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진을 찾아서
10월 16일! 부마항쟁 기념일! 올해 국가기념일로 지정!
부산사람으로서 이 날을 안 기릴 수가 없었어. 그러나 당시에는 어물 슬쩍 지나쳤는데, 오늘에서야 그 날을 기릴 수 있는 행동을 했습니다! 무슨 행동요? 이름하야, 옛 사진을 찾아서!
그...별건 아니고, 흑백사진으로만 봤던 그 때 그 장소에 직접 가서 사진 찍기! 핫, 좀 진부하다고 느끼실지 모르겠는데, 준비한 사람은 고생했다고요! 제가 차가 있습니까, 차비가 있습니까? 걸어서 부산 한바퀴!
시작은 민주공원부터 시작할까 하다 귀차니즘에 포기했습니다....찰싹! 농담이고, 민주공원은 이리저리 많이 소개했던 곳이라 이번엔 안 갔어. 궁금하면 여행사진 게시판을 봅시다!
처음 간 장소는요! 부산 가톨릭센터! 이야...어릴 때부터 많이 봐왔던 곳인데, 여기서 그런 일이 있었는지는 전혀 몰랐어. 지금 보니 작은 기념비가 있네? 왜 난 지금까지 몰랐지. 6월 항쟁의 중심지!
이 사진에서 참 익숙한 분이 한명 보이네요. 오른쪽에 마이크 들고 주먹을 불끈 쥔 그 사람! 노무현! 이 근처에 문통도 있었으려나? 아참, 노무현 대통령 뒤에 계신 분은 박승원 신부님이야. 문재인 대통령으로 오해는 마시고.
지금은 평화만이 가득해. 앞에 초등학교도 있고, 옆에는 고풍스런 교회가 2개나 있더라니까. 깡통시장, 거인통닭,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3분만 올라오면 있는 곳이니 한번 들려보는 건 어떨까! ...사실 볼 건 없어. 크흠. 아이, 그래도 기념인데!
복작한 국제시장, 광복동, 남포동을 지나서 다음에 간 곳은 국제회관! 여긴 롯데백화점 광복점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이라 친숙한 분이 많으실 걸. 코호호. 여기가 이런 사연이 있는 곳이었다니. 부마민주항쟁 당시에는 이 건물에 국제신문, 부산MBC가 있었대.
양심에 찔리는 짓 했으면 입부터 막는 것이 인지상정. 바로 군인을 앞에 세웠네요. 국제신문이라...모르시는 분을 위해서 설명하자면, 부산에선 꽤 유명한 신문이야. 기레기가 아닌 진짜 언론이었던 신문! 그러나 부마항쟁이 있던 79년 다음해인 80년, 신군부에 의해 갈기갈기 찢겨버렸어. 언론통폐합이라는 이름하에. 양심 있는 기자들은 전부 해고당하고 말도 아니었지.
그렇게 마지막을 봤던 신문이 90년대 이후에 다시 이름을 찾았어. 이름만 찾았는지 살짝 헷갈리지만. 이후론 친정부 성향으로 완전 탈바꿈 했다는 평이 많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기업이랑 연결됐거든. 부산을 사랑하는 기업, 롯데에서 자금을 대줬습니다! 코호호. 롯데가 생각보다 부산에 판 벌인 게 많아. 서면, 광복동에 제일 높은 건물은 롯데! 야구도 롯데!...100세 어르신도 웃게 만드는 그 전설의 야구팀 맞습니다. 아오!
남포동 시내 한복판에 덩그러니 있으니 슬쩍 지나쳐 보는 건 어떨까? 물론 여기도 볼 건 없....찰싹. 옆에 롯데백화점에서 윈도우쇼핑하세요! 안에 롯데마트, 하이마트, 전망대도 있습니다! 조금만 걸으면 바로 자갈치, 비프광장이고.
아무튼. 어...원래 의도는 부산 민주화 항쟁을 기리자인데, 이거 너무 자잘한 사실에 집중한 거 같아. 아무렴 어때. 이렇게 하나둘 인스타 자랑하는 사진이 모이면 언젠가 전 국민이 기억할 수 있는 큰 뜻이 되지 않겠어? ....왜 이렇게 반응이 겨울이야. 야!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자유, 권리, 민주! 옛 사진을 보니 절대 절로 들어온 것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어. 만약 미친놈이 다시 대통령이 되고, 법조계를 잡고, 국회를 통치하면...우리도 옛 사람들처럼 일어설 수 있을까? ...그럼! 방구석 아싸도 나랏일에는 일어섭니다! 더 세련되고 성숙하게 일어서주지. 히힛.
그런 의미에서! 광복홍콩! 시대혁명!
사진으로 보는 부마항쟁 : http://www.korea.kr/news/top50View.do?newsId=148865492&cateId=subject
노무현 사료관 : http://archives.knowhow.or.kr/m/president/story/view/954?cId=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