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만큼 무서운 것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건 군인도 예외가 아니지. 캬하하. 오늘부터 전 장병 휴가, 외출, 면회 통제! 브라보. 세상 일이 이런 걸 어떡해. 용사여, 힘내시오! 운빨기삼!(찰싹!) 억지로 끌려간 것도 서러운데 몸만이라도 건강하게 지내야지. 그럼. 오히려 부대 안이 안전할 수 있다? 적어도 그 종교가 군부대까지 전도하진 않잖아? ..아닌가? 크흠. 알고 보니 우리 주임원사가 새 땅 하늘? 코호호.
근데 그거 알아? 국군장병이 지금보다 더 위험에 노출됐던 적이 있어. 이번 바이러스와 똑같은 폐손상 때문에. 아항? ...메르스? 사스? 물론 그것도 맞는데, 그보다 더 악랄한 녀석이 있었걸랑. 이름하야 공포의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선 다들 들어봤을 거야. 가습기 깨끗하게 하려고 넣은 소독제가 역으로 우리 폐마저 긁어내버린 사건이지. 정확한 피해자가 집계되지 않을 정도로 광범위하고 장기간 이루어진 화학테러. 시민단체에 의하면 사망자만 239명, 피해자는 1600명에 달해.
안타깝게 이번 일도 군인들은 그냥 넘어갔어. 국군은 2000년부터 2011년까지 문제되는 제품을 사용했지만 증거자료 하나 남기지 않았지. ..징병할 때만 나라의 자식들이야, 그치? 문제 생기면 나 몰라라 패턴은 똑같네.
사실, 몰랐어. 사태가 이렇게 심각한 지. 이런 말 하면 이상하지만, 피해자 숫자만 보면 이번 신종 코로나 따위가 범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냐. 그런데 언론이고 정치권이고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했냐? ..전혀. ..봐봐. 나 같은 놈은 이 사건이 뭔지도 몰랐잖아? 대충 살균제가 문젠가 보다, 몇 명 다쳤나 보다, 이 따위로 생각하고 있었지.
아무튼. 다행히? 다행히. 사건 이후에 특별조사위가 꾸려지고, 청문회가 열리고, 작년에는 관련자 34명을 재판에 넘기는 등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시간이 있었어. 대표적으로 옥시는 우리 국민에게 탈탈 털렸지. 옥시 불매! 핫. 옥시 제품이 생각보다 많아. 물먹는 하마, 쉐리, 데톨, 개비스콘, 그리고 듀렉스까지. 옥시옥시 섹스엔 듀렉스.(찰싹!)
그런데 말야, 이 사건을 조사해 보면 조사해 볼수록 옥시만 욕먹고 퉁 친 것 같단 말야. 욕 먹을 인간들이 한 무더기 더 남았는데! 우선 옥시 전 대표이자 현 구글코리아 대표 존 리를 들어볼까? 이 사람 행적이 참 묘해. 욕받이 전문가로서 손색이 없는 인물이지. 한국인인데 증언장에선 한국어 1도 못 하는 모습에 기가 차셨던 분 많으셨을 거야. 게다가 그렇게 사고 쳐놓고 멀쩡히 딴 회사 대표를 한다? 그것도 세계 일류기업 구글에서? 앙?
헌데 구글에서 현재 구글 코리아 대표이사가 누군지 검색하면 전혀 딴 사람이 나와. 낸시 메이블 워커가 CEO라 나오지. 호오, 역시 구글. 문제 있는 대표를 갈아치웠구나! ...아니! 여전히 구글 코리아 대표이자 사장은 존 리야. 헤에? ...이 뒤죽박죽 관계도는 한마디로 깔끔히 정리할 수 있어. 바지사장! 실질적 권한은 낸시 메이블 워커가 쥐고 있고, 존 리는 바지사장으로서 충실히 국회 불려가고, 국민들한테 욕먹고, 재판 받을 땐 김앤장 변호를 받으며, 아이 돈 노 코리안, 잉글리쉬 넘버원 하는 거지. 홀리 셔터 바카!
