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엔 리사수
3월에 마지막 일요일. 코로나 없이 다들 만수무강하지?
오랜만에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어. 요맨, 노트북 살 건데 추천해 줘. ...끄응. 자고로 남의 컴퓨터, 노트북은 맞춰주는 게 아닌데! 잘못하면 욕먹고, 잘돼봤자 평생 AS 기사 되는 결말. 후우. 어쩌겠어. 나 믿고 연락한 건데 거절할 수도 없고. 추천 가즈아!
중학교 친군데, 그게...어...부모님이 안 계셔. 처음엔 나도 몰랐지. 이리저리 투닥투닥 지내다 보니 알게 된 거야. 그 친구는 아무렇지 않은데 내가 더 당황스럽더라. 아무튼. 급식 때 우리 집 놀러오면 컴퓨터 하느라 좋아 죽었어. EA스폴츠! 잇천더게임! 피파 좀 했지. 광적이라서 문제였지만. 크흠.
알고 보니 다 이유가 있더라고. 소년의 집? 맞나? 고아원?(찰싹!) 거기엔 구닥다리 컴퓨터 몇 대가 전부래. 돌아가는 거라곤 스타, 워크. 맙소사. 그런데 이마저도 못한다는 거야. 형들이 차지하고 있어서. 호우! 들어보면 이건 소년의 집이 아니라 꼰대의 집이야. 어린 것들이 머리박기는 어떻게 알고 시키는지. 원산폭격! 호우!
여하튼. 같이 게임만 했으면 좋았을 걸, 허세 좀 부린다고 오피스며 윈도우 레지스트리 만지는 모습 보여준 게 문제였지. 그 후로 컴퓨터 문제는 전부 나한테 물어. ..친구야, 오피스 깔아도, 갑자기 컴 느려졌다, 고치도. 램 어떻게 끼우는데?, 야동사이트 안 지워진다. 도와도. ..끼요옷!
그 역사가 지금까지 내려온 거야. 잡설은 여기까지! 자, 본격적으로 노트북을 살펴보실까! 했는데 지금은 노트북 구매하기에 최악기야. 그도 그럴 것이, 데스크톱 시장에서 인텔을 몰아낸 위대한 리싸쑤 누님께서, 이제 노트북 시장마저 AMD 깃발 꼽을 채비를 마쳤거든. 라이젠 4000! 올 봄 출시! 이제 다 됐어. 조금만 기다리면 7나노 시원한 노트북이 쏟아 질 텐데, 지금 적폐 인텔(찰싹!)을 산다? 안 될 말이지. 그럼! AMD로 대동단결!
근데 친구가 지금 당장 사야 한데. 왜? 여친이 필요하대서. ..이것들을 그냥, 죽창 어디 있어! ..워워. 진정. 하하하! 친구야! 그럼 너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어! 14나노 사골에 양지에 뼛가루까지 우려먹은 인텔 핫 제품을 지를 수밖에! 6세대부터 10세대까지 이어진 4대 세습! 변한 게 없죠~ 그나마 최근에 나온 10세대 CPU중에 아이스레이크는 10나노 공정제품이긴 하다만, 최신 제품은 뭐다? 비싸다! 아이스레이크 i5 LG 그램 160만원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브라보. 여친 때문에 160을 태워? 이래서 남자는 여자를 멀리하고 자(찰싹!).
그런데 말입니다...컴퓨터를 질러야 하는 사람이 내 친구뿐만 아니네? 코로나 시국에 집에서 재택근무 하게 된 직장인들 어떻게 해? 적어도 재택근무 하려면 듀얼모니터로 하나는 업무 보는 척, 다른 한쪽에선 몬스터헌터 월드 정도는 돌릴 수 있어야 하잖아?(찰싹!) 생사를 넘나드는 멀티태스킹, AMD라면 가능합니다. 선택은 역시 라이젠 쓰레드리퍼.
