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손석희. 누군 아님 말고의 대명사로 기억하겠지만, 전 좋아합니다. 이유야...아잇, 사람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습니까? 그냥 좋습니다. 그가 없는 JTBC 뉴스룸은 딱히 볼 필요가 없어. 안나경 앵커를 좋아하긴 하지만, 글쎄, 난 한평생 강지영 아나 빠돌이라. 크흠.
그가 쌓아올린 이미지치곤 말년이 너무 안 좋았어. 성급한 미투 알리기로 남자들한테 욕먹고, 후배 기자 쳐서 폭행혐의 받고, 한적한 주차장에서 어떤 여성과 있었다는 증언도 나오고. 흐음. 그런 가운데 검찰청발 베끼기 기사 몇 번 냈더니, 이젠 소위 진보라 불리는 쪽에서도 겁쟁이 배신자라 낙인찍히고. ..그만 안 둘 수가 없네.
그런데 딴 건 몰라도 기자 폭행 건은 공명의 함정 느낌이 팍 나지 않아? 아무리 기자가 투철한 기록정신을 가졌다 해도, 어떻게 선배 만나면서까지 녹취를 합니까? 그것도 법원에서 써먹을만한 답변을 유도하면서. 이건 석희 까들도 인정하시죠?
그런데 검찰이 혐의를 둔 것이 비단 이것뿐만이 아냐. 손석희 그는 어떤 또 다른 범법행위를 저질렀을까요? ...바로 아동학대 처벌법 위반 혐의! 아니, 이게 무슨 멍멍이 소리야? 기자 때린 건 아무것도 아니잖아! 아동학대라니! ...여기서 잠깐. 석희옹이 아이를 때리건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 역할을 하다 이렇게 됐죠.
지난해 9월 JTBC가 피겨스케이팅계의 폭력을 보도했거든. 코치가 초딩 애들 패고, 욕하고.. 체육계 전설로 들었던 빠따 세례가 아직도 존재합니다. 이걸 보도하면서 아이들 신상이 들어날 만한 자료가 그대로 나갔어. 모자이크를 했다곤 하지만 아이들 얼굴에, 음성 증언에, 그리고 폭행한 코치는 실명과 얼굴이 다 공개됐지.
흐음. 어떻게 생각해? JTBC가 잘 했다고 생각하시는 분 손? ...오, 압도적이구나. 아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완전히 숨겼어야 했다는 분 손? ...그래, 뭐, 각자 생각 존중합니다. ..난 처음엔 JTBC 편이었어. 애를 패? 이런 강아지아기를 봤나! 감정에 탁 치고 오는 분노! 그런데 마음을 가라앉히고 곰곰이 생각하니...잘 모르겠어. 그럴 수 있잖아. 코치 이름 공개했더니 애꿎은 애들만 피겨 스케이팅계에서 찬밥 신세 될지 누가 알아. 안 그래도 인맥과, 성추행과, 폭력이 난무하는 빙상계인데. 크흠.
아동학대처벌법에서는 어떻게 볼까요? 자, 35조 2항. 아동학대행위자, 피해아동, 고소인, 고발인, 신고인의 인적사항이나 사진을 방송에 내보낼 수 없다! 핫. 완벽한 비밀주의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아동폭행 주범 대다수는 아이 부모거든. 아이 지켜주자고 아이 부모 주소, 이름을 다 깐다? 워호. 안 돼! ...그렇다고 아동폭력 보도를 원천 차단해 버리는 것도 안 될 말인데. .끄아악! 어렵습니다!
어떤 판결이 나올지 아직 모르지만, 대충 분위기 상 잘 넘어갈 것 같아. 피해 아동 부모님들이 석희옹 쉴드 치고 계시거든. 제대로 된 판사님이라면 전후맥락 파악해서 잘 판단하시겠지 뭐. 그나저나 누가 이걸로 고소했을까? 어디보자...응? 가로세로연구소? 강용석! 아니, 이 분 김건모, 유재석, 김제동 가릴 것 없이 태클 건 분 아닙니까! 정말!...대단합니다. 너 고소!
