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지만은 않은 너
오늘은 11월 11일. 빼빼로데이? 노노. 가래떡 데이. 농업인의 날! 11번가 11절! 광군절! 하지만 없죠~ 애인도, 돈도. 그러니 우리 모두 노래합시다. 월요일 좋아~ 최고로 좋아~ 월요일! 월요일! 월요일! 월요일 좋아~ ....악! 이런 뜻깊은 날엔 고리타분한 정치 이야기가 제격이지.
이자스민 의원이 자한당에서 정의당으로 옮겼다는 소식 들었나요? 아항. 사실 처음부터 이상했어. 필리핀 출신 여성이, 아니...어...이걸 뭐라고 해야 하지....다문화? 어라. 다문화가정이란 명칭도 안 좋은 말이라 들었는데. ...아잇! 아무튼 외국에서 살다가 한국국적 사람과 결혼해서, 우리나라 국적 얻은 가정을 대표한다는 분이, 왜? 어떻게? 자한당에? 크흠. 이거 자한당 너무 깔보는 발언이야? 이건 자한당 지지자 분들도 인정하시죠?
아무튼, 다문화가정을....찰싹! 아잇! ....그래! 국제결혼가정! 이제 불편한 분 없겠지. 난 국제결혼 가정을 인생에서 크게 3번 경험했어. 비행기도 일본여행 하면서 단 1번 타본 골수 부산 토박이 주제에. 참 세계로 뻗어가는 항구도시 아니랄까봐.
첫 번째가 부산역 건너편 텍사스 거리! 와우! 엘프 누님들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얀 피부에, 금발에, 허리를 초과한 길쭉한 다리에. 물론 복장은 초큼 과감할 때가 있지만. 크흠.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여기서 잠깐. 타지 분들은 여기가 무슨 러시아 백마....찰싹! 백마는 달리고 싶다! 크흠. 제가 방금 뭐라 지껄였죠? 잊어버렸습니다. 자, 러시아 분들만 잔뜩 있는 걸로 아는데, 아냐.
상해 거리, 화교학교가 있는 곳! 중국동포, 중국인들도 많아. 참고로 거기 중국집이 몰려 있는데, 맛은 어...한쿡산 중국집보다 살짝 느끼해. 짬뽕이고, 짜장면이고. 구석에 가면 중국전통 국수집도 있으니 요체크. 그 다음은 동남아에서 온 누님들. 간혹 여관에서 천진난만하게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어....어...오늘 위험하네. 대충 느낌 오죠? ...응? 왜 이리 잘 아냐고? 아잇, 부산토박이! 그 중에서도 역사와 전통의 중 동구 출신! 어릴 때부터 이 일대는 손바닥 보듯 압니다. ...아니, 방금 한 말 취소. 전 아무고토 모릅니다.
그건 있어. 어릴 때부터 다양한 누님, 러시아 형님들을 보고 자라서 그런지, 적어도 골수 인종차별주의자가 되거나, 피에 갈망하는 미친놈은 안 됐다는 거! 화교 애들하곤 중학교 때 농구 많이 했지. 골대가 근처에 거기 밖에 없었걸랑. 티격태격 할 때도 있었지만 우리는 모두 친구! 그 중에 한 녀석은 빅토리아 열혈 추종자였는데, 지금 잘 살고 있으려나. 여하튼. 만약 자녀를 국제적으로 키우고 싶다면 부산 상해 거리 고려해 봐. 대신 밤에는 되도록 나가게 하지 말고!
두 번째는 저기 부산 문현동에 있는 아시아 공동체 학교에 봉사활동 하러 갔을 때였지. 언제나 그렇듯 투철한 사명감이나 봉사정신은 10그램도 없었어. 그저 봉사시간 채우기! 보여주기 정신! 그래도 막상 가보니 참....마음이 무겁더라. 일단 학교시설이 ....아이, 좀, 엉망이야! 1층은 그야말로 10년 방치한 폐학교 같았다고.
