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연말정산
연휴 끝 화요일은 어떠셨습니까? 캬하하! 다시 일터로 나가니 기분 좋지? (찰싹!)
농담 아니야. 직장인이 들으면 미친 소리 같겠지만, 방구석 백수는 일하고 싶다고! 아니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돈 벌고 싶다! 크흑. 돈은 항상 옳습니다. 사랑스러워. 짜릿해!
그러던 와 중에 요새 연말정산이라는 말이 많이 뜨더라? 연말정산 받고 13월에 월급 챙기세요! 호오, 돈을 준다고? 그럼 당장 해야지! ...근데 연말정산이 뭐지? 여기 연말정산하고 친하신 분? ...오, 저기! 직장인이에요? ....성공한 인생에게 박수 주세요!
사실 나처럼 화이트핸드는 알래도 알 수가 없는 영역이야. 시작부터가 직장인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거든. 월급에서 칼 같이 가져갔던 근로소득세, 이놈을 두고 하나하나 따져가며 논공행상 하는 자리야. 여기까지만 말해도 벌써 복잡하네.
워워. 걱정하지 마. 세부적으로 따지면 총급여가 어떻고, 지출이 저떻고, 소득공제를 거기서 빼고, 최종 나온 금액에 과세표준에 의한 세율을 곱하고, 거기서 다시 세액공제만큼 빼는, 뭔 소리도 모를 프로세서가 있지만 다 패스! 지금 우리가 회계공부 하자고 연말정산 하는 거 아니잖아. 중요한 건 얼마나 내 통장에 들어올까!
그럼 바로 실전에 들어갑니다. 캬하하. 폰으로도 할 수 있는데 웬만한 독수리 터치맨 아니면 PC에서 하는 걸 추천! 자, 일단 크롬 온. 혹시 태고적 익스플로러 신봉자 있을까봐 당부하는데, 익스플로러에선 로그인 후에 화면이 안 떠. ..어떻게 아냐고? 내가 바로 익스플로러 빠돌이다! 크흠. 어쨌든 크롬으로 가즈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국세청 홈택스로 고고씽. 그럼 대문에 떡하니 연말정산간소화라고 나와. 클릭하면 공포의 공인인증서 로그인 창이 떠. 코호호. 드디어 왔는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경험한다는 안랩, 크로스커트, 엔프로텍트, 시큐어 시크리트 스트로크! 보안 위한다면서 지들이 더 위험한 저주받을 프로그램! ...그런데 쨔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끼요옷! ...그래, 문대통령 일하고 있군요! ..액티브엑스, EXE 설치 파일 싹 다 뒤져버렸어.
...는 개뿔! 하드디스크, USB, 폰에 있는 인증서를 가져오려면 여지없이 보안프로그램 설치하라고 떠. 후우. 뭐, 자기 컴에 이딴 프로그램 깔리는 거 상관 안 하는 분이라면 그냥 설치해. 이게 편해. 그러나 절대 이 꼴 못 보겠다? 그럼 브라우저로 공인인증서 가져오기를 클릭!
아참, 다들 공인인증서는 있지? 이것도 설명맨 등판해야 돼? ...응? 모른다고요? ..아니! 온라인 뱅킹 안 씁니까? ..안 쓴다고요? ..어...그럴 수 있지. 이럼 나가린데. (찰싹!) 아직 없는 분. 내일 당장 가까운 은행으로 달려가세요. 창구 언니에게 공인인증서 만들러 왔다 하면 친절히 알려 줄 겁니다. 신분증만 들고 가면 오케이! 오케이?
브라우저 인증서 가져오기 문제점이, 인증서 파일 위치를 일일이 지정해 줘야 한다는 거야. 딱 한번만 말 할 테니 잘 듣고 따라와. C드라이브에, 사용자에, 각자 아이디 또는 Admin에, appdate에, Locallow에, NPKI에, yessign에, USER 밑에! 헉헉, 사람이름 폴더가 있어. 그 폴더 안 파일 2개를 동시에 집어서 선택하면 끝! 쉽지?(찰싹!) 죄송합니다. 그냥 프로그램 깔고 쓰세요.
