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쉬맨 인 코리아
코로나는 취업시장에도 영향을 줬으니! 시험이란 시험은 다 연기되거나 취소됐어. 어...난 좋다고 생각해! (찰싹!)
이 중에는 지긋지긋하다 못해, 입에 모터를 달고 싶은 시험도 취소됐지. 무슨 시험? 토익! 텝스! 오픽! 이 양키 고 홈 트럼프 같은 영어시험! 문제는 이 시험들에 유통기한이 있다는 거야. 아항? 2년이 지나면 성적으로 치지 않습니다!
그러니 어째. 2년마다 꼬박꼬박 응시료 꼬라박아야 하는 와중에 시험이 취소됐으니, 눈 돌아가는 거지. 운 좋게?, 그래, 운 좋게 올 3월 토익성적 갱신시켜야 할 인생들은. 하하하. 인생에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야지 방법이 없습니다.(찰싹!) ...는 거짓말이고요. 걱정하지 마. 그런 너님들을 위해 나라님들이 다 대책을 세워뒀어. 전국 340개 공공기관, 올해 만료된 영어성적도 인정! 박수 한번 주세요!
그런데 말입니다.. 만족할 수가 없어. 어차피 이 시국만 지나면 또 2년마다 토익시험장에 가야하는 건 마찬가지니까! 이게 뭔 짓거리야! 2년 지나면 영어실력이 리셋 되기라도 해? ...어, 그러네. 크흠. 토익은 언어공부가 아니니까요. 취업증명서 따기 시험! 2년이 뭐야, 시험장 나가는 순간 마이 브레인은 리셋!
그럼에도 2년은...문제 있어. 이 콩스런 제도 때문에 낭비하는 돈이 얼마야. 어디 한번 구체적으로 따져보실까. 우선 영어 시험 대빵 토익부터. 기본 토익이 44500원! 핫. 치킨이 2마리! 그러나 여기서 만족할 수 없지. 그럼! 요즘 누가 토익 보나. 토익스피킹 보지! 스피킹은 77000원 되시겠습니다. 비싸다고요? 토익이랑 세트로 치면 8천원 깎아줍니다. 11만 3500원으로 맛보는 토익 세트! 파이팅!
토익과 함께 ETS를 먹여 살리는 토플은, 어후, 한 술 더 떠. 기본 200달러! 이 시국 환율에 200달러! 오늘 환율로 24만 6천원. 송금수수료 하면 25만원 찍을 거야. 이게 끝이냐? 아니지! 서울은 모르겠는데, 내가 사는 부산엔 정기시험장이 없어. 치려면 경주 가야 돼. 캬하하. 시험치고 여행하라는 큰 그림인가? 어쨌든, 토플은 시험일 변경도 함부로 못해. 60달러 더 들어가니까. 우리 돈으로 7만 4천원! 이야, 날짜 변경하면 깐쇼새우 2세트가 날아가는구나. 그래도 취소할 바에 차라리 이 방법 택하는 게 이득일 수 있어. 왜? 환불규정이 사악하걸랑. 시험 4일 전까지만 취소할 수 있는데, 설사 취소한다하더라도 50%밖에 못 돌려받는다는 사실! 접수, 접수 취소, 100달러 펑. ..빌 형이라도 이 따위 짓은 못할 걸?
ETS는 오늘도 승리하고 있어. 마데인 코리아 흑우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음머~. 끄응. 이렇게 당할 순 없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시험을 치겠다! 하는 분들에겐 텝스가 있으니, 여긴 토익보다는 그나마 양심적이야. 39000원!
그러나 여기도 세계화에 맞춰 다양한 에디션을 출시했으니, 그 대표가 i텝스! 이름만 들으면 무슨 전자상거래 시험이 생각나는데, 실상은 달라. 기존 읽기에 치중한 시험을 탈피, 이제는 듣기, 말하기, 읽기를 종합적으로 보는 시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접수비는요? 12만원! 토플에 절반! 역시 국내산! ...은 개뿔! 12만원으로 소고기 사 먹고 말지!
텝스 스피킹이 6만 5천원, 스피킹라이팅이 8만 5천원, 텝스 플러스 텝스 스피킹 라이팅이 10만원되시겠어. 골라 먹는 재미있잖아. 끄응. 근데 말야, 난 텝스는 안 봐. 주체가 서울대학교 발전기금이니까! 안 그래도 학벌 서열 끝판왕이라 불리는 곳인데! 연간 국가보조금 제일 많이 타 먹는 곳인데! 거기다 시험비까지 보태 줘? ..그럴 수 없지! 지잡대 자존심! (찰싹!)
아무튼 영어 시험. 이건 뭐랄까, 산업체 같아.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해진 이익 집합체. 앙? 주관사, 대행사, 학원, 거기 딸린 정규직, 비정규직, 알바, 식구들 합치면 얼마나 될까? 거기에 2년마다 핸드폰 약정마냥 꼬박꼬박 쳐주니, 맙소사. 상상도 안 되네.
그 분들한텐 미안하지만, 영어시험! 박살내자! 솔직히 요즘 누가 영어 써? 중국어 쓰지! (찰싹!) ..번역기로 다 돌리는 세상이야! 입사 하면 무조건 해외영업 띌 것도 아닌데! 다행히 요즘은 안 보는 곳도 꽤 있더라고. 필수는 아닙니다. 대신 가산점은 드려요. 캬하하. 가산점... 그냥 필수라고 말 해! 차라리 이럴 거 국영화 하면 좋겠어. 전기, 수도, 가스처럼. 아차, 이것들도 다 반민영화 됐지, 참. 그래도 반쪽 민영화가 어디야. 지금보단 쌀 거야. 장담해.
사실 그랬어. 청년지원이고 수당이고 많이 해봤자 결국 이득 보는 곳은 ETS 같단 말이지. 크흠. 돈 안 줘도 좋으니 국영 시험 만들어 달라! 이름은 CPT로. 칩 퍼블릭 테스트! 접수비 단 돈 일천 원! ..응? 기업에서 채택 안 한다고? 에이, 천하의 삼성전자 인사부라도 문통이 쌈바춤만 추면 바로 채택할 거야. 쌈바!
여하튼. 힘내. 오늘도 영어 때문에 돈 뜯기는 인생들. 아니지, 너님들 돈 아니구나! 부모님 호주머니 돈!
그런 의미에서 부모님 향해 그랜절!
올해 만료된 영어성적도 공공기관 채용서 인정 :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3655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