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새옹목마
주말 마지막은 잘 보내고 있지? 아항. 전 그러지 못합니다. 왜? ...오늘 이상하게 타이밍을 놓쳐서 흘려보낸 거사가 2건이나 있거든. 첫 번째는 지마켓 쿠폰! 천원을 기부하면 30% 쿠폰을 드려요! 이거야! 살 건 없지만 일단 쿠폰 받아놓는다는 정신!
최대 1만원 할인쿠폰이니까 3만 5천원 정도하는 물건이 최적격! 뭐가 좋을까...그래! 메모리카드! 올해 낸드플래시 가격 뛴다는 소문 있으니 하나 사 두는 것도 나쁘지 않아. 너로 정했다! 샌디스크 익스트림 프로 128기가바이트! 자, 이제 기부도 하고, 쿠폰도 받아보실까! ...했는데 이벤트 페이지가 닫혔어요. ...두고 보자. 기부도 못하게 하는 지마켓!
막차 못 탄 한을 뒤로하고 커뮤니티를 쭉 둘러보는데, 웬 걸 나눔 글이 보이네요? ..블리자드 게임 접습니다. 관련 굿즈 내놓습니다. 선착순. ...와우. 당신의 숭고한 나눔. 기억하겠습니다. 어디보자, 프로브 인형도 끌리고, 실바나스 열쇠고리도 예쁘고, 응? 우리 디아블로 형님이 이렇게 깜찍하게 묘사된 피규어가 있다니! 갓흥겜 히오스, 디아블로 180렙 유저로서 놓칠 수 없다! 신청! ....응? ...삭제된 글입니다. ....이거 블쟈식 운영 아닙니까! 말도 없이 리그 없애는!
크흠. 농담입니다. 막상 접으려 해도 붙잡는 것이 시공의 매력 아니겠어? ..,.응? 뭔 게임인지 모르겠다고요? 아니! 시공을 모르신단 말입니까! 블리자드의 몰락(찰싹!)이 아니라, 여러분의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찬 블리자드 올스타 게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지금 당장 해보세요.
아무튼. 떠나간 운을 다시 잡을 수 없지. 아니, 오히려 잘 된 건지도 몰라. 지갑에 돈도 없는 놈이 30% 쿠폰 생겼다고 지를 생각하면 쓰나. 디아블로 피규어 택배 오면 엄마한테 번개숨결 맞을지도 모르고. 잘 됐어. 그러고 보니 살면서 이런 경험 다들 있지 않아? 놓쳐서 아쉽기는 하지만, 쿨하게 털어낼 수 있는 일들.
..고백합니다. 중3때였죠. 가족들은 제주도 여행가고, 나만 혼자 집에 남은 거야. 어후. 눈에 뵈는 게 없는 녀석이 고삐가 풀리니 미친 짓을 하기 시작합니다. 식용유 뿌려서 찹찹찹! ...알아. 내가 얼마나 멍청한지. 으힉.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 너무 미끄러워서 마찰 1도 안 됩니다! 뒷감당은 또 얼마나 힘든데! 기름범벅 된 욕조 씻어내느라 말도 아니었어.
지금 같았으면 한발 뺀 김정은 모드가 됐을 테지만, 아니죠. 수그러들지 않는 중3! 이 녀석이 또 사고를 치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각종 만남 사이트를 들락날락합니다. 지금은 이름조차 기억 안 나는 그런 곳들! 요즘으로 치자면 틴더, 아자르 같은 곳일까? 크흠.
아무튼. 연락이 됐어. 부산 연산동에 사는 32살 누나. 크흑. 전화 연결 할 때는 벌벌 떨었습니다. 그래도 똘똘이는 가차 없었지. 걸어! ..뚜루루루. 누나, 연산역으로 가면 돼요? ..너 몇 살이야? 솔직히 말해. ..어...고3인데요. ..아무리 그래도 중3이라 할 순 없잖아. ..너 2:1도 할 수 있어? 내 남자친구랑? ..예? ..순간 당황했습니다. 이 누나, 너무 개방적인 거 아닌가? 성병 달고 사는 거 아냐? 이런 걱정!
