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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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13일의 공휴일 (0) 2020/04/30 PM 09:45

 

 

 

13일의 공휴일

 

 

요오. 부처님 오신 날! 각박했던 4월에 노는 날을 하루 선사해 주시니, 붓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그래, 오늘부터 5일까지 쭉 쉬는 사람? ...뭐야? 왜 이리 많아? ..., 다들 백수구나. ..괜찮아! 인생 뭐 있냐! 그냥 가는 거지! 노후는 나라님이 알아서 해 주실 거야! ?

 

석가모니 생신을 맞이해서 이리저리 생각해 봤는데 말야, 이게 좀 이상하더라고. 왜 하필 생일일까? ...아니, 그렇잖아. 부처님 태어난 게 딱히 중요한 일이야? 부처님도 아니지, 태어날 땐 그저 인도 왕자님, 고타마 싯타르타. 물론 세상에 나온 지 3초 만에 뚜벅뚜벅 걸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이라 했다지만, 에이,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실제로 기념해야 하는 날은 깨달은 날이 아닐까? 인정? 인정! 붕가와 사랑과 번뇌와 욕심과 자신마저 벗어버린 순간! 진짜 부처가 된 순간! 크흑, 경건한 마음으로 합장 한 번 주세요! .., 그렇다고 지금 있는 탄신일을 없애자는 건 아냐. 새로 추가하기! 부처님 2차 각성 대축일! . 쉬는 날 하루 더 늘어나고, 우린 그 만큼 무념무상의 경지에 다가가는 거지.

 

크리스마스도 그래. 1225일만 되면 캐롤에 기쁘다 구주 오셨네, 동방박사 아베 모쏠 마리아 찬송가가 울려 퍼지지만, 글쎄. ..뭔가 좀 아니란 말이지. 켕기는 것이 있어. 이 항문에 똥 낀 감정은 대체! 그건 바로 ..억울함, 무력감, 불공정. ..불공정? 그래! 불공정! 부처님이고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고, 이건 뭐 나루토급 혈통빨이란 말야. 태어나자마자 모든 인생 계획 짜여있는 것처럼, 태어나기만 하면 이미 게임 끝난 것처럼! 내가 무슨 말 하려는지 대충은 감오지? ..오케이! 후우. 쌩큐베리고마워.

 

그럼 성탄절과 더불어 빨간색 마크 찍혀야 날을 찾아보자고. 일단 부활절! 인류 역사상 부활했다는 사람은 예수님이 유일하니 충분히 기념 할만 해, 외쿡에선 이미 노는 날이기도 하고. 그런데 우리는 이미 못 놀게 못을 박아놨어. 4월 둘째 주 일요일로 퉁 쳐놨걸랑. 왜 일요일입니까! 아버지! (찰싹!)

 

근데 부활절도 예수님 정수를 말하기엔 2% 부족한 느낌이거든. 솔직히 부활 안 하셨어도 괜찮지 않아? 한방에 주님 곁으로 승천! ...? 이게 왜 불경이야! 이런 믿음이 부족한 자들을 봤나! 꼭 모습을 봐야, 구멍에 손을 넣어 봐야 믿습니까! 야래야래, 주님은 언제나 살아계십니다! 할렐루야 지쟈스 난 죽음을 경험한 적이 없다! (찰싹!) ..커헉.

 

그런 의미에서! 진짜 기념해야 할 날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때라 생각해. 인류 모든 죄를 짊어지고 작렬하신 날. 이 순간이야 말로 대격변 기로지. 마치 부처님이 마라탕의 번뇌와 유혹과 허상을 사그라뜨리고 대각을 얻은 것처럼. 에이맨!

 

이건 날짜도 확실해. 언제? 13일의 금요일! 이렇게 축복받은 날에 공포영화나 보고 있을 순 없지. 그럼! 성찰하는 마음으로 집에서 보내야 해. 그러니 뭐다? 프라이데이 써틴을 빨간 날로! ..얼마나 좋아. 금토일 스트레이트! . 했으면 올해는 2번이나 쉬어. 3월에 한 번, 11월에 또 한 번. 내년엔 한창 더울 813일에 위치하니 개꿀 그 자체.

 

워워. 이게 다 여러분을 생각해서 그런 거라고. 쉬는 날은 늘어나야 해. 사람과 지구, 모두를 위해서. 아항? 잉여인간이 왜 만들어졌어? 안 놀고 불철주야 야근하기 때문이야! 하루 4시간만 일해 봐라. 일자리 문제가 생기는지. 크흠. 아니다, AI 센세가 투여되면 4시간도 너무 길어. 정부는 주 4시간 근무제를 정착하라!

 

환경은 코로나가 타노스급으로 증명했잖아. 지구를 보호하는 일요? 인간이 가만히 있으면 됩니다. 집구석 생활이야말로 진정한 친환경이다! 이를 위해선 달력에 빨간 색으로 도배가 돼 있어야 해. 빨간 숫자로 채워진 달력. 호오.

 

부처님이 보시기에 흐뭇해하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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