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저축계좌
오늘 유튜브를 보는데 솔깃한 썸네일이 보이더군. 2020년, 2030이 미리 알아야 할 정책자금! 꼭 신청하세요. 호오. 대체 뭘까? ...오우야, 다들 알고 있네? 그래, 맞아. 청년내일채움공제, 내일배움카드, 구직비지원, 전월세 대출지원, 행복주택 등등.
헬조선이라는 말 듣는 우리나라지만, 이런 거 보면 꽤 복지적이지 않아? ...미안합니다. 멍멍이 소리는 그만할게요. 크흠. 좋아. 청년들 지원해 주는 거 좋지. 그런데 왜 이렇게 복잡해! 신청자격이 어떻고, 언제까지 해야 되고, 나이제한 있고. 어! 제일 큰 문제는 홍보야. 내 주변에 이런 제도가 있다는걸 아는 사람이 없어. ...도서실에서 문제지 풀고 있거나, 신입으로 업무에 치여 살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정보를 보고 있겠어! 나같이 집구석 한량이나 보지!
아무튼. 여러 청년지원정책에서 제일 핫한 걸 꼽으라면 청년저축계좌일 거야. 청년저축계좌! 다들 들어봤죠? .....이거 봐!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야. 아오! 또 열 받네. 후우. 진정. 언젠가 신청 없어도 지원되는 나라가 오길 바라며. 자, 설명충, 설명 들어갑니다.
매달 10만 원 씩 3년간 총 360만원을 저금하면 무려 따블, 아니 따따블로 돌아오는 계좌! 맞아. 360만원을 저금했더니 1440만원이 되는 기적! ....응? 이거 기존 청년내일채움공제랑 똑같은 거 아니냐고? 오, 좀 아시는 분이구나? 그러나 이 둘은 쵸큼 다릅니다. 청년저축계좌는 차상위계층만 지원할 수 있거든. 대신 나이제한은 널널해. 청년내일배움공제는 만 34세에서 커트라인이고, 군필자만 만 39세 프리미엄을 누리지만, 청년저축계좌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만 39세까지!
거기다 제일 중요한 거, 청년내일배움공제는 고용보험 이력 줄줄 나오는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만 할 수 있는데, 청년저축계좌는 알바, 비정규직도 신청 오케이! 대신, 여기도 3년간은 뼈를 묻을 알바여야 해. 사장님한테 잘 보여야겠다, 그치?
자, 이제 그럼 차상위계층이 어디까지냐를 알아야 하는데, 생각보다 기준이 빡세. 한 달 기준으로 혼자면 대략 88만원! ...하하하, 88만원? 예? 88만원! 다들 컷컷컷 당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 어디보자, 2020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8590원이니까 나누면...102시간. 너님은 한 달에 102시간 이상 일할 수가 없어요. 하루에 네다섯 시간. 호메시!
이런 알바가 있긴 한 거야? ...아! 전단지 알바면 88 커트라인 아래로 받을 수 있겠다. 또 뭐 있을까...그래! 청년희망사업! 이건 내가 해봐서 아는데, 딱 80근처에서 왔다 갔다 해. 그리고...노가다? 한 달에 8번만 나간다는 마인드. 이렇게 보니 진짜 빡세다. 이거 너무한 거 아니냐고 수박! 혼자 사는 것도 서러운데!
대신 가족이 들어가면 이야기는 달라져. 2인가구는 150만원, 3인은 193만원, 4인은 237만원. 아항. 몸이 아파서, 나이 때문에,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소득활동을 할 수 없는 가족을 내가 부양하고 있는 경우라면 충분히 기준 통과할 수 있겠지? 그래. 이 땅에 꿋꿋이 살아가는 청년 가장 여러분 파이팅!
무슨 제도 이야기 하는데 시간을 이렇게 써버렸네. 미안해. 용어도 헷갈리고, 기준도 빡세서 주저리 풀었어. 4월 1일부터 시작된다니 그 전에 자격요건 되는 분들은 꼭 신청하자! 가난한 것도 서러운데, 국가지원금까지 놓치면 얼마나 짜증나.
