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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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80년대 생들을 위한 변명 (0) 2019/11/20 PM 08:10

 

 

 

80년대 생들을 위한 변명

 

 

80년대 생은 과연 꿀 빤 세대인가? 와우....무슨 수작질을 하려고 이 따위 뚱딴지같은 질문을 하냐고? 아잇. 그런 게 있어.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세요? 80년대 생입니까?

 

몰라, 앞에 9, 20자 붙은 애들은 그렇게 보나 봐. 무한경쟁 사회 이전에 축복받은 세대...저기요. 니들이 IMF맛을 알아! 그거 맛 보면 다 죽었어! 현실 인셉션!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이러한 강아지같은 현실 속에!...꿀 빤 세대는 없어!

 

그런데 말입니다...나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 70년대 생들. 취업 걱정 없이 개꿀 빨았겠네! ...아니다, IMF97년도에 터졌으니 흐음... 60년대 생으로 정정합니다! 딱 지금 우리사회 최정점에 서있는 분들! 소위 486, 586이 여기지? 솔직히 말합시다! 꿀 빠셨죠! ...? 욕은 하지 마시고!

 

워워. 죄송합니다. 크흠. 제가 너무 먹고 사는 문제에만 몰두한 나머지 다른 부분을 지나쳤습니다. 그래, 아직 개발도상국 가난한 상태에서 국가부흥을 이룬 주체! 또 하나 이 세대의 기리 남을 업적은 민주화일거야. 전두환 물러나라! 직선제! 수많은 투쟁으로 쟁취한 민주주의. ....이렇게 보니 전혀 꿀 빤 세대가 아닌데! 한 번 더 사과드립니다.

 

크흑....이에 비해 80년생들은 정말 한 게 없네? 우리가...찰싹!. 아니, 너님들은 대체 뭐한 거예요! 80년생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아차! 박근혜 끌어냈구나! 아이, 그럼. 의지의 80년생들! 여기에 검찰개혁까지 해내면 금상첨화!

 

아무튼. ...어느덧 우리도, 찰싹!. 너님들도 아재, 아줌마가 돼버린 거야. 꼰대 소리 들을 나이. 그런데 좀 섭섭하네. 우릴, 아니, 여러분을 꿀 빤 세대라 하다니. 여러분이 촛불혁명도 했고, ! 보이진 않아도 생활 곳곳에 얼마나 불합리를 고쳐왔는데. 이런 걸 안 봐주다니. 쯧쯧. 요새 젊은 것들은.

 

사실... 우린 다를 거라 생각했어. 기존보다 더 자유롭고, 더 정의롭고, 더 공정하며, 인간적인 세상을 꿈꿀 거라 믿었지. 개인적으로도 자유주의자가 되고 싶었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최대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 여기 자유의 투사들 소리 질러!

 

그런데 말야...막상 생각해보니, 난 꼰대더라고. 말은 그럴 듯하게 했지만 속에선 어쩔 수 없는 꼰대력이 요동치는. 내 안의 파시즘! 세대와 세대를 이어 물려받은 한국 전통의 선비정신일지도 모르지.

 

그래서 분석해봤습니다. 우린 2000년대 이후 생들에게 부끄럼 없는 세대인가? ..,.? 90년대생? ! 너희들은 우리랑 나이차도 별로 안 나는데 뭔 90따리 자부심 부려! 세대 기준은 20년인 거 모릅니까? 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들.

 

아무튼. 침묵의 시간.... 할 말을 잃었습니다. 우린 뭐랄까...그래! 딱 낀 세대 같아. 이도저도 아닌 세대. 민주주의 뽕은 조금 맛봤는데 내면에는 골수 가부장과 차별이 만연해 있지. 그런 거 있잖아. 정치인들은 칼같이 비판하고, 투표 안 하면 항문에 치질 걸릴 듯 민감하지만, 정작 본인 생활은 시궁창인. 나에겐 관대하고 남한텐 막대하는!

 

우린 뭐가 나쁜지 알면서도 바꾸지 못 했어. 오히려 동화돼 버렸지. 빌어먹을 사학비리! 대학등록금! 학벌주의! 그러나 누구보다도 SKY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세대. ..사람을 학교로 평가하지 마라! 그러나 서울대 출신만 보면 움찔하죠. S대로 가버렷! ..등록금 투쟁은 했지만 남긴 게 없어. 계속 오르는 학비. 학자금 대출.

 

또 뭐 있지? ...상하갑을 문화? 맞아. 우린 영혼을 이미 팔아버렸죠. 월급만 주신다면 고추 때까지 빨아드리겠습니다. 할짝. 선배님은 항상 옳아! 강원랜드고, 킴성태 딸이고, 그렇게 비난했지만 정작 부러운 건 우리였고! 나도 인맥빨로 사람답게 살고 싶다!

 

미안해. 2000년 이후 생들에게. 부끄럽네. 구차한 변명을 하자면... 낀 세대라 그래. 문화적 충돌과 대격변을 겪은 세대. 속은 촉촉, 겉은 바삭한 세대! 문제가 뭔지 어렴풋이 느끼긴 했는데 나서서 박살낼 용기는 없었어.

 

크흠....잠깐. 우리가, 찰싹! 아니! 80년생 너님들이 한 번이라도 이 사회 주축이 된 적이 있었나? 인구빨도 딸려, 취직도 못해, 그렇다고 부동산 자산이 많은 것도 아냐, 겨우 취직한 애들은 하루 먹고 살기 바쁘고. 푸후훗. 개혁이라고 나온 것들도 다 60년생들이 툭툭 던져준 콩고물! ...이거 너무한 거 아니냐고! 수박바!

 

갑자기 예수님이 생각나네. 그 분이 예루살렘으로 진격하사, 율법에 미친놈들과 사이비 교주들을 박살냈을 때 나이가 대략 32. 지금으로 치자면 정확히 80년대 생! ...세상을 완전히 갈아엎으셨어. ....제가 이래서 기독교는 까더라도 예수님은 깔 수가 없습니다.

 

물론 그 분이 거저 세상을 엎은 건 아냐. 머리에는 가시면류관을 쓰고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했지. 자기가 사랑한다던 제자들도 최후에는 아무도 곁에 있지 않았어. 심지어 하늘나라에 있다는 호루라기 하나님까지. ...? 아잇! 성경에도 나오잖아요!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티니! 주여, 주여! 왜 저를 버리셨나이까! ...절대고독. 절대아픔.

 

난 이런 용기를 내 볼 생각조차 못 했어. 나만 그런가?...80년생들 자수합시다. 90년대도 줄줄이 비엔나. ..우리가 안 했는데, 다음 세대보고 뭐라 하긴 좀 거시기하네. 그래도 바랍니다! 부디 우리보단 용기 있고 정의로운 사람이 되렴.

 

안 그럼 인마! 그땐 니들도 꿀 빤 세대가 되는 거야! 누군 인마 꿀 안 빨아본 줄 알아!

 

...알았어. 철지난 곽철용 드립 그만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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