뭐, 이 분들이야 밥벌이는 하고 있으니 그렇다 치고, 집에 컴 없는 애들은 어떡해? 온라인 수업을 하네 마네 하는 이 상황에서, 앙? 4월 6일 개학한다 하지만 이것도 미룬다 하고. 크흑. 이러다 정말 9월 개학 하는 거 아냐? ...에라이! 잘 됐다! 이참에 원격 교육에 지평을 열어보자! 수능 철폐는 덤!
본론으로 돌아와서. PC 사 줄 수 있는 집안 아이들이야 새 컴퓨터 생기고 좋아. 문제는 그렇지 못한 가정도 있다는 거지. 내 친구처럼 소년의 집 아이거나, 집안 형편 어려운 아이들. 다행히 정부가 저소득층 대상으로 노트북을 지원한다는데, 이게 관리가 제대로 안 되나 봐. 성능은 절망적이고, 어떻게 써먹는지 가르쳐 주지도 않고, 인터넷 연결은 또 다른 문제고. 어후.
그런데 짜잔, 지원받는 애들은 그나마 다행이야. 돈 쬐금은 번다고 지원 하나 없는 가정은 이거 억울해서 살겠나. 일명 차상위 계층. 선택적 복지이란 미명하에 소외받는 사람들! ...응? 이런 식으로 자기 성향 PR하지 말라고? 야! 애들 돕는데 왜 성향문제가 나오냐? 너 수꼴이지! (찰싹!) ...죄송합니다. 제가 바로 아이언맨입니다. ...(찰싹!)
내가 째용이 형이라면 이참에 삼성 노트북 푼다! 어차피 LG 그램에 밀려 아무도 안 사는데! 차라리 좋은 일에 쓰는 게 낫지 않겠어? LG에선 폭망에 폭망을 거듭하는 스마트폰 쫙 뿌리고. 구도 좋잖아. 진정한 재고처리. 삼성 LG 크로스! 이 기세로 폭망한 갤럭시 20도 뿌려버리자! 사랑해요 삼성!
..진담이고, 그...전 국민 퍼스널 컴퓨터화 시작한 게 김대중 대통령부터지? ...그래. 1998년 4월 17일, 20년도 더 됐네. 그때 이미 대통령이 지시했더라고. 국민 누구나 컴퓨터를 쉽게 애용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라! 누구나 컴퓨터를 가까이 하고 쉽게 배울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 키야. 김대중 당신은 대체.
근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숙원은 아직인가 봐. ..요새 컴퓨터, 스마트폰 없는 집이 어딨어? 그거 필수품 아닙니까? ..후우. 너무 당연하게, 안일하게 생각했어. 그렇지 못한 곳이 있는데. 어딘가에는. 끄응.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폰, 태블릿, PC야 삼성, LG가 해 줄 거고. 통신망이야 위성까지 팔아먹는 KT가 대줘야지. 윈도우즈? 우리에겐 대인배 빌 형이 있잖아! 땡스 빌. 안 되면 복제품 쓰지 뭐.(찰싹!) ..문제는 교육인데...끄응...아! 100만 백수인력 활용하자! 컴퓨터 다루는 능력이야 하루 종일 야동, 게임, 유게하는 걸로 증명됐고, 코로나는...문제없어! 인생이 자체격리 집구석! (찰싹!) ...끼요옷! 100만 백수여, 단결하라!
이렇게 백수가 유용합니다. 크흠. 아무튼. 이왕 지원할 거, 좀 제대로 된 걸로 주면 좋겠어. 인텔 펜티엄, 셀러론. 이런 거면 진짜 확! ..컴덕으로서 말합니다. 최소 라이젠 5 3400G! 안 돼, 바꿔 줄 생각 없어. 돌아가! ...꿈같은 소리? 야! 누님과 함께라면 할 수 있다고!
리싸 수! 아름다울 미!
김대중, 국민 모두 컴퓨터를 : http://mn.kbs.co.kr/news/view.do?ncd=3785636
온라인 개학으로 가닥? : https://newsis.com/view/?id=NISX20200329_0000974556&cID=10301&pID=1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