후우....근데, 난 서러운 걸 넘어 비참하네. 왜? ...난 정해진 알바자리도 없는 방구석인이니까! 가장 최근에 한 알바라고 해봐야 대신동 달동네에서 창틀 나른 일이야. 아무 기록도, 지속성도 없는 그야말로 일수! 이것도 힘든 일이라서 겨우 불려간 거지. 평소 쉬운 일 있을 땐 불러주지도 않아. 흑흑. ...응? 택배상하차라도 하라고? ...나 아직 결혼 안 했어! 허리 다치면 당신이 책임질 겁니까!
100만 백숙군단. 노량진에 틀어박혀 앞날에 배팅한 사람들...이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제도야. 그럼에도 기사 댓글은 살벌하더라. ..왜 청년만 지원해주냐! 이건 인정. 만 39세까지 대상자가 늘어났다 해도 40대 이상은 소외된 느낌이야. 나이제한 철폐하라! ..그리고 이런 문제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비판, 놀고먹는 놈들 왜 지원해 주냐! .,이건 노인정! 절대 놀고먹는 놈 지원해 주는 제도 아닙니다! 백수는 신청도 못 해요! 에라이! 이게 나라냐!(찰싹!) 죄송합니다.
민감해. 누가 돈 10만원이라도 지원받으면 난리가 나. 세대별 성토장이 펼쳐지지. 청년 빼고 다 죽으란 말이냐! ..노인일자리 만든다 하면 그 반대가 되고. 질 나쁜 일자리로 주작하네! ..이 둘 사이에 4,50대는 샌드위치 하소연이 펼쳐져. 가장 다 죽어간다 이것들아! ..그리고 이 혼파망을 멍하니 지켜보는 이가 있으니, 소득 제로 백수들. 캬하하.
다들 살기 어려워서 이런 거 아니겠어? 양보하기엔 너무 목마른 상태...대지를 적시는 비 마냥 차별 없는 복지가 되면 좋겠어. 보편적 복지! 어린이부터 199세 어르신까지! 남자, 여자 가릴 것 없이! ..선별적 복지는 배 아파. 누군 지원받고, 누군 제외되고. 이 배아픔은 단어를 그럴싸하게 꾸민다 해도 바뀌지 않아. 어디선 선별적 복지를 맞춤형 복지라 하더라? 맞춤이라...그래, 제 맞춤복지는 어디 있나요? 나이, 벌이, 직장, 정규직 다 따지는 맞춤이라면... 때려쳐!
아무튼. 청년저축계좌! 금액을 떠나서, 어려운 청년들에게 희망이 되어줄 사업이야. 물론 걔 중에는 갖가지 꼼수로 눈먼 돈 후루룩 잡수는 인간도 있겠지. 그렇다고 안 해요? 가족들 책임지고 끙끙 살아가는 청년들 못 본 척 해요? ..그럴 순 없어.
대신 관리감독 똑바로 하라! 현재 나온 안에도 교육이수, 자격증 취득, 지원금 50% 사용증빙 등 감시안이 있지만. 그래도 부족해. 진짜 어려운지 가정방문 해보고, 알바하면서 진짜 한 달 기준선 이하로 받는지 확인도 해야지! 어! 그런 의미에서 제안합니다. 청년저축계좌 감시자가 필요합니다! 하루 종일 찰거머리처럼 붙을 수 있는 이들! 바로, 백수! 정부는 백수에게 청년저축계좌 감시 업무를 맡겨라! ...응? ...아니, 정말 잘할 자신 있어! 공원에서 폰만 하고 때우는 어르신 일자리도 봤단 말이에요! 아주 다 신고해 버릴 거야! (찰싹!)
이상 청년저축계좌 지원 못해서 뿔난 송아지였습니다.
청년저축계좌 설명 :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7222996&memberNo=5661329&vType=VERTIC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