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21일 오후 5시경. 부산.
ISO 100!
200!
400!
800!
조리개 F16, 셔터스피드 1/32000, 초점거리 600mm. (소니 RX10M4)
다음은 취미사진가의 주저리.
일식 사진은 처음 찍어 봅니다! 장롱에 잠들었던 ND32필터 달랑 챙겨서 나섰습니다. (해를 정면으로 촬영하려면 ND1000 필터는 있어야 한다지만, 못 먹어도 고!)
미리 인터넷에서 일식사진을 찾아봤습니다. 대부분 시꺼먼 바탕에 해로 추정되는, 쿠기 먹다 남은 자국이 대부분이었어요. 이럴거면 차라리 포토샵으로 동그라미 잘라놓고 합성하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딴에는 의미있는 피사체와 반쯤 먹힌 해를 동시에 찍어보자! 했습니다. 결과는요! ...사람들이 안, 아니, 못 찍는데엔 이유가 있다! 합성 아니고서야 도저히 방법이 없었습니다. (끄흑, 합성이라도 하게 여러장 찍어놨어야 했는데!)
반쯤 먹히 해를 찍으려니 감도, 셔터스피드, 조리개 최대치에다 ND필터(32니까 어...5스탑!)까지 가세해서야 겨우 테두리를 잡을 수 있었어요. 이러다 보니 해 말고는 모든 것이 새까맣게 나왔습니다.
장롱표 삼각대 낑낑대며 끌고간 만큼 습득 한 것도 있지만, 결과물만 놓고 보면 그냥 집 옥상에서 대충 ND필터 끼고 촬영한 것과 똑같아서 씁쓸합니다. 만약 10년 후에 다시 기회가 온다면! 합성을 전제로 찍어야 할 것 같습니다.
기타 느낀 점.
BEFORE - 일식 가운데 새 날아가는 사진이 뭐가 대단하지? 까만 배경에 해찬들 고추장 마크 하나 달랑 있는데? 이게 상까지 받을 사진인가?
AFTER - 일식 만나기도 어려운데, 그 순간 거짓말처럼 새가 날아와서, 하필이면 정확한 구도로 동그라미 안에 들어오는 걸, 단 한방의 셔터로 놓치지 않고 찍었다? 하늘이 보우하사 전생에 나라를 구하기라도 하셨습니까! 예! 이건 뭐 연속 로또 1등도 아니고!
아는 만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