아이 신상 문제가 나와서 말인데, 오히려 애들 신상 까발리는데 여념이 없는 곳이 있어. 어디? 바로 각종 기부, NGO, 봉사 단체! .,워워, 우선 전 봉사단체 정신을 깔 생각 전혀 없어요. 단지, 그...기부 광고를 보고 있으면 누가 얼마나 못 사나 경연대회 하는 것 같아 속이 울렁거린다고!
유튜브 광고로 불쌍 연출 가득한 아이들이 나오는데, 아잇! 그러니까!.,..오늘 위험하네. 절대 오해는 마시고. ..택시운전대를 잡은 엄마와 5살 아들, 7살 찬우의 겨울일기, 엄마의 보호자 10살 하선이, 고시원 셋방살이 하는 9살 시은이... 가난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지만, 애들이 직접 자기 사정을 말해야 하는 이!...이건 좀 아니지 않나....하고 말야. 그렇다고...
내가 너무 애들을 나약하게 보는 거야? 애들은 아무 상관 안 하는데, 용기 내어 나왔더니 괜히 동정하는 척 태클 거는 인간인 걸까? 강용석처럼...응? 앗! 방금 한말 취소! 용석이 형, 썰전 1기에서 재밌게 봤어요. 설마 고소하는 건 아니죠? 크흠.
아무튼. 아무리 그래도, 애가 집안 사정 독백하는 건 너무하지 않습니까? ..비가 오면 방 안으로 까만 물이 들어와요. 겨울에는 집이 꽁꽁 얼어요. 어젯밤에도 찍찍 소리를 들었어요. 구멍으로 쥐들이 들어오는데.. 이걸 애가 직접 적었을 리는 없고. 어! 어른들이 다 시켜서 했을 거 아냐! 이게 무슨 개수작이야! ...잠깐, 본 캠페인은 가명 및 목소리 대역을 사용했습니다. 휴우, 다행이다....아니지. 목소리 대역한 아이는 무슨 죄야! 야!
이런 거 보면 모 스트리머가 아이 숨긴 것도 이해가 갑니다. 공개했어 봐, 애들이고 주위 학부모들이고 다들 쑥덕거릴 거 아냐. ..어머, 쟤 엄마가 별풍 받고 애 키운대요 글쎄. 그거 수컷 흑우들 빨대 꼽아먹는 거 아니에요? 남사스러워라! ..게다가 이혼까지 했다니까요. 그래요? 우리 짱구하고 놀게 하면 안 되겠네!
이런 신상 까임과 놀림의 대상이 될지 모르는데 어떻게 공개를 하겠어! 재산에 호구조사까지 싹 다! ..새아빠가 대도서관이고, 둘이 연 30억은 번대요. ...잠깐, 연 30억 앞에서 앞서 말한 편견은 모조리 박살날 거 같은데? ..짱구야, 저 분이랑 친하게 지내렴. 예? 저 친구 집안은 유튜브 골드버튼 받은 가문이란다. 너 불알을 걸고 친하게 지내야 돼. 엄마 믿지? 호우!
여긴 너무 숨겨서 안타까웠어. 엄마를 엄마라 부르지 못 하고! ..아무렴 어때. 지금부터 행복하게 살면 돼지. 오히려 지금까지 주지 못한 보상심리로 애 망칠까봐 걱정이야. 강형욱 센세가 말씀하셨죠. 애정과잉은 내 아이를 망친다. ..아잇. 뭔 얘기하다 남의 양육사에 이러쿵저러쿵 하고 있는 거야? ....그래, 아이들 신상!
애들은 다 행복하면 좋겠어. 어른들 색안경에 상처받지 않는 삶. ..아프다고, 가난하다고, 한부모 가정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사랑받는 삶! ..나부터 색안경을 벗어야 할 텐데. 쉽지 않네!
나도 상처 많은 놈이어서 그런 걸까....후원문의 010-(찰싹!)
JTBC에 재갈 물린 아동학대처벌법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4647
그것 때문에 글이 더 어지러운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