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 쌤
내가 미친놈 코스프레를 하긴 하지만, 아이들과 관련된 일만큼은 진지해. 후우. 어제 오늘 쌍으로 살벌한 소식이 들리는데 착잡했어. 하나는 계모가 아이를 가방에 가둬서 죽인 사례, 다른 하나는 계부와 조현병을 앓고 있는 친모가 학대한 경우. 끄응.
공교롭게 둘 다 피 다른 부모가 등장하는데, 이건 우연이라고 봐. 이 세상에 자기 자식 아니더라도 아이 아끼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럼. 유전자 따지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 ..오히려 핏줄 따지기 시작하면 더 이상해. 친부, 친모는 대체 뭐 했어? 애가 그 지경이 됐는데!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 가로 44cm, 세로 60cm 공간 속에 갇힌 아이를 떠올리니... 검은 바다가 삼키는 세월호, 뒤주에서 죽은 사도세자, 그리고 아이작까지. ..바인딩 오브 아이작이라고 미친 엄마를 피해 상자 속에서 죽어간 아이를 모티브로 한 게임 있어.
한편으론 이 사건 이후로 세상을 정반대로 보게 됐어. 그 있잖아, 해외 드라마나 영화 보면 단골로 나오는 소재. 부모와 자식은 서로 떨어지기 싫은데 국가가 중간에 개입해서, 잔혹하게 떨어뜨리는 장면. 저것들이 아동보호 전문가 맞나 욕했지. 근데 지금은 이해 가. 아이 문제에선 스탈린 저리 가라 할 만큼 철저한 것이 옳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영화 아이엠샘 보신 분? 숀 펜이랑 다코타 패닝 나오는 영화. ...난 추천하지 않아. 어떻게 될지 뻔한 영화거든. 지적장애인 아빠, 똑똑한 딸, 그리고 이런 아버지는 도저히 자식을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한 법원과 아동보호국. 더 이상 해설이 필요 없지? ...그래. 아버지가 끝내 딸을 되찾는다는 이야기. 크흑.
난 박수를 보냈다고! 이것이 아버지다! 나라가 여기에 왜 간섭을 하냐! ...이젠 아냐. 샘이 틀렸다고 까진 않겠어. ..아주 특이한 케이스지. 정말 부녀가 사랑으로 뭉친 경우. 그러나 세상이 이렇게 아름답고 화목하지만은 않아. 결코! 이번에도 봐. 멀쩡한 부모도 애를 죽일 수 있어. ..조현병? 끄응.. 학대 앞에서 그런 변명은 하지마!
기회가 있었어. 어린이날 멍든 아이를 보고 의사가 먼저 신고했지. 학대가 의심된다. 아동전문기관에서도 왔어. 학대가 의심된다. 그러나 의심만으론 더 이상 터치 못 해. 우리나라에선 부모가 자식에게 미칠 수 있는 권한이 절대적이니까. ..후우. 모르겠어. 어렵다. ..미국식이 좋니, 우리나라식이 좋니 판단은 각자에게 맡길게. 다만, 모두가 도와줬으면 좋겠어. 이번 같은 일이 생기지 않게. 때론 냉혹해 보이더라도. ...국회의원님들 듣고 계시죠?
여러분 전두엽을 괴롭힐 문제가 하나 더 있어. 어디까지 훈육으로 봐야 하나! ..개념 상실한 아이에겐 몽둥이가 답! 다들 이런 욕망 가지고 있지 않아? ...적어도 난 그랬어. 아이는 사랑으로 키워야 한다 다짐하는 가운데도 무의식에는 폭력이 있던 거야. ..존경은 두려움으로부터 나온다, 잘못된 길은 회초리로 뿌리를 쳐야 한다. 킁.
가방에 가둔 것도 똑같잖아? 애를 때린 것도 어차피 똑같잖아? 훈육 차원에서 그랬습니다. ..부모 같지도 않은 인간이라며 욕하고 있지만, 정작 나란 새끼도 공범... 그러니 정해야 돼! 훈육의 한계선!
루소 센세는 말하셨지. 애 좀 그만 패라고. 동감이야. 아이는 스펀지니까. 어른들이 바른 모습 보여주면 아이들은 바르게 클 거야. 그러니 모든 체벌 금지! 단, 만 14세 이상 부터는 허용! 특별한 이유는 없어. 어...중2병이니까! 아항? 초등학교 졸업하면 인성교육은 마쳤잖아? 아니다, 우리나라에 인성교육이 있던가? 어...있다고 치고! 그 정도 나이면 뭐가 잘못인지는 판단할 수 있지. 그럼! 잘못에 대해 맞을 준비가 된 나이! ..어라, 이게 아닌데. 크흠.
그, 그러니까.. 그래! 이것이 사랑의 벌인지, 학대인지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나이! 아동학대가 뭐야, 성장속도 빠른 경우엔 이제 부모가 맞을 수 있다고. 워워, 삼천포로 빠질라.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지금 든 생각인데, 훈육은 무조건 선생님 앞에서 하는 거야. 충분히 상담 받고, 옆 반 담임쌤도 껴들고,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 저렇게 하는 게 좋겠다. 결국 매를 들어야겠습니다 3자 합의 보면 그때 드는 거지. 맞는 장면은 실시간 녹화로 증거물 남기고. 아항?
너무해? .,.뭐, 그럴 수도 있어. 근데 난 이렇게까지 해야 확신이 설 것 같아. 내가 정말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훈육하는가? 내 판단이 옳은가? 이 방법 밖에 없는가? 내 행동으로 아이가 상처받지 않을 것인가? 미래에 바른 사람이 될 것인가?
후우, 연예도 못 해 본 녀석이 이런 소리 하고 있으니 이상하다야. 아무튼. 아이에 있어선 우리 모두 참견장이가 되자고! 부모보다 더 부모답게 행동해야 할 때가 있을 거야. 용기를 내서! 더 세심하게 살피는 자세! 우리 모두 선생님!
위아 쌤!
가방에 갇혀 숨진 아이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48376.html
부모 학대에 도망친 아이 : http://www.hani.co.kr/arti/area/yeongnam/94836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