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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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카사노바 조르바 (0) 2019/12/03 PM 10:09

 

 

 

카사노바 조르바

 

 

아무리 외톨이라도 자기가 정말 사랑하다 마지않는 우상이 한명은 있을 거야. 여러분은 어때? .. 난 너무 많아서 언급할 수도 없네. 쯔위, 설현, 서현, 윤아, 윤하, 엘런 폼페오, 사야 이리에, 무라카미 유리, 아즈사 나가사와, 유마 아사미. ...?

 

생각해 보니 내 우상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아. 우상이라는 단어 자체가 저에겐 어울리지 않습니다. 최애캐! 가 더 어울리죠. 2DCG로 창조된 가공의 캐릭터! , 여기도 썰을 풀자면 5분은 그냥 잡소리로 때울 것 같으니 바로 넘버원을 뽑도록 하죠. 나의 최애캐는....파이널판타지 10 유나입니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얼음물 끼얹을 줄이야 몰랐네. 쉽덕쉽덕.

 

유나가 어떤 캐릭이냐, ... 아주 쉽습니다. 전형적인 현모양처 단발머리, 가슴은 꽉 찬 C컵에. 커헉. 아주 내가 원하고 원하는 완벽한 여성이죠. 딱 한 가지만 빼고. 남자 보는 눈! 세상 자비로움 다 가진 그녀도 남자만큼은 외모지상주의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마치 이나영이 얼굴 안 본다고 해놓고 원빈과 결혼한 케이스지. 남자주인공 외에는 남자로 안 보여요! !

 

정말 유나와 관련된 거면 사정없이 모았어. 내 돈을 스퀘어에닉스에! 시국 따지지 않고 일본게임회사에 머니를 바쳤습니다. 걔 중에는 암흑의 루트로만 모을 수 있는 것도 있는데, 이를 테면 동인지, 야구 게임 동영상, 노출도 높은 브로마이드 등이야. 크흠.

 

최애캐를 이런 곳에서 본 느낌은 어떨까요? 내 사랑을 더럽히다니 이 추잡한 것들! 용서하지 않겠다! 아항? 아니면 오히려 하악거리며 즐긴다? 유나짱으로 가버렷! ...둘 중에 하나 고르라면 후자야. 그녀의 흩으러진 모습을 보며 호르몬 분출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죠. 촵촵촵.

 

근데 엄밀하게 말하면, 흐음....그저 좋았어. 내가 사랑하는 캐릭터를 계속 볼 수 있어서. 그게 떡 빚는 영상이건, 갑자기 젠더물이 되건 아무 상관이 없었죠.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일방적인 사랑? 당신이 뭐가 되던 난 사랑합니다! 지금 돌이켜보니 좀 위험해. 이거 전형적인 싸이코패스적 스토커 발상 아닌가? ....그건 아니라고? 고맙습니다!

 

캐릭터야 그렇다 쳐. 영화에서나 볼 법한 상황에서 우린 어떤 감정을 느낄까? 첫사랑을 사창가에서 만났어요! ...호오... 모쏠에게 가장 어렵다는 사랑문제가 나왔네. 일단 전 한발 빼겠습니다. 사랑이 뭔가요? 먹는 건가요? ..에잇! 난 첫사랑을 알기도 전에 남중, 남고에 처박혔어! 이 빌어먹을 세상!

 

...? 성인지감수성 상실한, 성매매 여성 우롱하는 발언이라고요? 아니! 이건 영화, 소설 단골 레퍼토리잖아! 클리셰! 뻔한 이야기를 클리셰라고 하는 거 맞지? ..알았어. 좀 더 명확하게 하자고. 첫사랑을 호빠, 사창가에서 만났을 경우! 이럼 괜찮죠?

 

...별로 신경 안 쓸 거 같아. 살짝 씁쓸하긴 하겠지. 그러나 자기가 좋아하고, 돈 잘 벌고, 알뜰살뜰 꿈을 갖고 산다면 아무렴 어때. ...이렇게 말했지만 현실은 어떨지 모릅니다. 내 몸에 숨겨진 선비정신과 꼰대력이 언제 발현될지 몰라. 감히 내 여자가 그런 일을 해? 거길 꿰매서라도 못하게 해주마! ...분위기 갑자기 왜 이래?

