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하진 못 할 것 같은 나
가마우지 낚시라고 들어봤어? ...그래, 중국일 거야. 오리와 왜가리 반반 섞어 놓은 녀석을 물에 푹푹 집어넣지. 그럼 귀신같이 물고기를 삼켜 올려. 그리고 우웩! 상처 하나 없는, 아니, 위산에 살짝 소독된 싱싱한 물고기 대령이오.
신기하면서도 좀 그렇더라고. 생각해 봐. 목구멍 통과한 먹이를 다시 뱉어야 할 가마우지 심정을! 역류성 식도염 100%입니다. ..뭐 그래도 안 도망가는 거 봐서, 아주 염전노예 마냥 의지를 상실했나 봐. (찰싹!)
이건 동물학댄가? 아니면 공존? ...크흠. 어려워. ..여기서 하나 더! 이번엔 말레이시아야. 코코넛 채취에 원숭이를 쓴다네? 호오. 나름 역사와 전통을 지닌 방법이래. 그러나 최근 이 방식에 태클이 날아왔으니, 원숭이 동물권 보장하라!
PETA, 국제동물보호단체에서 문제제기 한 거지. 원숭이 대우가 우리네 2교대 공장 노동자보다 못하다는 거야. ..끊임없는 코코넛 채취, 자유 상실한 목줄인생, 그리고 송곳니 뽑기. 오우야, 인간이 미안해!
..그런데 말입니다. 동물 부려먹는 거야 인간 종특 아니었어? 만물의 영장! 하나님 가라사대 너희는 내가 준 모든 것을 맘껏 뽑아먹어라. 그것이 생명일지라도! 핫. 죽으려고 태어난 소, 돼지, 닭보다야 평생 강제노동이 낫지. 그럼! 고마운 줄 알아!
농담이고, ..아니, 사실 살짝 진담이야. 태어나자마자 수평아리는 갈갈이에 찢겨 나가고, 2개월 시한부 암탉은 평생 케이지 속에서 햇빛 하나 못 보고 항생제 덩어리만 먹다 죽어. 그러나 난 이런 비극을 눈감을 수밖에 없어. 왜? 치킨은 먹어야 하니까! 서민은 더 싼 닭이 필요해요!
수평아리가 분쇄기에 갈린다면, 덩치가 더 큰 녀석들은 치욕적인 형을 당해. 아항? 좀 더 연한 고기를 위해 하는 짓이 뭐야? 바로 거시기 커팅! 이 숭고한 의식은 인간과 가장 친하다는 개, 고양이도 피할 수 없어. ..너의 건강을 위해서란다. 는 개뿔! 여기 오래 살려고 거세 할 사람 손? ...아무도 없죠~
이렇게 보니 태국 원숭이는 썩 괜찮은 인생 같아. 동물학대? 아닌데! (찰싹!) ..걔들은 인간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다고! PETA가 갈 곳은 태국이 아니었어. 대한민국 인간 노동자 삶을 봤어야지! 고용불안에, 태우기에, 안전사고에! 분쇄기며 프레스기에 상해 입는 분이 얼마나 많아. 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아! 대한민국 인간권 보호하라!
워워.... 알아. 이런 투정으론 세상을 아름답게 할 수 없다는 거. 누가 더 절박하나 경쟁밖에 안 된다는 거. 원숭이도 자유롭게 살아야 하잖아? 열매 따는 작업 하더라도 주 52시간 지켜져야 하잖아? 억지로 이빨 뽑히는 건 MC몽이면 충분하잖아? 응? ...반박할 수 없는 옳은 일.
1만 5천개 상점들이 태국 코코넛 판매를 중지했대. 그 결과 태국 상무부 사무차관이 나서서 해명하는 등 원숭이권이 올라갈 전망이지. 물론, 이 소식을 원숭이가 듣기는 할 수 있을까 의문이지만. 우끼끼!
불매운동에 우리나라도 동참하는지 찾아봤어. 그런데 국내 수입 코코넛은 죄다 베트남산 밖에 안 보이더라? 여기서 문제. 과연 베트남 코코넛 농장 근로자 처우는 태국산 원숭이에 비해 괜찮을까요? 정답은요! ...그건 나도 모르지! (찰싹!)
추측은 할 수 있어. EBS 극한직업에서 봤던 동남아 바나나 농장, 고무 농장 노동자. 괜히 극한직업이 붙은 게 아니던데! 어깨 빠질 바나나 운반이며, 각종 해충에 뜯겨가며 허깨비저녁부터 새벽까지 고무 채취하는 가족 보니, 어우. 부끄럽기까지 하더라. 난 너무 편하게 사는 거 아닌가 싶어서.
아무튼. 아까부터 계속 인간중심적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데, 그... 자신 없어서 그래. 동물 사랑하는 마음을 만물 전체 대상으로 깔 자신이! ..코코넛 불매 운동이야 기꺼이 참여할 수 있어. 열대 과일 정도야 안 먹어도 상관없으니까! 그런데 닭, 소, 개, 인간과 같이 내 삶과 직결되기 시작하면 공범이 돼버린단 말야. 끄응. 이걸 극복하려면 비건이면서 동시에 인권운동가가 돼야 하는데.. 불가능! 절대!
이러니 물귀신 작전 들어가. 다 같이 죄인 되자 마인드. 핫. ..사람 살기도 어려운데 무슨 원숭이 타령이야! 그 시간에 인권이나 올리겠다! 괜히 가만히 있는 비건들 까고. 이걸 심리학 용어로 뭐라 하지? 내면의 불편함을 치환하여 다른 대상에게 투영한다, 앙?
아잇! 펀쿨섹하게 마무리 지으려고 했건만 개똥철학으로 빠졌네. 끄응. ...응? 그렇게 보편완벽주의자 될 필요 없어?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된다고? ...그렇군. 쉬운 거라도 하는 게 어디야! 태국 원숭이를 위해 코코넛 안 먹겠습니다! 그러나 중국 노동자 피땀 흘린 알리 제품, 공정무역 아닌 값싼 커피, 일용할 항생제 케이지 닭은 계속 사 먹겠습니다!
이런 나도 남양은 거른다는 사실! 갑자기 남양은 왜 나온 거야! 아잇! 머리 과부하! 오늘은 여기까지!
PETA : https://www.peta.org/
가마우지 낚시 : https://youtu.be/hDGOgfA8_e8