이제 본게임! 먼저 뭘 클릭해야 하냐? 저기 화면 오른쪽 상단에 ‘제공동의현황’이라고 있어. 클릭! 그 다음 조회하기 눌러 봐. 이 때 내가 부양하는 가족이 안 뜬다? 그럼 그 위에 자료제공 동의 신청! 그럼 본인인증이고 뭐고 뜨는데, 워워, 겁먹지 마. 여기선 폰으로도 인증 가능하다는 사실! 가족들 다 불러 모아서 모조리 신청하면 돼. 신청즉시 바로 처리되니까 개꿀.
이제 사이트 제일 위에 국세청홈택스 마크를 눌러서 처음 페이지로 돌아와. 이제 돋보기 들어간 퍼런 네모를 모조리 눌러버리기. 그럼 신기하게 1년간 쓴 비용들이 쭉쭉 떠. 웟더. 이건 누가 계산 한 거야? 난 기억도 안 나는데? ..이것이 바로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의 위력!
그런데 말입니다...이 이상은 너님의 노력과 기억력이 필요해. 각종 소득, 세액공제 혜택! 부양가족이 몇 명이냐, 장애인이냐, 70세 이상 어르신이 있냐, 한부모 가정이냐, 주택담보대출이 있냐. ...머리 아프다고? 돈 벌기가 쉬운 줄 알았어? 앙? 딴 건 몰라도 출산, 육아 부분은 꼼꼼히 체크해 봐. 혜택이 빠방하거든.
여기서 잠깐, 전국의 만 21세 이상 백수들을 위해 조언하자면, 너님은 부양가족 취급을 못 받아! 크흑. 국가에서 도장 찍은 거야! 사람이 만 21세 이상 되면 자기가 알아서 먹고 살 줄 알아야 한다! 호우! 현실은요? 불효자는 웁니다! ...뭐? 백수 비하라고? 야! 내가 백수야!
아무튼, 디테일하거나 빼먹은 건 공제신고서작성에 들어가서 직접 입력해야 해. 아항, 간소화 자료를 베이스로 깐 다음에 세부적으로 탁탁탁? 이해됐지? ..귀찮지만 어떡해. 아직 시스템이 이 정도 인 걸. 참고로 정말 꼼꼼한 분들은 신용카드, 체크카드 얼마 썼나부터 시작해서, 자기 소득에 25%에서 300만원 부분까지 칼같이 소비하는 등 혀를 내 둘러. 나도 한 꼼꼼 한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까진 도저히 못하겠다!
이제 제일 중요한 게 남았어. 얼마 돌려받는가! 이건 예상세액계산에 들어가면 바로 떠. 일단 총급여가 얼만지 입력해야 하는데, 크흑, 자기도 자기가 얼마 받는지 모를 때 있잖아? 나만 그래? 크흠. ..이런 분들을 위해 친절히도 근무처 급여정보 선택이 있지. 자기 직장 이름 떴으면 반영하기 클릭! 어때? 총급여에 자기 연봉 제대로 떠? 핫. 그리고 그 밑에 7번! 차감징수납부예상세액! 여기야! 여기가 마이너스다? 환급금액! ....응? 마이너스가 아냐? 축하합니다! 너님은 세금을 더 내야 해요. 안 내고 배째라 하면 가산금 맞을 수 있으니 알아서 자수하자. 세금 더 내고 얼마나 좋아. 국가발전의 역군!(찰싹!)
계산까지 다 됐고,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가서 자료 뽑을 일만 남았어. 항목 모조리 클릭한 다음, 한 번에 내려받기나, 인쇄하기를 하면 자료가 딱! 참고로 종이인쇄 하면 아까운 종이가 10장 가까이 드니 이왕이면 PDF로 하는 걸 추천해. 요걸 직장에 제출하면 끝! 아니면 바로 간소화자료 제출로 자기가 끝낼 수도 있고.
아이, 오늘 쇼는 안 하고 연말정산 사이트만 들락날락 했네. 이게 다 여러분을 위해서라고! 직장인! 어! ..환급 받고 행복해. 그 동안 일용직, 방구석 백수는 옆에서 울고 있을게. 흑흑.
응? 받으면 한 턱 쏜다고? 히힛. 믿고 있었다고, 친구!
국세청 홈텍스 : www.hometax.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