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인국공 탈락자다
금요일이군. 좋아? ...예아. 이거 분위기 망칠까 조심스럽지만. 에...다음 주 되면 이미 쉰 떡밥이 될 것 같으니 말 해야겠어. 인국공! 인천국제공항 사태? 사건? 뭐라 부르든 그것.
이번 일만큼은 자신 있지! 이 분야 최고 권위자 누굽니꽈! 바로 이 몸! 마지노선 마냥 돌파할 수 없는 취직전선에서 반송장 되어버린 취포자. 아항? 영광인 줄 알아. (찰싹!) ..크흠. 자, 시작해 보실까!
시작은 한경이었어. 제목 하난 참 잘 지어요. 알바로 들어와 정규직? 캬하. 여러분은 이미 알고 있지? 알바가 아니다. 한경이 한경했다. 증명자료마저 기레기의 표본을 준수했어. 오픈카톡방 캡처 사진! 8살 꼬꼬마도 주작에 주주작을 할 수 있는 방법! ..기자되기 참 쉽죠?
근데 우리나라 대표 언론사에서도 똑같이 카톡방 캡쳐본을 올려놓고 너스레를 떠셨으니, 바로 어디? ..정답! 조선일보 되겠어. 이 둘이 짜고 치는 고스톱마냥 떠들면 없던 일도 생기지. 23일부터는 여기에 중앙일보가 합심으로 대동단결하니, 어그로 쪽쪽 빨아들인 거야. ..운 좋으면 정규직, 이게 K직고용! 이건 공정, 평등 아니다! 하루아침에 내가 연봉 5천만 원? 조국은 아빠 찬스, 인천공항은 문빠찬스! 청년들의 분노도 가짜뉴스 탓이라는 민주당! ..코호호. 공교롭게 그! 신문사들이네?
그럼 소위 그! 가 아닌 언론사들은 이 일을 어떻게 봤냐? ..을대 을 사투. 우리도 알게 모르게 기득권이 되어 있었다. 조중동 가짜뉴스가 을들의 싸움 부추겨. ..호오. 이쪽은 을빠구나? 여기도 을, 저기도 을. 여기서 잠깐. 동아일보는 억울해! 이번일 만큼은 꽤나 객관적 기사 냈다고! 팩트체크 해가면서. 적어도 어디처럼 프사 캡처, 카더라 통신은 안했다니까.
사건 추이는 대충 정리됐으니, 여기서 위대하신 킹백수 모시고 고견 여쭙겠습니다. 이제 취준 생활 10년차 바라보시는 사자왕님. 이번 사태 어떻게 보시는지요? ..에헴. 큼큼. 다 닥쳐! 이것들을 콱 마! 이용하지 말라고! 관심도 없으면서 떠들지 말라고! 노동자는 1도 생각하지 않으면서! 취준생들 0.1도 고려하지 않으면서! 어그로도 작작해야지! 수박에 쌈 싸먹을 새퀴들!
..어색해? 내 딴엔 연습까지 했는데. 끄응. 말 그대로야. 진실을 파헤치고, 문제가 뭐고, 개선방안을 내놓기에 바쁠 언론사들께서, 여전히 기레기 해버렸어. 공정 공정 거리며 취준생 들먹이는데, 부,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진짜 취준생 입장 말해줄까? 아항?
먼저 배알 꼴린다는 취준생들. 있을 수 있지. 나부터 아쉬우니까. 그러나 거기서 끝이야! 이거 갖고 농성까지 하는 애들? 너 공부하는 거 맞니! 그 시간에 NCS를 하나 더 풀겠다! 행정직, 운영직 지원하는 노예들이 어디 한가히 데모할 생각을 해! 학원비 대주시는 부모님을 생각해! ..어째 스스로에게 하는 소리 같다 야.
기사 중에 이런 것도 있더라고. 난 인국공 지원하려고 토익 시험을 10번이나 봤는데, 990 겨우 땄는데. ..브라보! 990 멋지네요! 10번이면 시험비만 45만원! 이 죠스바같은 현실! ..그런데 말입니다. 왜 이렇게 주작의 냄새가 날까? 앙? 취준 가장한 기자님이 쓴 글 아냐? 겨우 인천공항 하나 지원하려고 토익 만점 받은 거 아니잖아? 그 점수로 보안요원 하시게? ..거기다 요새 철지난 토익에 목숨을 걸어? 이거 수상한데! 그러니까 너님이 서류만 통과하는 거야! 면접까지 가려면 토익스피킹 레벨8을 따야지! (찰싹!)
그럼 청와대나 여권 인사들이 말하는 것처럼 취준생들에게 아무 이상 없냐? ..아니! 정규직 길은 더욱 살벌해졌어! 장담해. 신규채용 분명히 줄어. 딴 건 몰라도 정규직! 신규채용은 분명히! ..뭘 믿고 장담 하냐고? 역사를 보고 그런다!