학교에 갔지만 애들은 보지도 못했어. 청소하고, 짐 옮기는 일만 했지. 이게 뭐야? 난 애들을 보고 싶은데! ....했지만 막는 이유가 있습니다. ...봉사활동 와놓고 상식 까먹는 짓을 하는 사람이 있대. 마치 동물원 온 것 마냥 구경하는 사람. 뒤에서 속닥속닥 알 까는 사람. 야! 니들이 사람이냐! ...아니다. 나도 똑같은 놈이구나. 나도 어떻게 생겼을까 보고 싶어 했잖아! 이 못난 녀석! 찰싹! 같은 아이들이건만. 으휴. 반성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아시아공동체학교에 봉사활동 하러 가시는 분들은 많이 생각하고 갔으면 좋겠어. 혹시 애들이 마음에 담아 둘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건 아닌지. ...이거 참 어렵네. 아니면 완전 머리 백지상태로 가거나. 힘쓰는 일에 특화된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야! 건장한 남성 여러분 웰컴. ...어? 이거 성인지감수성 떨어지는 발언인가? 건장한 여성도 환영!
마지막으로 초등학교에서 알바 뛰었을 때 일인데. 이건...어...조심스러워. 흐음. 유난히도 속을 썩였던 한 아이. 편하게 이니셜 D라 할게. 수업시간에 폰 하고, 애들 때리고. 어휴. 겨우 잡아가며 다독이고 말도 아녔어. 속으로 부모님 면상 좀 보자, 수십 번도 외쳤지.
그러던 중에 기어이 일이 터진 거야. 학부모 한 분이 직접 학교에 오셔서 한소리 하셨어. 더 이상 내 수업에 애 못 보내겠다고. ..애를 어떻게 가르치는 겁니까? 괴롭힘 당하는 모습을 지켜만 보셨어요! ..너가 D야! 왜 우리 애 괴롭혀! ....그 때 아픔과 자책은 평생 잊지 못할 거야. 못난 센세 때문에 마음 아팠을 K야, 미안해!
한편으론 D가 정말 미웠어. 이 종자부터 썩은 놈아! ..그런데....일이 지나가고 담임쌤이 조용히 말해주시더라. D가 나쁜 애는 아닌데. 1학년 때 베트남이라고 놀림을 많이 받았어요. 괴롭힘 당하고. 자길 지키기 위해 애들한테 못되게 구는 거 같아요. ...오 갓! 그때서야 보인 거야. D의 조금은 더 까무잡잡했던 피부가. ...어? 피부색 발언 이거 위험한가?
에잇! 아무렴 어때! D가 어떤 아픔이 있는지, 왜 그런지 몰랐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어. 해선 안 될 생각을 했지. 태어날 때부터 버르장머리 없는 놈! 어른 되면 감방에 가거나 나처럼 방구석 폐인이나 될 녀석! ....어리석었습니다. 아이에게 더 다가갔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건데. 아이가 왜 그런지 느낄 수 있었을 텐데.....
아잇! 분위기 너무 다운됐네. 그 후엔 D를 미워하지 않았어. 대신 따끔하겐 야단쳤지. 진절머리 나게 들러붙었어. 남자애였다는 게 정말 다행이야. 방과 후 안가겠다는 걸 기어이 들쳐 매고라도 갈 수 있었으니. 푸히힛. 어엇. 잠깐. 그렇다고 특별대우 한 건 아닙니다. 더 똑같이 대하고 싶었을 뿐.....사실 잘 모르겠어. 계속 고민해 보자. 우리 모두!
아무튼. 이자스민 얘기 하려다 엉뚱한 데로 빠졌네. 아잇! 원래 오늘 주제는 이게 아니었는데! 이자스민, 과연 그녀는 국제결혼 가정을 대표할 만한 일을 했는가! 선거철 다 돼가니 뜬금포 정의당으로 가는 이유가 뭔가! 자한당에선 공천 못 받을 것 같아서? 69%입니다. 그러고도 한국문화다양성기구 이사장 맡을 자격이 되는가! .. 이걸 말하고 싶었건만!
까는 건 다음으로 미루죠. 아주 국제적으로 깔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