 건설하는 게임!
게임과 함께 한 인물에 대해 듣게 되는데, 도티라고 알아? ...응? 다들 알고 있었어? 나만 구식 어른이었던 거야? 호우....맞아. 마크로 방송하사 어린이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신 분! 와우...그의 인기는 독보적이야. 경쟁자 몇몇이 언급됐지만 냉정한 아이들은 가차 없었지. ...도티 말고 다른 사람 방송은 안 봐? 예. 양띵은 욕해서 안 봐요. ...하핫. 키즈유튜버 꿈꾸는 분들, 욕 한번 잘못 뱉으면 그날로 끝나는 거야. 명심해.
그런데 정작 폰으로 마크하는 애들은 적어. 오히려 듣도 보도 못한 신박한 게임들을 주로 했지. 이를테면 달리기 게임. 그 있잖아, 왼쪽, 오른쪽 장애물 피해가며, 0.001초 눈 깜빡임도 허용하지 않는 극악한 게임들. 대체 이 정신 혼미한 걸 누가 하나 했더니, 애들이 하더라고. 그것도 완벽하게. 애들은 미쳤어. ..그게 보여? 그걸 피해? ....인간 육체는 20대가 정점이라고 하지...아니! 눈과 손놀림은 8세에서 13세 사이에 극대화 됩니다. 인간의 영역을 넘어섰어.
계속 게임 이야기만 했는데 이제부터는 아날로그 감성 물씬 풍기는 얘기로 넘어가 보실까. 사실 폰만 잡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어. 뛰어노는 애들이 더 많아. 여자애, 남자애 가릴 것 없이 운동장을 누비지. 비가 오더라도 그 생명력은 잠재울 수 없습니다. 아무리 말려보지만 이미 흙탕물에서 진흙목욕을 하고 있다고.
딱지치기, 구슬치기, 살구도 현역! 바닥에 먼지 때를 훑으며 살구하는 애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흐뭇해. 녀석들, 오늘도 열심히 청소 해주고 있구나! 정말 멋져서 눈물까지 나오네! ...애들이 뭐 그렇게 크는 거 아니겠어. 면역력 조기교육! 초미세먼지 돌아다니는 세상에 버티려면 어릴 때부터 적응해야지. 암.
그런데 말입니다...도저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혹한 놀이도 있으니, 바로 액체괴물! 액괴! 아오! 끈끈이 슬라임을 왜 그렇게 사랑하는지 몰라. 뭐 좋습니다. 몰캉몰캉 주물럭거리고 싶은 거야 인류 공통 욕구죠. 어머니의 가슴, 남자의 단단한 거시기 아래 늘어진 두 알. 조물딱 조물딱. 크흠....문제는 성분! 뉴스보니 발암물질, 중금속, 환경호르몬 덩어리라며? 환장하겠네! ..유해성 없는 액괴 개발. 국가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아무튼. 오늘 애들 얘기를 꺼낸 이유가 있어. 이번 주말에 블리즈컨이 열렸잖아. 블리자드가 주주님, 게이머들 모셔놓고 자체 광고하는 행사. 올해는 별 거 없더만. 고작 언제 나올지 모를 디아블로 4가 전부. 오버워치도 2탄이 나온다 했지만 까보니 실상은 1탄 그대로 우려낸 사골 국이고. ....응? 히오스? 시공은 정말....여기 까지.
여기서 눈여겨 본 게 오버워치인데, 워워, 난 이 게임 안 해.. 1인칭 총게임은 멀미 때문에 못 해. 그런데 왜 시네마틱을 14번이나 돌려봤냐? ...나랑 영혼까지 교류한 작은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 장래 희망이 겐지야. 크허헉. 용이 내가 된다! 류승용기모찌!
닌자가 되고 싶었던 애는 요즘 이시국씨를 만나게 됩니다. 이 시국에 닌자? 닌자~? 아이가 겪었을 내면적 고뇌, 고통을 생각해 봐. ...으휴. 캐릭터가 이렇게 중요해. 특히 국적 공개한 캐릭터는 더욱 더! 언제부터인가 아이는 겐지를 따라할 수 없었어.
그런데! 이시국씨도 겐지뽕을 막을 수 없을 것 같아. 이번에 공개된 오버워치2 홍보영상에서 겐지가 너무 멋있게 나왔거든! 흑흑. 오, 나의 작은 친구여. 겐지에 대한 사랑이 더욱 깊어지겠구나. 그런데 딱 하나만 부탁해도 될까? 아무리 그렇더라도 수업시간엔 참아줄래. ...쌤, 겐지가 함께한다! ..아악! ...잠깐, 오버워치 몇 세 이용가야? ...12세? 야! 9살이!.....크흠.
어른들이 학창시절 그립다고 하지? 난 애들이랑 있다 보니 꼬꼬마 때가 그리워. 아직 정액 분출하기 전 순진했을 때. 그 때는 여자애들이랑도 거리낌 없이 놀았는데. 크흑.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인생 2회차 실력으로 초고속 임신 테크 탈 텐데! 아차, 그때는 정자도 난자도 안 나오지. ....응? 찰싹! 죄송합니다. 머리 박겠습니다.
액괴든 게임이든 애들은 친구와 해서 재밌어 해. 맘 맞는 친구. 키야, 여러분도 기억나죠? 지금은 친구도 못 사겨, 아니 사람 만나는 것 자체가 버겁지만. 한 때는 이 세상 모든 어린이랑 둥실둥실 했던 때가 있었잖아. 아무렇지 않게 말 걸 수 있던 때가. 훗. 우린 모두 인싸였구나! 근데 왜 이렇게 됐을까?
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 애들은 싸워도 3분만 지나면 다 까먹더라. 정말 배우고 싶어. ...난 맘 상하면 이를 갈면서 담아두는데. 그 뿐인가? 사람 대할 때 항상 자본주의적 마인드가 가득 찼지. 너가 500원치 도와줬으니 나는 499원치 도와준다는 정신! ....애들은 그런 게 없더라고.
알았어. 인싸되는 법! 아이 같은 마음으로 살면 되는구나! 그런 의미에서...
류진노켄오쿠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