최근 2년 사이 정규직 신규채용은 공고 자체부터가 하늘의 별따기야. 어디 굵직한 공공기관 제외하곤 없어. 그럼 사람을 아예 안 뽑냐? 그건 아니고, 바로 무기계약직! 뭐, 정년보장이야 정규직이랑 같지만, 알잖아. 둘 사이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는 걸. ..월급 안 오르죠, 진급 느리죠, 뛰어봤자 계약직이죠, 억울하면 정규직 전환 하시던가!
그나마 서류, 필기, 면접 뚫고 들어온 무기계약직은 대우라도 해주지, 이번처럼 스리슬쩍 들어왔다? 절로 마음속 카스트제도가 꿈틀 대. 벌써부터 노조끼리 고추워 하더만. 정규직, 17년 5월 이전 들어온 100% 안전빵 전환직, 그 이후 들어온 30%는 나가리 되는 전환직 간 눈치 보기 게임! 뭐, 이 문제야 노조 경험 빵인 백수가 뭐라 할 부분이 아니니 노코멘트!
다만 그런 건 있어. 현재 최상위 정규직님들! 솔직히 말합시다! 당신들도 혜택 받아서 정규직 됐잖아요! 문통 되고 나서 반짝 정규직 많이 뽑았을 때 합격한 사람들! 앙! 그게 아니더라도 예전에 하이패스 했던 58년 개띠님들! 과연 이 모든 게 너님들이 똑똑하고 노오력해서 일궈낸 결과물일까? ...아니, 그렇다고. ...아니! 나 정규직 사랑해!
다음! 거 대충 넘어갑시다. ..내가 진짜 문제 삼고 싶은 것은 딴 데 있어.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 일반 사무직 폐인 양성소? 그래! 사무직 폐인 양성소! 사폐양! 한번 일반직에 올인하지? 다른 직종에 가기가 너무 어려워. 이번에 그렇게 되기 쉽다고 까이는 보안요원조차!
할 줄 아는 거라곤 전공과목, 문제풀이, 영어 끼적이는 게 전부야. ..응? 어학연수? 봉사활동? 인턴? 에이, 그 정도 쌓았으면 삼성가지! ..아무튼! 이런 조촐한 스펙으로 환경미화, 운전기사, 시설관리, 보안검색 지원한다? 일단 서류에서 걸려. 이상하게 이쪽 분류는 경력을 따지걸랑! 기존 해 오신 어르신들 좋으라고! ..난 좋다고 생각해!
설사 서류를 안 본다 한들 면접에서 줄줄이 비엔나지지. 너님이 노홍철급 말빨 없는 이상 면접관 눈을 속일 수가 없어. ..저놈, 급하니까 되는 대로 지원했구나. 집구석 학원구석에서 공부만 했구나. 기회만 되면 에어컨 바람 있는 곳으로 탈출하겠구나. 탈락! ..어떻게 아냐고? ..해 봤으니까! 나, 기상청 미화직, 우체국 물류분류 택배 집배, 부산항 보안검색 면접에서 다 떨어져 본 사람이야!
그러니 이런 직종에 인적성만 본다고 아싸구나 지원하는 건 뭐다? 너님의 시간과 차비만 날리는 거다! 그 자리는 기존에 계약직이던 분들 무기계약직 만들어 주려고 있는 거야! 속지 마! ..차라리 인천공항공사처럼 대놓고 그들만의 리그 펼친다는 게 100배는 나아. 애꿎은 희망고문으로 새내기 취준생 울리진 않을 테니까!
어휴, 오늘은 분량 초과했네. 평소 쌓인 울분이 나도 모르게 나왔어. 아참, 물론 이건 내 얘기니까 맹신은 말고. 잘 됐어. 어그로 끌린 만큼 취업전선이 얼마나 심각한지 대국민 홍보효과 봤지. 다만, 어디 더 깊이 있는 보도 없나?
아무튼 그래서 오늘 결론은요! 이 모든 게 낙타가 바늘구멍 때문이다! 이게 아닌데.. 어.. 관용은 밥심으로부터 나온다! ..이것도 아닌데! ...아잇! 민나 섹스다! 정규직부터 백수까지! 사랑의 칙칙폭폭으로! 외로운 정규직 누님들 연락 주세요!
이 모습을 이부진 누님이 좋아하십니다.
알바로 들어와 정규직? : https://www.hankyung.com/politics/article/202006223958i
운 좋으면 정규직, 이것이 K직고용 :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24/2020062400086.html?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news
나는 130대 1 뚫었는데 :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0/06/657853/
조국은 아빠찬스, 인천공항은 문빠찬스 : https://news.joins.com/article/23810904
청년들의 분노도 가짜뉴스 탓이라는 민주당 : https://www.hankyung.com/politics/article/202006262043i
인국공 논란 팩트체크 :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624/101674668/1
인구공 사태의 전말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851866&plink=ORI&cooper=NAVER
공정의 문제인가, 도다른 차별인가 : 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62510593858034&utm_source=naver&utm_medium=mynews
김두관, 김부겸, 가짜뉴스가 약자와 약자 갈등 부추겨 :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95110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