또 하나의 기업이 옥시 뒤에 숨어 있어. OCI. 이름은 생소할지 몰라도 재계서열 24위 대기업이라고. 사실 살균제를 제조, 판매한 것은 여기서 먼저 했거든. 옥시란 브랜드도 OCI 거였지. 그러던 걸 2001년 영국산 레킷베킨져에게 옥시를 매각해서 지금까지 이어진 거야. 자, 그럼 OCI도 책임져야 되잖아? 근데 언론에서 OCI라는 이름 한번이라도 들어 봤어? 언급은커녕 그 흔한 광고 조차 없어. ...끄응. 그래, 완전 오리발 부스터 달고 나른 거야. 이 수박바 새끼.
OCI뿐만 아냐. 가습기 살균제 판매했던 애경,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 코스트코, GS리테일, 다이소, LG생활건강, 세퓨 등 뭐 좀 판다는 회사는 다 엮여있어. 왜 얘네 는 욕 안 먹는 건데! 옥시만큼 박박 먹어야지! 얘들이 하면 더 했지 모자라진 않았어. 이마트는 압수 수색 날 증거 은닉하고, 애경은 폐기하고, 아주 대단해.
여기서 잠깐, 어떻게 이 인간들이 압수수색을 미리 알았을까? 그것도 한 곳도 아니고 짜고 치는 고스톱 마냥 싹 다. 앙? ..후우. 우리 환경부 공무원께서 미리 다 경고 해 주신 덕분이지 뭐. 아오! 보고서 위조한 서울대 교수며 실험 주작한 호서대 교수! 이 쌍쌍바들! 이것들은 아직 부족해. 옥시보다 더 욕 처먹어야 할 놈들! 이 십장생 늴리리 건포도야!
마지막으로 가습기 살균제 원조 생산 기업, SK케미칼을 안 짚고 넘어갈 수가 없지. 그래, 태초의 발원지가 여기야. 94년부터 착착착. PHMG,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 이라는 이름도 어려운 화학물질을 개발했는데, 당시에는 획기적이었어. 기존 쓰던 제품보다 독성이 265배 더 높았거든. 세균이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탁월한 살균효과! 더 빡빡! 더 말끔! ... 대신 사람 폐도 265배 더 하얗게 밀어버렸지만.
이 위험물질을 그냥 팔아재꼈어. 사태에 가장 책임 있는 기업이야. 그러나 그만큼 반성했나? ..아니! ..SK홈페이지 들어가 봐. 행복한 참여, 행복한 상생, 행복한 변화. 이야, 아주 좋은 말은 다 끌어왔네? 감성 자극하는 사진 쫙쫙 펼쳐가며 사회적 가치 만드는 기업처럼 꾸며놨지. 현실은 응, 말로 사과 했어. 응, 우린 관계없어, 응, 돈은 못 줘! 꼬우면 소송 거시던가!
더욱이 SK케미칼과 애경이 도그판 쳐놓은 걸 공정위와 판검사님들이 너무나 깨끗하게 정리해줬어. ..처분시효가 지났네요, 공소시효가 끝났네요, 무혐의네요, 위해성이 아직 입증 안 됐네요, 2011년 끝난 일을 왜 지금까지 질질 끌고 난리세요! ..다 닫아버렸지. 얼마나 말끔하게 털고 싶으신지, 작년 말엔 SK케미칼 관련 공공기록물까지 싹 다 파기했지 뭐야. 호우!
그 많은 피해자를 냈지만 배상 받은 사람은 고작 8.2%. 배상 받았더라도 그 가치는 피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오히려 소송 때문에 삶이 파괴돼 버렸지. 그러나 아직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아. ..천식 피해 배상액 0원이라는 기적의 폐 병, 이것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야.
후우, 오늘 너무 심각했나? 마지막 조크로 이 자리에서 선언합니다. 통신사는 KT! 위성은 팔아먹을지언정 살인은 안 했잖아! 그럼! 올레!
장병들, 가습기 살균제에 12년간 노출 : https://imnews.imbc.com/replay/2019/nwdesk/article/5457286_28802.html
공정위와 판검사의 조직적 사건 축소 의혹 :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21109534834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