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가 그린 세종대왕
하와와. 이젠 코로나 피해 부산행도 할 수 없는 것이에요. (찰싹!) ...후우. 초 안전지대라 생각했건만, 크흑. 부산에서도 발생하고 말았어. 코로나 19 확진자가! 아직 구체적인 감염경로는 안 나왔지만, 그 단체가 의심되는 건 사실이야. 그 단체...신! (찰싹!) 워워. 섣부른 판단은 금물. 아직은 펭수 배 만져야 할 때!
아무튼. 이 시국에 방구석 백수는 안전하지. 하하하! 백수 프리미엄! 근데 주말에 나갈 일이 생겼네? 바로 부산교통공사 필기시험! ..백수라면 누구나 꿈꾼다는 공기업 시험이지. 앙! 합격만 하면 정년까지 뜨끈하니 모실 수 있는 곳! 이번 모집인원이 자그마치 670명! 맙소사. 그 중에 불쌍한 문과생도 노려볼 수 있는 운영직이 167명! ..오 갓.
취포자라도 이 정도 숫자라면 도전해 볼만 하지. 그럼! 게다가 이 시국까지 겹친다면? 호오. 코로나 때문에 시험 치러 오는 사람 줄어들 거고, 이건 경쟁률과 직결될 거고! 크하하! 오케이, 계획대로 돼가고 있어! 시험장 가서는 사방팔방 기침하고 다녀야지! 나의 기침으로 너의 집중력을 빼앗는다! (찰싹!) ...죄송합니다.
농담! 에휴. 그렇게 죽자 살자 민폐 끼치며 필기 합격 하면 뭐하겠노? 면접에서 또 떨어지겠지. 방구석 찐따력은 숨길 수가 없습니다. 어버버. 탈락! ..에라이! 이럴 바에 안전한 방구석에서 나가지 않겠다! (찰싹!) 크흠.. 이런 갈등 상황! 시험을 볼 것이냐 말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고 있을 때 희소식이 들렸으니, 부산교통공사 시험 연기! 고민 해결!
물론 열심히 준비한 분들은 열불날 거야. 한 시가 급한데, 어! 올 추석 전까진, 친척들 앞에서 고개 못 드는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취직하고자 다짐했건만. 연기라니! 핫. ..그래도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니 이해해주면 안 될까? 시험이 1달 뒤가 됐든, 2달 뒤가 됐든 너님의 당락엔 지장 없어. 왜? 그때도 준비할 사람은 준비하고, 나같이 자유로운 영혼은 참가에만 의의를 두니까. ..NCS가 뭔가요? 먹는 건가요? 전공? 잊어버린 지 오랩니다. 츄릅츄릅.
그러고 보니 내가 공부한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안 날 지경이야. 아참, 여기서 말하는 공부란 시험대비용 공부를 말해. 그 있잖아. 고등학교 때 받았던 스파르타식 생활멀리형 지식! 그저 하라 하니까 하는 공부. ..이해는 필요 없다. 외워라!.. 크흑. 맹목적 암기의 결과물일까? 아직도 삼각함수에 삼각만 봐도 정신이 혼미해져. 얼싸 인싸 코싸 만코! 호우!
급식 졸업하면 그 생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시험의 연속! 후우...난 너무 일찍 손 놨어. 세상을 몰랐던 거지. 못 외우면 바보가 되는 사회. 바보가 돼버렸네? ..근데 그거 알아? 바보로 사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아. 세상 편하고 좋아. 거기다 바보 중에 특출 난 인물도 가끔 나오거든. 이를테면 바보 노무현! 사시 패스했지만 아무튼 바보! ..그리고 오늘 소개시켜드릴 그 인물! 바보 산수화의 거장, 김기창 센세!
내가 김기창 센세를 처음 본 건 다큐멘터리에서야. 웬 마리오 닮은 콧수염 할아버지가 그림을 그리는데, 헐, 수준이 딱 내가 그리는 정도였지. 평범한 유치원생이 그릴 수 있는 수준! 정말 유아틱했어. 그러나 방송 내레이션은 칭찬 일색이었어. ..순수함만 묻어나오는 그의 바보산수. 청각을 상실하고도 미술에 평생을 매진한 그만이 그릴 수 있는 그림이다. ..와우...
그러면서 젊었을 때 그림을 보여주는데, 이야, 일부러 못 그리는 척 한 거였더니만! 새침한 무당을 그린 전복도며, 일곱 마리의 말이 달려가오. 군마도 보면 감탄밖에 안 나와. 근데 TV에선 딱 여기까지만 보여주더라고. 아쉽소.
그래서 찾아봤지. 그의 더 더 젊은 시절 그림! 키야, 군인을 그렸네? 제목이 총후병사? 응? 왜 일제 헌병을 그려놨지? ..호오. 적진육박? 이것도 일본 군인인데? ....맞아. 그는 일제강점기 반민족행위자였어. 일제를 찬양한 그림을 그렸지. 그것도 많이. 크흠.
바보라기엔 너무 천재적 삶을 사셨단 말야. 항상 주류에 있는 법을 아셨지. 해방 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했는데, 이게 또 당시 권력자들과 죽이 잘 맞았어. 군인 정신을 표현해야 한다느니, 민족정기를 그려야 한다느니 해서, 당신의 재능을 맘껏 발휘하셨지. 그가 그린 대표적 작품은 여러분도 바로 볼 수 있어. 만 원권에서. 킹 세종을 그린 사람이 바로 김기창 센세.
크흠. 전 국민이 사랑하는 파란 배추 도안이 친일 행적 있는 화가 작품이라니...찝찝한데! 아니,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걸려있는 그림 정도였으면 나도 아무 말 안 했어. 그러나 1만 원 권! 너도 나도 주머니 속에 한 장은 갖고 있는 이 대중적 그림에 반민족행위자 작품은 너무한 거 아닙니까! 예! 반박 시 매국노! (찰싹!)
그런데 말입니다... 5만 원 권도 친일 논란이 있다는 사실! 끼요옷! 5만원 신사임당 영정은 김기창의 스승이자 반민족행위자였던 김은호 센세가 그렸어. 시대상황 동떨어진 고증오류 범하면서. 크흠 ..이걸 밑그림 삼아 제대로 고쳐 그린 것이 지금의 신사임당 모습! 웃긴 건 밑그림 제공했다고 김은호 센세 후손도 사용료를 받는다는 거야. 얼마나? 금 1,200만원.
국가의 최고존엄 지폐에 반민족행위자 그림을 쌍으로 사용했다라, 이거 너무한 거 아니냐고 수박! 이게 나라냐! 어! 갑자기 돈이 싫어지잖아! 앞으로 5만원, 만원은 100원 짜리 동전으로 바꿔서 들고 다닐 것을 선언합니다! (찰싹!)
....응? 100원 짜리 이순신 장군님 영정도 친일 화백이 그린 거라고? 예? 예! 월전 장우성 센세! 끄흑. 돈이란 돈에 다 일제 묻어 있잖아! 일제로부터 이어진 갈등, 수탈, 핍박, 증오, 분단, 살인, 독재, 그리고 나경원 까지. ...어? (찰싹!) 죄송합니다. 나경원 누나가 오랜만에 보고 싶어서 나도 모르게 말했나 봐. ..누나, 총선 앞두고 자식 걱정에 고민이 많으시죠? 크흠.
아무튼. 곧 삼일절도 다가오는데, 화폐개혁 합시다! 진짜 순수한 사람이 그린 그림으로!
친일논란 화폐 영정그림 : https://news.joins.com/article/23556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