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큰 그림
전교조 모르는 사람 있습니까? ...없지. 오케이. 그럼 됐어. 전교조! 전국 교직원 노동조합! 흐음. 왜 전교노가 아니라 전교조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오늘 애기해 볼 건 바로 이 단체에 대해서야.
일단 설문조사 들어갑니다. 선생님이 노동조합 꾸리는 거에 대해 찬성하시는 분 손? ...오, 아니다, 선생님만큼은 노동조합 없이 학생 가르치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 손? ....오우야. 이거 팽팽하네. 오늘 까딱 잘못 말하면 큰일 나겠어.
일단 난...어후. 어렵네. 급식 12년 동안 다양한 쌤들과 지냈지만 이 문제에 대해선 1도 생각해 본 적 없어. 그도 그럴 것이 전교조가 뭔지도 몰랐으니까! 쌤이면 다 같은 쌤이지 누군 전교조고, 누군 교총이고, 누군 중립국이고, 알게 뭐야!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전교조 가입한 선생님은 어떻게 구분하는가. 이야, 무려 교육부가 식별기준을 공문으로 내려 보낸 적이 있어. 물론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자료지만, 크흠. 자, 촌지를 받지 않는 교사. 학급문집을 내는 교사, 지나치게 열심히 가르치려는 교사, 학생들에게 자율성과 창의성을 높이려는 교사, 원칙을 따지는 교사, 아이들한테 인기 많은 교사.
뭐야, 다 좋은 말밖에 없잖아! 이 기준에 딱 들어맞는 쌤은.,.어....뭐지! 내가 경험한 선생님 대부분은 다 이랬는데! 헐. 다 전교조 출신 쌤이었던 거야? ..아냐, 그럴 리 없어. 이래봬도 사립 초등학교, 고등학교 나왔다고. 사립에서 전교조 교사라?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여하튼. 내가 전교조에 대해 알게 된 건 급식 탈출한 뒤에나 일이었지. 정확힌 알 수 없지만 뭐랄까.,..열린 선생님, 정의로운 선생님, 성적보다 인성을 강조하는 선생님! 그래, 느낌이 좋았어. 응원하고 싶을 정도로! 정부는 전교조를 인정하라! 이렇게 좋은 선생님 단체를 왜 법외노조로만 인정 하는가! 쿄호호.
그런데 말입니다.,..한 동안 관심밖에 있었던 전교조가 내 인생에 갑자기 등장했으니, 조국 사태로 각종 학종 배틀이 펼쳐졌을 때였지. 기억나? 금수저 자식만 논문 공동 저자되고, 서울대 연구실 빌려 쓸 수 있는 학종, 유지해야 하는가! 이에 양쪽 찬반 패널이 치고받는데 좀 이상한 거야. 학종 찬성에 전교조 교사가 나왔네? 응?
워워. 내가 너무 색안경 끼고 보나? 아니 그도 그럴 것이, 그때 분위기가 대충 정시 확대가 공정하다는 여론이 많았잖아. 공정! 공정하면 전교조! 내 머리 속엔 이 등식이 확고했다고. 그런데 이게 깨졌으니 당황할 수밖에. 상황은 정반대였어. 학원가 출신 쌤은 정시확대를, 전교조 쌤은 학종 유지를 주장했지.
뭐,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해 못할 바는 아냐. 수능 점수 하나로 인생 등급 매긴 제도에서 겨우 탈출했는데, 다시 거기로 돌아가자면 좀 거시기하지. 문제는 학종도 애들 잡는 건 똑같던데요! 자기계발을 빙자한 입시코디네이터를 3년간 받으라니, 미친 소리!
다만 권력의 주체?, 그래, 권력자는 달라져. 정시를 확대하면 점수 1점이라도 올려주는 학원이 떡상! 반면 학종은 학생부 기록하는 학교쌤들이 갑이 될 수 있어. 교육을 권력구도로 보긴 싫지만, 현실이 이런 걸 어째.
그때 느낀 거야. 전교조도 결국 다른 수많은 이익단체처럼, 선생님들만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 아닐까 하고 말야. 아항? 참교육, 학생, 정의, 사랑, 평등, 자유, 창의 이런 것이 아니라. ...응? 어디서 태극기 흔드는 냄새 난다고? 야! 이것 봐. 정치색으로 연결됩니다 그려!
전교조하면 항상 따라붙었어. 좌파교육! 빨갱이교육! 이 지긋지긋한 정치색 논쟁. 이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작년에 빵 터졌으니 바로 인헌고! 캬하하. 나라의 미래를 보려면 관악구를 보라는데, 공교롭게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있는 학교네.
정말 작년에 이슈 됐던 문제는 다 나왔어. 페미니즘 문제, 반일문제, 조국문제! 학생과 선생님 간 의견 배틀! 이게 심해져서 징계처분과 소송이 오고가는 사태까지 왔지. 불만을 제기한 학생들은 얘기해. 왜 우리가 여성우위적인 페미니즘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왜 반일 구호를 외쳐야만 하는가! 왜 조국을 빨아야 하는가! ...호오. 여기 소위 진보라는 분들, 어떻게 생각해요?
...그래, 어려워. 내 생각? ...난 교육 관련은 지극히 구시대적이야, 학생, 선생님 둘이 잡혀오면 무조건 선생님 탓하는 정신! ..학생은 문제없다! 쌤이 문제다! ..꼰대 주입력은 나 같은 인간이 사회에서 얼마든지 하고 있어. 유튜브만 틀어도 널린 게 편파 개소리야. 그러나 쌤은 그러면 안 되지. 그럼!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가르침! 어! 아이가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듣고,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고, 넌지시 세상의 이면을 보여주는 모습을 바랬어. 그 자율, 창의, 정의, 공정, 도덕, 참교육을 목표로 한다는 전교조 쌤이면 더욱.
안타까워. 애들마저 정치에 이용당한다는 게. ..이 사태의 중심에 있는 최 모 군. 크흑. 너, 녹화 된 영상 10년 뒤에 봐봐. 부끄러워 죽고 싶을 걸? ..불합리한 것에 대한 저항! 아주 좋아! 자기 생각 당당히 주장하는 것도 좋고! 그런데 넌 아직 멀었어. 애송이! 널 다룬 기사들을 봐. 니가 출연한 유튜브 채널 내용을 봐. 거긴 너가 박차고 일어났던 색에 정반대 색이 칠해져 있을 뿐이야. 어른들 놀음에 놀아난 꼭두각시...
뭐, 이게 너 잘못이겠니. 다 부족한 어른들 때문이지. ..이쯤에서 전교조 쌤들은 반성해야 돼. 당신은 더 노력해야 돼요. 아이들이 세상을 저 하늘 위에서 바라볼 수 있을 때까지. 동년배가 주저리는 색안경 지워버릴 때까지. 그리고 아이들이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할 때까지!
그래서 결론은요! 그...아잇! 쌤과 학생은 러브러브 해야 한다! 쌤들도 힘내시고, 학생들도 씽크빅! 핫! ...어, 잠깐만. 설마 애내들, 정계진출 목표로 기반닦이 한 거 아냐? 자한당에서 한 자리 큰 그림? 아니면 대입 면접에서 가산점 받으려고? ....야!
애송이란 말 취소합니다. 이 여우같은 애늙은이!
30년 전 전교사 식별법 :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895293.html
인헌고 논란 :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328494&re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