 

사랑은 내 전문 분야가 아니니, 이걸 좀 더 일반화 해보자고. ...욕망! 그래, 욕망 좋다! 그 사람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소유하고 싶다! 나만 바라보게 하고 싶다! 사랑과 정말 비슷하면서도 살짝 다른 듯한 이 욕구를 분석하다보면 해답을 얻겠지.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욕망에 대하여... 아테나님 지혜를 주세요! 하니 유튜브께선 고미숙 고전평론가가 한 강의를 소개해줬어. 이름하야 그리스인 조르바, 욕망과 자유에 대한 인류학적 탐사! 커헉. 제목부터 압도적이다.

 

46분 강의를 단 3줄로 줄이자면 이거야. 몸도 마음도 유연하게 살아라. 자유롭게 살아라. 사랑하며 살아라. 워호. ..어쩌라고요! 내 말이 그 말이야! 찰싹! ...어렵네. 이건 바람둥이랑 사랑꾼을 어떻게 구분하는가에 필적하는 어려움이라고!

 

일단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책이 있다는 건 알고 가시고. 여기서 등장하는 조르바! 정말 대단합니다! 타고난 인싸력! 할머니, 과부, 처녀 가리지 않고 들이대! 그리고 사랑을 나누죠. 웟더... 마을 사람들이 마녀사냥을 하는 여성도 사랑하고, 일도 사랑하고, 다 사랑해. 그럼 조르바 얼굴이 반반하냐? 아니! 나이도 꽤 잡수신 어르신인데도 이런 능력을 보인다니까.

 

끄이익! 괜히 봤어. 오히려 혼돈의 도가니로 만들었다고! 왜 난 조르바가 되지 못하는가? 체면, 욕심, 강제, 집착 혹은 발기부전 때문에? 그래서 진정한 사랑을 못 하는 거야? ....글쎄요. 그러나 딱 한 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돈 때문인 건 분명해요.

 

진짜 사랑을 하려면 욕심을 버려야 하고, 사랑에 사자라도 책임지려면 미친 듯이 벌어야 하고. 끼요옷!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감도 안 와. ..만약 자유롭게 산다 쳐. 사랑하면 유부녀건 뭐건 상관없이 들이대도 괜찮나? ..모르겠어. 참고로 제가 좋아했던 상대는 대부분 유부녀더라고요. 아니, 그렇다고. 크흠.

 

이런 고민 중에 강사님이 눈에 팍 들어오더라. 고미숙 누님. 잠깐, 이분이라면? 이 분이라면 나와도 사랑을 나눠주시지 않을까! 60년생이시니 올해 59! 딱 사랑하기 좋은 나이! 게다가 인터넷으로 아무리 뒤져봐도 가족관계가 나오질 않아! 강의처럼 자유로운 삶을 사시나 봐! 하악하악! 기대감이 높아집니다! ...? 왜요! 미혼 남성이 미혼으로 추정되는 여성에게 구애하는 것이 뭐가 나쁩니까! 여교수님과 그렇고 그런 관계는 제 로망이었어요! ....찰싹!

 

날씨 추워지더니 옆구리가 미쳐가나 봐. 이 변태 자식! 고미숙님 죄송합니다...아잇, 어려워. 사랑은 어려워! 차라리 서툴지만 태양 같은 사랑 할래! 일방적으로 뿌리는 사랑! 그 대표적인 인물! ..일리단이라고......평생 형수님만 바라본 태고적 동정남이 있습니다. 만년 동안 응어리진 동정을 보여주마! ....알았어. 그만 쉽덕쉽덕.

 

그래서 결론은요. 난 아직 준비가 안 됐다! ...야 너두?

 

 

교보문고, 그리스인 조르바 :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mallGb=KOR&ejkGb=KOR&linkClass=&barcode=9788932030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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