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접속 : 7388   Lv. 81

Category

Profile

Counter

  • 오늘 : 2228 명
  • 전체 : 2891102 명
  • Mypi Ver. 0.3.1 β
[칼린풍자쇼] 등대지기 (0) 2019/12/17 PM 09:39

 

 

 

등대지기

 

 

전설의 등대관리직을 아십니까? 그렇습니다. 등대지기! 대인기피증 있는 이들에겐 꿈과 같은 직장이죠. 하악하악. 격하게 되고 싶다! 이 레전드 공고가 떴어요! 호우! 가즈아! ...는 응, 제주도 사는 사람만 지원 가능해.

 

이거 지역차별 아닙니까! 크흑. 이제야 서울인들의 한을 느껴보는군요. 지방분권! 왜 해양, 영화, 금융 공기업은 부산에 보내고 난리야! ! 지스타는 왜 코엑스가 아니라 벡스코에서 열리는데! 가기 불편하게 시리. 끼요옷! 당신의 그 억울함, 제가 이어가겠습니다. 근데요, 지스타는 부산에서 열려야 해요. 이유가 없어! 부산 만만세!

 

왜 제주만 됩니까? ! 심지어 모집하는 곳이 부산 지방 해양청인데! 제주 플러스 부산권만 지원할 수 있게 해 달라! 우가우가! ....? 서울? 대전? 대구? 광주? ..어디 내륙지역 사는 분들이 바다로 나가려 하고 있어! 딴 데 알아 봐! ...인천? 인천이 실개천 도시지 무슨 바다야! 허이. 저리 꺼지세요! ......찰싹!

 

등대지기. 정말 잘할 자신 있습니다. 이미 생활 자체가 1인 바다 뷰에 특화되어 있는데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360일을 혼자 지내야 한다고요? 오갓, 이렇게 판타스틱 할 수가. ..? 안 먹습니다. ..친구? 없어요. . 전 초등학교 때부터 취미가 창밖 바라보는 일이었습니다.

 

아무튼,..., 내가 27일까지 제주도에 집 살 여력은 없으니 이생에선 등대와 바이바이인가봐. 흑흑. 정말 하고 싶은데. 심지어 여기 필기전형도 없어요. 서류하고 면접 보면 끝이야. 노후까지 하이패스 되는 완소 직장인데 이렇게 뽑아도 되요?

 

대신 이렇게 보는 곳은 뭐다? 알 수 없는 꼬리한 냄새가 난다. 혹시 내정자 있는 거 아냐? ? 국회의원 자식 같은. ...? 국회의원 자제분이 여기 왜 오냐고? 무슨 소리! 우리나라 대표 국회의원 킴성태 따님도 그렇게 찔러 찔러서 간 곳이 KT잖아. KT랑 등대지기 중에 뭐가 좋아요? 당연 등대지기지!

 

, 그래도 못 먹는 케익, 찔러나 보자고. 먼저 서류! 호오... 자격증과 경력에서 판가름 납니다. 필요한 자격증은! 전기, 전자기기, 건설기계 정비, 통신설비, 항로표지, 무선설비, 정보통신! 최소 기사 이상은 따야 먹어주겠지? 명색이 꿈의 공무원인데. 흐음...이거 완전 이과 친화적이잖아! 전자공학, 산업공학, 조선학, 해양공학, 전기공학과! ! 이 빌어먹을 세상! 문과는 어떻게 살라는 말입니까! 등대지기하면 자고로 낭만과 시의 문과인데!

 

다음, 면접! 뭘 평가하는지 다 공개해 놨어. 공무원으로서의 정신자세! 이거야 쉽지. 바친다! 모든 것을 국민께 바친다! 내 안정적 노후를 위해 지원했지만, 아무튼 말로라도 바친다! ..전문지식과 응용능력. 이건...이과생들이야 잘 알거고.

 

표현의 정확성과 논리성? 이건 뭐야? 아니, 등대지긴데! 이건 좀 아니지 않나? 망망대해를 지키는 외로운 파수꾼에게 왜 발표능력을 요구하는 건데! 오히려 얼마나 침묵하는지 봐야하는 거 아냐? 성실성만 보면 되지! ... 또 뭐? 창의력? 창의력! ! 등대에서 창의력 발휘하면 뭐해요! 등대 불빛 사이로 찹찹이 하는 법이라도 생각해낼까? 아니면 배트맨 전등마냥 아랫도리 삼신기 마크 뿌리기? 웟더.

 

여하튼. 제주도에 사는, 이과생들은 무조건 해 봐.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요즘이 어떤 시대입니까? 모든 것이 자동화, 인공지능 센세가 다스리는 시대! 실제로 부산 등대는 대부분 무인화 됐어. 세금 생각하면 좋은데, 일자리로 보면 로망이 사라져서 안타깝지.

 

크흑. 자동화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멀 것만 같았던 일들이 벌써 우리 눈앞에 닥쳤어. 20191215일부로 CJ대한통운이 전국 택배 서브터미널에 화물자동분류기 설치를 완료했습니다. 워호. 뉴스기사만 보면 꿈과 희망이 가득해. 택배기사님들의 안전성, 편의성은 늘고, 노동 강도는 줄고! 드디어 우리나라 택배계에 희망이 뜨나요?

 

그런데 말입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은 살짝 다르게 느끼시더라고. 일이 편해진 건 확실해. 근데 벌이는 어떠냐? ...줄었죠. 자동화로 정확히 배당되니 누가 많이 치고 나갈 수가 없습니다. 택배배달로 월 천? 이젠 어려울 걸.

 

그런 시대가 벌써 와 버렸어. 택배기사는 이미 정원이 다 차버렸습니다. 부산은 뽑질 않아요. 헬이라 불리는 상하차도 언젠가 없어서 못하는 때가 오지 않을까? 갑자기 무섭네. ...괜찮아! 그 땐 나라님이 어떻게 해 주시겠지! 전 국민 기본 월급 69만원! 늦기 전에 시작합시다. ...찰싹!

 

아무튼. 사라져가는 등대지기를 찾아서.

 

 

등대관리직 모집 공고 : http://www.portbusan.go.kr/board/boardView.do?MENU_ID=M0000176&CATEGORY_CD=A&selectPage=1&SEARCH_CODE=&SEARCH_WORD=&ORD_NO=233

신고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