그러나 그 걱정보다 발기력이 더 앞서버렸네? 하악하악. 더 좋아요! 지금 당장 출발할게요! ..그렇게 욕정에 사로잡힌 꼬맹이는 밤 1시에 택시비를 쏟아가며 연산역 롯데리아 앞에 도착합니다. ...약속 시간 10분경과. 20분경과. ...싸늘하다, 가슴에 통수가 날아와 꽂힌다.
소년은 다시 전화기를 부여잡습니다. 뚜루루루. ..누나, 안 나와요? ..깔깔깔! 야, 가서 공부나 해. ...뚜뚜뚜뚜... 공허와 부끄러움이 밀려온닷! 끄아앙! 울어버릴래! 그때서야 뇌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어. 사고 친 똘똘이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불알 뒤편으로 숨어버렸고.
인생 최초로 여자에게 배신당한 소년은 집까지 걸어왔습니다. 흑흑. 그런데 새벽바람 맞으며 걷고 있으니 오히려 그 누나한테 고맙더라. 내 동정을 지켜줬잖아! 그때 만났어 봐. 지금과 같은 당당한 모쏠이 되지 못했어. 아, 행복하다!
...뭐? 그때 땠어야 했다고? ...야! 내 말이 그 말이야!(찰싹!) ..아니, 난 믿어. 이건 진짜 사랑하는 사람과 진짜 붕가하기 위한 아테나님의 설계라고. 놓쳐서 다행이다! ..그 후론 그렇고 그런 곳에 얼씬도 하지 않죠. 그 시간에 아사미 유마짱 영상을 보고 말지. ..그리고 지금 와서 하는 얘긴데, 그 누나 폰 번호, 친구들한테 뿌렸다! ....왜요! 찌질? 야! 소년의 욕망을 무너뜨린 죄 치곤 가벼운 거야! 게다가 친구들도 연락 한명 못 했어. 무서워서! 2:1로 하다 자기가 뚫릴까 봐. 응? (찰싹!)
아무튼. 뭔 얘기 하려다 이렇게 됐지? ..아! 그래, 어린 날 섹드립은 여기까지! 반대로 지나고 나니 진짜 후회에 파묻혀 미쳐버릴 것만 같은 것도 있어. 놓쳐서 불행이다... 날 사랑해준 사람들....너무 많이 놓쳐버렸어. 미안했는데...미안하다 말 못하고 놓쳐버렸어.
겉모습만 보고 싫어한 척 했던 한 소녀에게. 미안합니다. ..왕할머니, 왕할머니는 절 못 알아보더라도, 전 당신을 알아봤어야 했어요. 돌아가시고 10년이 지나서야 부끄러움에 마음을 찢고 싶습니다. ..수줍게 사랑을 건넸던 사람. 그대 마음을 못 알아봤던 절 용서해 주세요...
아잇! 미안해. 갑자기 옛 생각 나서, 그..아잇! 정신이 나갔나 봐. 참...지나고 나서야 다행인지, 평생 후회할지 알아차리니. 그럼에도 사람은 못 말리죠. 인간의 후회는 끝이 없고, 같은 후회를 반복한다. 캬하하. 그래도 하난 배웠습니다! 이젠 인연에 인자만 닿아도! 손끝만 닿아도 놓치지 않을 거예요! 바로 2세 만들러 고고씽! (찰싹!)
그나저나 그 누나, 지금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2:1 성공했을까? ....응? 에이, 남자는 몰라도 여자는 2명까진 커버할 수 있습니다. 작대기는 하나지만 언덕은 2개! 구멍도 어...관장하면 2개! 아주 앞뒤로 행복하시겠어. 근데 마음은 2명 감당 못할 거 같은데! 2명 감당할 마음씨였으면 그때 나도 넣어줘야 했어! (찰싹!) 죄송합니다.
그 누나 생각하며 노래 하나 띄울게요. 2NE1이 부릅니다. 뽜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